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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4/2010.12] 기획 _ 이야기가 있는 중국의 전통 먹거리(3) -다빙과 찹쌀경단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02 조회수 252

[Vol.4/2010.12] 기획 _ 이야기가 있는 중국의 전통 먹거리(3) -다빙과 찹쌀경단*

란샹(藍翔)ㆍ펑이유(馮懿有)**

허혜윤 _ 인천대학교 HK연구교수 옮김

 

5 _ 다빙()

다빙()과 유탸오(油條)는 상하이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아침거리다. 지금까지도 상하이 사람들은 다빙(), 유탸오(油條), 찹쌀경단(粢飯), 콩국(豆漿)을 ‘사대금강(四大金剛)’이라 부른다.

 

상하이의 다빙 장수는 두 부류로 양분되는데, 하나는 산둥(山東)파고 하나는 쑤베이(蘇北)파다. 원래 장쑤(江蘇) 양쯔강 북쪽 연안의 황차오(黃橋)의 다빙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전설에 의하면 남송(南宋)시대에 악비(岳飛)가 군사를 거느리고 금군에 대항하여 싸웠을 때, 수베이의 토지가 척박해 양식을 구할 수가 없었는데, 황차오의 농민들이 다빙 수천 개를 구워 악비의 군사들에게 제공했다. 악비가 전쟁에서 이기자 황차오의 다빙도 유명해졌다.

 

1842, 중국이 아편전쟁에서 패배하자 상하이는 통상항으로 개방되었고 영국과 프랑스가 조계를 설치해 상하이시장은 ‘모험가들의 낙원’이 되었다. 쑤베이 등지의 농촌에서 먹고 살기 어려워진 농민들이 잇달아 상하이로 와 생계를 도모했다. 어떤 사람은 인력거를 끌었고, 어떤 사람은 막노동을 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황차오의 다빙 만드는 기술로 다빙과 유탸오를 만들어 생계를 꾸려갔다. 이때부터 황차오의 다빙이 상하이에 정착하게 되어 집집마다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다.

 

당시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아서 동전 2개면 살 수 있는 값싼 다빙을 먹고 허기를 달래면서 그럭저럭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현재 상하이의 다빙은 파를 넣은 다빙, 콩소를 넣은 다빙, 바삭한 다빙, 달콤한 다빙, 짭짤한 다빙, 길쭉한 다빙, 네모난 다빙, 동그란 다빙, 마름모 다빙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역시 가장 맛있는 다빙은 게껍질 다빙이다.

 

 

6 _ 찹쌀경단(粢飯)

찹쌀경단(粢飯)은 옛날 상하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아침식사로 ‘사대금강(四大金剛)’중 하나였다. 찹쌀경단 장수는 전날 먼저 쌀을 일어 쌀 속의 돌을 골라낸다. 이튿날 새벽 3, 불린 쌀로 밥을 지어 특별히 제작한 큰 나무통에 담고, 위에는 깨끗하고 촉촉한 천으로 빈틈없이 덮어둔다. 때로는 큰 밥솥에 직접 밥을 지어 솥채로 가게로 운반해 판매한다. 찹쌀경단을 판매할 때는 일반적으로 유탸오(油條)를 파는 사람과 함께 장사한다. 찹쌀경단은 뜨거운 유탸오로 싸먹어야 더욱 맛이 좋으므로, 찹쌀경단만 팔면 장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탸오로 찹쌀경단을 싸서 먹을 때 설탕을 뿌려 먹거나, 러우쑹(肉鬆:소나 돼지의 살코기 또는 생선을 말려 간장·향료 등을 넣고 잘게 찢어서 만든 것)을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이 좋았다. 찹쌀경단은 값이 싸고 맛있으면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식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찹쌀경단의 기원은 진시황(秦始皇)이 수십 만 명의 사람들로 하여금 만리장성을 건축하게 한데서 시작된다. 당시에는 지금의 시멘트 같은 접착제가 없어, 찹쌀밥을 끓여 다른 재료들과 함께 섞어 반죽을 만들어 접착제로 썼다. 진시황은 사람들을 몰아붙이면서도 배불리 먹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굶주린 사람들은 기운이 없어 벽돌을 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몰래 끓인 찹쌀이나 반죽으로 만든 찹쌀을 훔쳐 배를 채우곤 했는데,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이들은 훔쳐서 현장에서 먹거나, 아니면 익힌 찹쌀을 둥글게 빚어 몸에 감춘 뒤, 일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 자신이 먹던지, 병으로 쓰러진 사람들에게 먹이곤 했다. 고대에는 6(六穀)을 총칭해 ‘자()’라 불렀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은 찹쌀경단을 ‘자반’(粢飯)’이라 불렀다.

 

옛 상하이 사람들은 찹쌀경단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죽지사(竹枝詞)’를 써서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뜨거운 찹쌀경단을 만들어 나무통에 담아 숯불을 피우네

설탕 유탸오로 싸서 먹으면 이른 아침 맛있고도 찰지게 배를 채워주네

찹쌀경단은 가장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이라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으니

값도 싸고 맛있는 찹쌀경단으로 가난을 이겨보세

 

당시 찹쌀경단을 사는 사람들은 거의 가난한 사람들이어서 찹쌀경단 하나로 하루를 견디기도 했다. 찹쌀경단을 파는 사람들의 생활도 그리 풍족하지는 못했다. 쌀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 노점상들도 돈을 모으지 못하고 단지 배를 채우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 藍翔ㆍ馮懿有, 2005, ≪圖說360行≫, 臺北: 三言社’에서 발췌 번역함.

 

** 중국관행웹진 2, 3호에서 馮懿有의 외래어표기 ‘펑이여우’가 잘못되어 4호부터 ‘펑이유’로 고침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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