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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53/2015.01] 연구성과 소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4 조회수 56

박경석, [근대시기 중국동북지역 민간신앙의 ‘복합성’ - 이민의 유입에 따른 민간신앙의 이식과 융합을 중심으로 -], 『중앙사론』 제40, 2014.12.31

 

본고는 2014 11 29일 중앙대 중앙사학연구소와 인천대 중국학술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중국의 국가권력과 지역사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원고를 수정한 것이다. 미흡하나마 근대 이후 동북지역의 민간신앙이 가진 지역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선, 淸末 이민의 증가가 동북지역 민간신앙 전개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기성종교’나 민간종교결사들과 마찬가지로 민간신앙도 대개는 이민과 함께 내지에서 유입된 것이었고, 숭배 대상이나 祠廟, 廟會 등의 영역에서 내지의 민간신앙이 移植되고 複製되는 과정을 통해 동북지역의 새로운 민간신앙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근대시기 동북지역의 민간신앙이 단순히 내지에서의 移植과 複製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내지 민간신앙의 유입과 동북 고유의 신앙체계 및 자연 지리적 조건이 만나 상호 작용하면서 동북지역 나름의 지역성이 나타났다. 첫째, 내지의 민간신앙이 유입되어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동북 고유의 샤머니즘이 내지에 비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었다. 둘째, 내지의 민간신앙이 동북지역에 중첩되고 누적되면서 영향 정도에 따라 지역적 편차가 뚜렷이 나타났고, 동북 고유의 지역 사정이 반영되었다. 셋째, 내지의 신령이 순차적으로 기존의 신령을 대체하면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겹겹이 쌓이면서 유입되었고, 이민으로 인해 동북사회에 축적된 신앙에 대한 욕구가 다양하게 표출됨에 따라, ‘여러 神位가 하나의 祠廟에 배치되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농후하게 나타났다. 넷째, 산림지대가 발달한 동북지역의 자연 지리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동물신 등 자연숭배를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국, 이주와 함께 이주민이 동북에 가져온 신앙이 있었고, 또한 수용하는 측으로서의 동북에도 본래의 신앙체계가 있었고, 자연 지리적 환경의 특성도 있고, 이주민이 동북에 와서 처하게 된 사회적 환경도 있었다. 이런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복합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그 결과 나름의 독특한 ‘복합성’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내지의 신앙이 동북에 영향을 끼치고 동북의 신앙이 내지에서 온 이주민에 영향을 끼치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상호 작용이 공존하였고, 이러한 공존은 외래와 토착이 융합된 하나의 양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전통의 지속이나 단절이라는 단선적 발전 과정이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누적되고 해석되는 역사 과정이었다.

 

동북지역이 ‘離散, 정착, 流離, 탈출, 방황으로 점철된, 무수한 정체성이 형성되고 경험되어왔던 역사적, 현재적 장소’이었음을 고려하여, 본고에서는 ‘관행’으로서의 민간신앙이 근대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다기한 모순이 집결해 요동쳤던 동북사회의 근대적 변화와 결부시켜 고찰해 보았다. 동북지역에서는 淸末 이래 대규모 이주와 함께 내지의 전통이 공간적으로 이전되어 근대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 동북에는 전통에서 근대로의 지속과 단절이라는 시간적 변화가 공간적으로 전개되는 특이성이 있었다. 이에 본고는 이런 동북지역의 지역적 특성에서 출발해, 민간신앙을 통해 ‘관행’의 지속과 단절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다시 동북의 지역적 특성에 접근해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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