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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53/2015.01] 논단_한 .중 경제관계 22년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FTA _ 김상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4 조회수 53

논단_한 .중 경제관계 22년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FTA _ 김상욱


김상욱 _ 배재대학교 중국학과


한국과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서로 인접해 있는 나라로서 지난 22년 동안 급속한 경제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1992년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에게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다. 바로 국교를 수립한 날이기 때문이다. 당시 양국 수교의 실무를 담당한 한국의 권병헌 제4대 주중한국대사는 송무백열(松茂栢悅)로 수교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중국측의 실무를 담당한 제1대 주한중국대사를 역임한 장팅엔(張庭延)은 “당시에는 누구도 양국 관계가 이렇게 발전하리라 상상조차 못했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1992년 수교 당시의 선린우호관계에서 1998년의 협력동반자관계를 거쳐 2003년에는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하였으며 2008년에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되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한·중 미래비전공동성명을 통해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2014년 11월에는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로 양국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한·중 경제관계의 22년을 회고해 보면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우선 교역규모를 보면 1992년 수교 당시는 63.8억 달러정도로 작은 규모였는데 2013년에는 2,289.23억 달러로 약 36배가 성장하였다. 2013년의 한·중정상회담에서는 2015년에는 양국의 교역규모가 3,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2004년부터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국가로 부상하였으며 2013년에는 한국 전체의 교역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1%에 달하고 있다. 중국의 측면에서도 한국이 제4대 교역국가로 부상하였다. 중국에 대한 수출규모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품목도 철강판이나 합성수지에서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등으로 고부가가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수출비중이 낮기 때문에 중국의 내수시장위주로의 성장전략 전환에 따른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중국이 가공무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농산물수입에 있어서는 FTA 타결과 함께 국내농업기반의 보호와 새로운 농산물시장의 개척이라는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둘째로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누계투자금액은 368억 달러로 한국의 전체 해외투자금액의 19.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는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다. 국내의 생산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비용절감형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 내수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도 증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제조업 내에서도 섬유와 기계 등의 업종에서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투자가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시장 등으로 투자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이다. 투자지역도 투자초기의 동부 연해안 지역으로의 집중에서 중부지역과 서부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삼성전자는 시안시(西安市)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였으며 현대자동차, SK종합화학, POSCO, 한국타이어도 내륙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크게 증대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의 증대는 교역규모 증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양국의 경제협력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국내제조업의 공동화 문제와 산업기반의 약화 등 부정적인 측면도 공존하고 있다. 한·중 FTA는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환경과 경영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적인 접근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현지제도에 대한 적응능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금융과 통화 부문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양국 금융기관의 상호진출은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통화스와프협정은 양국의 외환시장의 안정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후강통의 개통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현안 과제들도 함께 가지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이 상대 국가에 진출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위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영역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 인적교류에 있어서도 양국은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 양국 간 인적교류의 규모는 1992년의 9만 명에서 2013년에는 789만 명으로 87배 이상이 증가하였다. 2013년을 기준으로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397만 명이고,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433만 명이다. 또한 양국의 유학생 규모도 크게 증가하였다.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제적 중인 중국인 유학생(한국계 중국인 미포함) 수는 2005년의 9천 여 명에서 2013년에는 3.7만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중국내 한국인 유학생은 2.8만 명에서 6.3만 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에 유학하는 한국인이 증가하면서 중국문화에 익숙한 한국 유학생을 나타내는 “코리나(코리아+차이나)” 인재라는 새로운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적교류의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의 한국에 대한 여행 만족도가 크게 높지 않으며, 중국 관광객의 무단이탈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들은 해결되어야할 과제들이다. 또한 한국에 유학 온 중국 학생들이 한국을 떠날 때는 한국을 지지하는 지한파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싫어하는 혐한파가 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지난 22년 동안 경제적인 측면에서 급속하게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인적교류, 문화교류 등에서도 양국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2014년 11월 한·중 FTA는 실질적인 타결에 협의하였다. 한·중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국책연구기관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제시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확연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지난 20여 년 동안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보완적 분업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분야에 있어서도 이미 중국산 농산물이 한국의 밥상을 점령하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문제는 농산물의 수입에 있어서 진정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가이다. 농산물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들은 관세의 인하에 따른 이익을 자신들의 이윤으로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중국의 농산물 시장에 한국의 농산물을 수출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문제는 정부에서 과연 한국의 농업을 고부가가치화 할 정책이나 전략이 마련되어 있는가이다.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http://jjsb.cet.com.cn/show_1375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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