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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40 /2013.12] 연구성과소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23 조회수 77

[Vol.40 /2013.12] 연구성과소개

 

「安奉鐵道 改築과 중일협상」, 『중국근현대사연구』 제59, 2013.9, 45-67.

 

김지환 _ 인천대학교 HK 교수

 

안봉철도는 한반도와 중국동북지역을 잇는 간선철도로서, 중국관행연구사업단의 2단계 연구의 주요 대상지역인 중국동북지역 유통로의 연구 및 이를 통한 해당지역의 사회경제적 기반과 시장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핵심 주제의 하나이다.

 

안봉철도는 러일전쟁 기간 중 일본이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결 구도 하에서 부설한 군용 경편철도였다. 그러나 러일전쟁이 종결된 이후 남만주지역에서 러시아의 제반 권리를 승계한 일본으로서는 만주에서의 배타적 권리를 확대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봉철도의 기능을 보다 제고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이를 위해 궤간의 변경을 포함하여 대대적인 안봉철도의 개축이 불가결하였던 것이다. 안봉철도는 바로 이와 같은 인식과 정책 하에서 부설되고 개축된 철도로서, 일본, 한국, 중국동북지역을 연결함으로써 아시아에서의 간선교통로로서의 역할과 성격을 명확히 지향하고 있었다. 안봉철도의 부설과 개축에는 상업적, 경제적 목적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었다. 즉 단순히 안동과 봉천을 연결하는 일 구간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일본-한국-중국동북(만주)-유럽으로 이어지는 간선철도의 일부로서 효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남만주지역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였으며, 대외무역 등 경제적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확연하였다. 안봉철도의 부설은 당연히 기존 중국동북지역의 유통망과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초래하게 되며, 따라서 중국을 포함하여 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에 부심하고 있던 일본, 러시아, 미국, 영국 등 각국간의 시장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일본은 포츠머스조약을 통해 기존 러시아의 권익을 승계하면서 광산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철도 부지를 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정부의 승인 없이 주민들과 임의로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철도 보호를 명목으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하여 철도 연선의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였다.

 

안봉철도의 부설과 개축은 중국동북지역에서 새로운 상품유통망의 출현을 의미하며, 따라서 필연적으로 기존 유통망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고 있던 상공업자 및 운수업자의 이해가 상호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러일전쟁 이후 중국에서는 민족적 자각이 고양되고 이권회수운동이 진전되면서 각지에서 근대적인 기업이 발흥하였을 뿐만 아니라, 열강에 의해 무단으로 탈취된 철도 및 광산 등 이권회수운동도 고양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본에 의한 일방적인 안봉철도의 개축 선언은 중국 일반, 특히 동북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분노를 촉발하였다. 이러한 결과 留日各省學生聯合會에 의해 시작된 일화배척운동은 머지않아 중국동북지역과 기타 각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일화배척운동은 단기간에 한정되어 연말에는 이미 상당히 세력이 약화되었으며, 자연히 일본제품에 대한 배척의 효과 역시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는 동북지역에서 일화배척운동을 지지할 수 있는 자산계급의 발전이 한정적이었으며, 學界 주도의 운동이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일본정부는 일화배척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과 노력을 기울였으며,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안봉철도 개축을 둘러싸고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 온 중국이 간도협약을 통해 간도의 영유권을 확보한 대가로 중국동북지역에서 일본의 철도부설권 확대를 승인하였기 때문에, 안봉철도의 개축 문제 역시 상당 부분 수용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일화배척운동이 혁명파나 기타 반군벌집단의 세력 확대로 비화될 것을 우려한 북경군벌정부와 지방군벌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안봉철도를 성공적으로 개축하고, 이와 더불어 압록강철교를 부설함으로써 한반도로부터 중국동북지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유통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유통로는 다시 이를 통한 일본상품의 수출을 촉진하였으며, 나아가 중국동북지역에 대한 일본의 세력 확대를 위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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