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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48 /2014.08] 연구성과소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4 조회수 48

[Vol.48 /2014.08] 연구성과소개





「만주국 이전시기 동북 대두의 국내 유통 네트워크」, 『중국근현대사연구』 61, 2014.03, 119-158.


 


민국시기 동북지역 민간종교의 개황, 존재 양태와 지방당국의 대응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黃天敎, 大乘門, 白陽敎, 家理敎, 大聖門, 二角二分五, 北京輔國仁義軍, 萬國道德會, 法師會 등의 민간종교결사가 활동했고, 이들은 當局에 의해 ‘邪敎’로 규정되어 단속의 대상이었음을 확인하였다. 물론 이밖에도 전국적 규모의 九宮道, 先天道, 在理敎, 道院의 紅卍字會 등이 동북지역에서 활동하였다. 이들은 대부분이 淸代 중엽 이후 급증한 이민과 함께 동북에 유입된 것이었다. 초기에는 - 나중에는 동북 특유의 변모가 발생하겠으나 - 문화적 移植과 複製에 의해 동북지역의 민간종교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천년에 걸친 중국의 민간종교결사가 대개 그렇듯이, 민간종교결사가 흥기하는 데에는 天災와 人禍가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동북의 경우에는 이주민의 사회라는 특성이 민간종교의 흥기에도 영향을 끼쳤다. 말하자면, 이주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개척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이민자들로 하여금 종교결사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측면은 동북 고유의 특징으로 볼 수 있겠다.


 


민간종교는 기본적으로 天災人禍의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인민 나름의 방편이었고, 위험에 대한 ‘수세적’ 행위였다. 당국의 단속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이를 ‘회피’하려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활동이나 조직 측면에서도 ‘비밀결사’로서의 성격보다는 ‘공개적’인 양태를 많이 보여주었다.


 


‘邪敎’에 대한 當局의 인식을 보면, 이들이 인민을 속여 재물을 편취한다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였다. 또한 치안을 어지럽힐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였다. 부차적으로는, 인민이 ‘邪敎’에 빠져 생업을 잃게 될 것이고, 男女 敎徒가 무분별하게 어울려 미풍을 해칠 것이라고 걱정하였다. 이를 명분으로 거듭해서 ‘邪敎’에 대한 단속을 지시하지만, 실질적으로 ‘邪敎’를 단속해야 할 향촌의 區長, 保甲, 警甲, 村長 등은 단속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상의 논의는 아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근대 이후 동북지역의 민간종교는 이주민과 함께 내지에서 유입되어 성립된 것이었다. 이는 여타 민간신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祠廟와 廟會, ‘演戱酬神’ 등과 같은 민간신앙도 처음에는 내지의 것이 移植되고 複製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민사회’라는 특성이 동북지역 민간 종교 및 신앙의 형성과 전개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동북 특유의 ‘五方雜處’가 민간신앙의 다원성 내지 복합성을 초래했을 개연성이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양상은 후속되는 연구를 기대해 본다.


 


둘째, 민간종교결사에는 본래 ‘정치적’ 맥락과 일상의 신앙적 기능이 중첩되어 있는데, 민국시기 동북지역의 민간종교결사에는 후자 한결 강했다는 점이다. 이는 동북지역 민간종교결사의 ‘수세적’, ‘소극적’ 태도, 다양한 측면의 ‘공개성’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재물 편취’에 치중된 인식, ‘邪敎’에 대한 상급 정부와 기층 행정체계의 괴리와 그로 인한 느슨한 대응, 민간종교의 지속성 등 지방당국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민간종교를 포함한 민간신앙이 중국사회의 ‘장기 지속적’ 토대로서 이어진다는 점이다. 省政府나 縣政府는 민간종교결사를 ‘邪敎’로 규정하고 엄격한 단속을 누차 강조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단속의 주체인 기층사회의 保甲, 警甲, 村長 등은 민간종교에 대하여 매우 느슨한 태도를 취하였다. 이런 현실상의 느슨함은 민간신앙과 관련된 ‘미신타파’의 문제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것이 일반 인민에게 삶 그 자체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가권력이 의도한다고 해서 근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점에서 근대 이후 ‘邪敎’와 ‘迷信’이라는 비판 담론을 기초로 해 표면상 드러나는 국가권력 및 지배엘리트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민간종교결사를 포함한 민간신앙이 중국사회의 ‘장기 지속적’ 토대로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봇물처럼 부활되는 중국의 민간신앙을 설명하는 데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그 구체적 양상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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