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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58/2015.06] 출판물 특별기획 _ 『인천, 대륙의 문화를 탐하다!』, 권기영·이정희 編, 學古房, 2015.05.2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5 조회수 44

[Vol.58/2015.06] 출판물 특별기획 _

『인천, 대륙의 문화를 탐하다!, 권기영·이정희 編, 學古房, 2015.05.22.

『인천, 대륙의 문화를 탐하다』

이정희 _ 인천대학교 HK 교수

 

자료명

저자

출판사

출판일자

판형

인천, 대륙의 문화를 탐하다

권기영·이정희

學古房

2015. 5. 22

신국판

 

이 책의 부제목을 굳이 달라고 하면, “대학생의 눈에 비친 인천, 인천차이나타운 그리고 중국의 문화산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다. 그 경위를 잠깐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부의 제목은 ‘차이나스펙트럼, 우리 눈에 비친 색깔들’이다. 중국학술원과 인천대 중어중국학과는 인천대 학부생 22명을 선발하여 2015 1 26일부터 30일까지 5 6일 간 중국의 베이징과 톈진을 방문하고 중국의 문화산업을 탐방했다. 본 학술원이 ‘문화산업’을 핵심 주제로 선정한 것은 문화산업이 한중 모두에게 미래 전략 산업 중의 하나이고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만화, 음악, 캐릭터, 게임, 영화, 방송, 모바일 등 문화산업의 중심이 되는 콘텐츠가 젊은 대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번 탐방하기 전 6회에 걸친 사전 준비작업(강의, 오리엔테이션, 분임토론)을 했다.

 

22명의 학생이 방문한 문화 시설은 자금성, 왕부정, 톈진해창극지해양세계(天津海昌極地海洋世界), 톈진릉오창의산업원(天津凌奧創意産業園), 중화민족문화원, 치엔먼다제(前門大街), CJ중국, 중국 잡기단의 서커스와 전통공예 관람 등이다. 그리고 중국 문화 탐방 하기 전에 인천 개항장을 견학했다.

 

1부는 권기영 교수의 ‘중국의 지역 균형 발전 전략과 문화산업’을 주제로 한 총론을 실었으며, 이어 10명의 참가 학생의 보고서를 실었다. 권기영 교수의 총론은 중국 정부와 지방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 전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학생들의 보고서를 심도 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10명 학생의 보고서는 이번에 탐방한 중국 문화산업의 현장을 보고 느낀 점과, 인천과 한국의 현실을 비교한 것이 기본적인 구도이다.

 

각 보고서를 읽고 느낀 것은 중국 문화산업의 발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중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정체되고 있는 인천 및 한국의 문화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인천 및 한국의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젊은이로서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한 학생은 ‘세상에서 미국을 제일 우섭게 아는 나라는 북한이고, 중국을 제일 우섭게 아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한국 사람의 대 중국 인식이 매우 짧고 단편적이라고 분석한다.         

 

국내의 언론이나 각종 인터넷매체를 통해 중국의 부정적인 면을 많이 듣고 봐 온 학생들에게 이번 문화 탐방은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경제강국뿐 아니라 문화강국으로 발전하는 중국을 보며 우리의 현실을 많이 되돌아 본 것 같다. 참가 학생들이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보려고 노력한 것에서 필자는 하나의 희망을 가졌다. 사실에 근거하여 진리를 추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은 우리의 실학의 정신과 상통하며 우리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이다. 독자는 우리 학생들의 실사구시의 정신이 각 보고서에 어떻게 표출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중국학술원이 기획한 ‘한중 학생 인천차이나타운 공동조사 멘토링 사업’의 성과물이다. 인천대학교 학부생 10, 중국인 유학생 5, 15명은 2014 11월부터 2015 5월까지 약 7개월 동안 인천차이나타운과 인천화교공동묘지를 조사했다. 이들 학생의 보고서를 이정희 교수가 편집하여 완성한 한 것이 “인천차이나타운, 우리 안에 품다”이다.

 참가 학생은 문헌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발포 뛰며 눈으로 확인하고 인터뷰하는 작업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학생은 즐겁게 이 조사 작업에 참가했다. 3개 조로 나눠 한중 학생이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1조는 인천차이나타운의 중화요리의 역사와 인천차이나타운상가번영회 조사, 2조는 인천화교협회·인천중화기독교회·의선당·인천화교학교의 조사, 3조는 인천차이나타운의 역사와 인천차이나타운에 관한 설문지 조사 그리고 인천화교공동묘지 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추운 겨울 인천차이나타운과 인천화교공동묘지를 필드 조사했으며, 어떤 조는 20회에 걸쳐 인천차이나타운을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2부는 각 조별 조사 보고서와 감상문, 그리고 각 조가 인터뷰한 7명의 인터뷰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수차례에 걸쳐 인천차이나타운을 조사하고 만든 인천차이나타운 상점 지도는 2000년 서울대 인류학과 조사의 상점 지도와 비교할 수 있어 지난 15년간의 인천차이나타운의 상점 분포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압권은 인천차이나타운을 움직이는 지도자 7명의 생생한 인터뷰 기록이다. 인천화교학교교장, 인천차이나타운상점번영회회장, 의선당 관리인, 인천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중화요리점 사장 등이다. 7명의 인터뷰 기록을 보면 인천차이나타운의 현재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전문 연구자가 참고할 수 있는 1차 자료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서울대 인류학과 학생이 2000년 인천차이나타운 조사보고서를 읽고 감동한 적이 있다. 사실 이번 공동조사는 서울대 인류학과 학생의 보고서를 많이 참고 했다. 이번 공동 조사단의 보고서의 가장 큰 의의는 서울대 인류학과 학생의 조사 보고 이후의 지난 15년간의 인천차이나타운의 변화상을 학생들이 그려낸 것일 것이다. 이번 공동조사사업에는 5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참가했는데, 양국의 학생이 이 활동을 통해 친구가 되는 부수적인 큰 성과를 얻었다. 중국인 유학생에 비친 인천차이나타운도 관심 있게 보기를 바란다.

 

예전 상하이에 일본인이 세운 중국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동아동문서원(東亞同文書院)이란 대학이 있었다. 1901년 설립되어 일본의 패전으로 1945년 문을 닫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학은 아니다. 그런데 이 대학은 독특한 커리큘럼이 하나 있었다. 학생이 마지막 학년을 맞아 통상 2-3개월 동안 중국의 각지를 조사 여행하고 그 성과를 ‘조사보고서’로서 대학에 졸업논문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이 ‘조사보고서’는 철저히 필드워크에 기반 한 실증연구라 당시와 일본의 패전 이후 중국 전문가들이 많이 참고하는 1차 사료가 되었다. 최근에는 주제별로 ‘조사보고서’를 영인본으로 출판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는 여전하다. 당시 ‘조사보고서’를 쓴 젊은 대학생들은 졸업 후 일본의 대 중국 연구자로서, 대 중국 비즈니스맨으로서, 대 중국 외교관으로서 큰 활약을 했다. 물론 동아동문서원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인천대학교의 ‘중국·화교보고서’는 학생들의 작품이라 전문 연구자의 눈에는 많이 부족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으로 본 ‘중국’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또한 지금까지 수많은 대학과 대학생이 중국 탐방과 인천차이나타운을 조사했건만 이와 같이 책으로 출판한 것은 없었다. 이번 책이 한국 대학생의 중국 연구의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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