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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62/2015.10] 기획_한국중화요리, 그 ‘식(食)’과 ‘설(說)’ (8) 짬뽕? 차오마미엔(炒码面)!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9 조회수 97

기획_한국중화요리, 그 ‘식(食)’과 ‘설(說)’ (8)    짬뽕? 차오마미엔(炒面)!


짬뽕? 차오마미엔(炒面)!

서학보 _ 인천차이나타운內 중국음식점 경영


“짬뽕!”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이다.


그런데 이 짬뽕이 일본어 ‘ちゃんぽん’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짬뽕은 중국어로는 ‘차오마미엔(炒码面)’이라고 한다.





오늘은 이 ‘차오마미엔’이라는 음식의 기원과 그 먹는 묘미에 대해 몇 마디 거들고자 한다. 본래 차오마미엔은 ‘루즈미엔(鹵子面)’이라고 하는 것의 일종이다.





중국에서의 일반적인 루쯔면(鹵子面)


중국에서는 제조방법에 따라 면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그 하나는 미엔탕(面汤)이고 다른 하나는 궈쉐이미엔(过水(儿)面)이다.


‘미엔탕’은 양념된 국물에 면을 직접 끓인 것을 말하며, 궈쉐이미엔은 끓인 물에 삶은 면을 다시 찬물에 헹군 뒤 그 위에 양념을 얹어 먹는 것을 일컫는다.


중국에서의 일반적인 면탕(面湯)과수면(過水面)


제조기술로만 보자면, 궈쉐이미엔이 상대적으로 상위의 기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궈쉐이미엔에는 마른 양념에 비벼먹는 것(짜장면 등)도 있고, 양념이 된 국물에 말아먹는 것도 있다. 후자의 예로는 앞에서 언급했던 루즈미엔을 들 수 있다.


루즈미엔의 대표격으로는 차오마미엔(짬뽕), 우동, 울면 등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동울면


차오마미엔이란 고명을 기름에 볶아서 만들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원래 차오마미엔에는 쓰이는 재료에 따라 여러 형태들이 존재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해물 위주로 거의 통일되다시피 해서 고기류나 야채류 짬뽕 같은 좋은 먹거리는 시중에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차오마미엔 곧 한국의 짬뽕은 사실 1970년대 전후까지는 국물이 맑은 색이었다. 물론 맵지도 않았다.


맵지 않은 하얀 짬뽕


그러나 1970년대 산업화에 따른 사회적 각박함 탓이었는지 사람들은 갈수록 자극적인 미각에 길들여지게 되었고 매운 맛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언젠가부터 짬뽕의 국물색깔도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오늘날 빨간색 국물이 짬뽕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요즘의 짬뽕은 대량생산, 다량판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양념들이 이미 시중에 등장하고 있고, 짬뽕을 만드는 기술도 갈수록 간편화되어가고 있다. 그에 반비례해 주방장의 볶는 기술은 점점 퇴보하고 있고, 맛 역시도 혀끝을 자극하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물의 깊은 맛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되었든 좋은 짬뽕을 구별하고 맛있는 짬뽕을 먹기 위한 방법은 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우선, 짬뽕이란 모름지기 기름지되 느끼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기름의 구수한 향내가 진하되 입술에 기름이 달라붙은 느낌이 없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름 즉, 식용유는 적당한 양을 써야 하고, 야채는 살아있는 듯 싱그럽고 풀내음이 없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해물은 탱탱하게 탄력이 있되, 질기지 않아야 하고 비린내가 없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 모두를 만족했다면 그것은 곧 주방장의 불 사용의 타이밍이 정확했다는 말이 된다.


육수의 진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짬뽕! 이런 짬뽕 한 그릇 말끔하게 비우는 일이야말로 혀끝의 행복이 아닐까?


물론 이 정도의 짬뽕 한 그릇을 손님 테이블에 내어놓기까지에는 주방장의 다년간의 내공은 필수적이다.

 

요리사의 불사용 타이밍

 

또 하나의 관건은 짬뽕을 어떻게 제대로 음미할 것인가 하는 것일 게다.


좋은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근사한 옷도 입을 줄 몰라 작품을 버릴 수 있는 것처럼, 음식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짬뽕을 먹을 때, 면을 먼저 건져먹은 후, 내지 면과 고명을 같이 먹다가 나중에 국물을 먹는다. 물론 이것이 틀렸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보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국물을 먼저 맛본 후에 고명에 있는 해물을 좀 먹고 맨 나중에 면을 먹는 게 보다 나을 듯하다. 그 이유는 국물의 맛이 면에 스며드는 시간을 좀 주면 면이 더 맛있어지기 때문이다.


또 면과 국물을 중화 시킨 후의 국물 맛은 처음의 그 맛과 차이가 난다. 혹시 매운 짬뽕을 더 시원하게 먹으려면 적당한 양의 식초를 넣어 먹는 게 또 하나의 별미이다.


필자 개인의 바람은 짬뽕 본래의 이름 즉, 차오마미엔을 하루 빨리 되찾았으면 하는 것이다.

 

 

<필자소개>

서학보(徐學寶), 1959년생. 인천화교소학, 인천중산중학 졸업, 국립타이완사범대학 중퇴.

현재, 인천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음식점 “만다복(萬多福)”, “본토(本土)” 경영.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의 출처는 순서대로 다음과 같다:

네이버 음식백과(http://terms.naver.com)

好豆菜普(http://www.haodou.com)

百度百科( http://baike.baidu.com)

百度百科(http://baike.baidu.com)

녹두장군의 식도락(http://hsong.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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