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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54/2015.02] 연구성과 소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4 조회수 54

연구성과 소개


김지환, 「중국 동북지역 외자기업의 설립 배경과 경영」, 『중앙사론』 제40집, 2014.12


근대 이래 중국의 기업 및 공업의 발전 과정에서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국자본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외국자본 기업은 중국자본 기업과 대등한 규모의 생산설비를 보유함으로써 중국경제의 총체적 성격을 규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특히 1949년 이전 최대의 공업부문이었던 방직공업의 경우 일본자본(在華紡)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중국 동북지역에서도 기타지역과 마찬가지로 기업과 공업의 발전이 민족자본과 일본자본 양자에 의해 경쟁적으로 진행되었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최초로 설립된 기계제 방직기업은 1923년 중국자본으로 설립된 봉천방사창과 1924년 일본자본으로 설립된 만주방적주식회사이다. 본 논문은 일본자본 방직기업인 만주방적주식회사의 설립 배경과 경영, 그리고 국가권력과의 관계를 동북지역 면제품시장의 변화와 수급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중국 동북지역을 자국의 세력권으로 규정하였으며, 일본 산업자본가들 이 지역을 ‘일본경제의 생명선’으로 규정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였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였던 일본에게 수출시장의 확대는 국가경제의 성쇠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국시장, 특히 동북시장은 일본 경제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본 방직공업은 일본정부의 적극적 지지와 지원 아래 중국 동북지역에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일차대전 시기 일본정부는 수출드라이브정책을 적극 추진하였으며, 그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수출품에 대한 관세의 경감과 삼선연락운임제였다. 실제로 이를 통해 중국 동북시장에 대한 일본 공산품의 수출은 비약적으로 증대되었다. 그러나 일차대전 기간 중 전시호황에 힘입어 크게 성장한 상해 등 중국 방직공업에서 생산된 면제품이 동북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면서 일본수출품이 구축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일본방직업계는 이 지역에 자본을 투자하여 직접 기업을 건설하고,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가격 경쟁력을 제고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였다. 이와 같은 경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중국 동북지역에서 일본자본으로 최초로 설립된 방직기업이 바로 만주방적주식회사였던 것이다.


만주방적주식회사는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서 설립되었으며, 일본정부는 이 회사를 중국 동북지역에서 기업을 설립하여 경영하는 시금석으로 간주하여 정책적,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하였다. 일본정부는 남만주철도주식회사를 통해 만주방적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함으로써 대주주의 신분으로 기업의 설립을 주도하였으며, 경영에 대한 지도를 위해 대주주로서 이사회의 구성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기업의 설립 과정에서도 철도 연선지역에 방대한 부지를 제공하였으며, 원료 면화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 설립을 전후하여 중국 동북지역에서 대대적으로 면화의 개량과 증산에 착수하였다. 이와 같은 경영환경의 조성은 일개 민간기업의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기업의 설립과 경영에서 드러난 국가권력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여는 만주방적주식회사의 주요한 특징이었다. 국가권력 주도의 지지가 기업의 신속한 설립과 경영활동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만주방적회사의 이와 같은 성격은 오히려 이후 중국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대응을 야기하였으며, 민간에서의 반감도 불가피하게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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