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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ol.35 /2013.07] 기획 _ 동북의 오늘 (7) 선양시 톄시구의 공간변화와노동자 ②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22 조회수 54

[Vol.35 /2013.07] 기획 _ 동북의 오늘 (7)    선양시 톄시구의 공간변화와 노동자

| 기획 | 동북의 오늘 (7)

 

인천대 HK사업단에서는 HK사업 2단계 기간(2012.09 - 2015.08) 동안 중국의 동북 지역(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중점 연구 권역으로 설정하여 연구조사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중국관행웹진』은 동북 권역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 지역에 대한 국내 학계의 관심을 제고하고자 <동북의 오늘> 칼럼을 기획하여 2013 1월부터 연재 중입니다. <동북의 오늘>에서는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현지조사를 수행한 바 있는 전문가들의 현지조사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경제체제의 확산과 심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일상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선양시 톄시구의 공간변화와 노동자 ②

박철현 _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 연구교수

 

_ 박물관과 창의산업 중심

사회주의 건설에 모범적인 활동을 한 노동자를 가리키는 노동모범은 톄시구의 이러한 철거와 이주에 의해서 이뤄지는 공간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국제재선(國際在線: www.cri.cn) 2009 914일 보도는, 어느 노동모범의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과거 10년 동안 일을 했던 선양중형기계창이 철거되고 그 공장부지가 팔려서 부동산개발 대상이 될 거라는 소식을 접하고 공업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선양중형기계창 같은 중국중공업 발전의 살아있는 증인을 보호할 것을 호소"하면서, 작업장 및 공장의 주요 건물을 공업박물관으로 개조할 것을 희망한다. 그런데 나중에 다행히 언론보도와 관련 부처의 지원을 얻어서, 일부 지역이 공업유산으로 보존되기로 결정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노동모범이 선양중형기계창의 부지가 부동산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편으로는 톄시구 공간이 자본에 의해서 부동산으로 바뀌는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톄시구 공간에 대해 자신의 정체성을 여전히 적극적으로 투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톄시구 공간이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국가의 빛나는 공업총아"가 아니고, 그도 역시 자신의 신분을 특권을 가진 국유기업의 노동자와 일치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과거의 신분 정체성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이러한 톄시구의 과거 공업문명 유산에 대해서 국가는 어떠한 해석을 하고 있을까? 선양증기기차박물관(瀋陽蒸氣機車博物館)과 선양주조박물관(瀋陽鑄造博物館)은 톄시구의 과거 공업문명 유산을 보존하여 널리 알린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박물관들이다. 우선 선양증기기차박물관에 대해서 국가는 "산업혁명문명" "중국인민의 자강불식의 빛나는 역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규정하고, 톄시구는 반드시 "역사적 사명"을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 박물관을 품은 톄시구의 공간이 미국 일본 소련이라고 하는 과거 세계선진공업문명을 계승하였고, 미래에는 "역사가 부여한 사명"을 실현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또한 선양주조박물관에 대한 의미부여를 통해서 "......톄시구는 일본의 식민지적 약탈과 만주국 및 국민당 통치라는 지난한 세월을 견디고 신중국 성립과 노후공업기지 개조를 거친 선양공업시대의 영혼......"이라고 주장한다.

 

선양증기기차박물관

 

선양주조박물관

 

여기서 두 박물관의 공간적 의미는 역사적 문맥을 통해 "빛나는 공업문명", "중국인민의 지난한 분투", "역사적 사명"으로 해석되고, 따라서 이 두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모두 "과거역사"에 대한 서사이다. 그러면 톄시구의 미래에 대한 공간서사는 어떻게 구현될까? 선양톄시창의산업중심(瀋陽鐵西創意産業中心)이 바로 톄시구의 미래 공간서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선양톄시창의산업중심은 산업구조 조정을 통해서 "고탄소 경제" "저탄소 경제"로 변화되는 하나는 경로를 제시하는 공간인 것이다. 국가는 톄시의 공간적 의미를 경제적 의미의 산업구조 조정을 선도하고, "정신문명 건설에서 사회주의 현대문화창조"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업구조 조정은 "현대적인 사회주의 정신문명 창조"의 선결조건인데, 노동자들은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1997년과 2002, 각각 중화총공회(中華總工會)에서 조사한 공식자료에 보면, 노동자들은 산업구조조정과 소유권 개혁에 대해서 "의심", "불만", "불안"의 정서를 표하고 있다.

 

그들은 "......감원을 통해 효율을 증대하는 것은 당의 정책이니까 당연하지만, 우리가 정말 하강되어서 공장이 효율이 살아나면 우리에게 월급을 주기 시작해도 좋다. 그런데 우리가 하강되면 월급도 얼마 안된다. 그러니까 공장이 합병되어서도 아무런 효과도 생겨나지 않으면 노동자는 밥 먹을 돈도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즉 그들은 기본적으로 공산당의 정책에 대해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정책에 따라야 하겠지만 그로 인해 생겨날 자신들의 생존의 위기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산업구조 조정은 노동자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고, 소유권 개혁을 통해서 기업은 회사가 되고 주식제로 바뀌어 전통적 의미에서의 국유기업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노동계약을 통해서 원래의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던 국유나 집체의 신분은 완전히 시장화되었다. 이것은 바로 노동력의 상품화를 의미하는 것이고......"로 인식하여, 어떤 노동자는 구조조정과 소유제 개혁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경우도 있다.

 

이렇듯 산업구조조정과 소유제 개혁을 통해서 좀 더 효율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문화창의산업"이 톄시구의 중요한 구성부분이 되도록 하겠다는 국가의 공간서사는 실제로 구조조정과 소유제 개혁의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에게는 상당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겠다.

 

정리하면, 국가가 박물관과 창의산업중심을 통해서 투사하는 톄시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공간서사는 노동자들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듯 하다. 박물관들을 통해서 투사되는 과거의 톄시구과 그곳의 노동모범들에 대한 공간서사는 위의 한 노동모범의 공업유산 보호 호소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정하게 수용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창의산업중심을 통해서 투사되는 미래의 톄시구와 노동자들에 대한 공간서사는 산업구조조정과 소유제 개혁에 대한 노동자들의 인식에서 보이듯이 상당한 비판과 거부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_ 노동모범과 공인촌(工人村)

위에서 언급한 노동모범 혹은 "특권"을 가진 국유기업 노동자는 자신들의 집단거주지인 공인촌에 대해서는 어떨까? 선양 톄시구의 공인촌은 1952 12월에 입주가 시작되었는데 사회주의 중국에서 최대규모의 공인촌이었다. "아랫집 윗집 모두 전등 전화"라고 할 정도로, 전국의 공인촌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고, 입주한 노동자들도 일반 노동자보다는 공장장, 고급기술자, 숙련노동자, 모범노동자 등으로 노동모범들이었다.

 

우선 국가는 1953 51일 한 고등학생이 공인촌을 방문한 기억을 환기시키면서 "생생한 애국주의 교육을 받았고, 민족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커졌다"고 하고, 공인촌에서 개최된 918 만주사변 사진전시회 활동을 언급하고, 개혁기에 들어서서 새로 지은 노동모범 아파트를 예로 들어, 현재와 미래의 공인촌 공간은 "영원히 애국주의 교육기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국가의 톄시구 공간에 대한 의미부여에 대해서 노동자들은 실제로 유사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한 노동자는 『노동모범 정신도 시대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문장에서, "주인공 정신, 애국정신, 민족정신은 어느 때라도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다......기업을 잘 해야 우리가 밥을 먹을 수 있고, 기업이 안 좋으면 우리는 밥 못 먹는다.......우리 같은 노동모범들은 기업에서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개혁 이전과 달리 이제는 노동모범의 범위가 노동자 농민 중에서의 뛰어난 인물이나 노동자 농민 출신의 기층간부를 뛰어넘어서, 사영기업가 노동모범이 출현했다. , 국가는 공인촌을 노동모범의 공간으로 해석할 때 노동모범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전통적인 산업노동자로서 톄시구 공인촌에서 줄곧 일과 노동을 해온 나이든 노동자와 퇴직노동자이다. 다른 하나는 시장경제시대의 "새로운 노동모범"으로 그 범위는 노동자, 농민, 농민공, 기업관리층, 지식인, 스포츠스타, 외국인 및 사영기업가 까지 포함된다. 국가가 공인촌에 대해서 노동모범의 공간으로 해석을 할 때 강조점은 당연히 시장경제시대의 "새로운 노동모범"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가는 우선 공인촌을 옛 노동모범의 역사공간으로 해석한 후, 공인촌의 현재와 미래는 "새로운 노동모범"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실제로 "새로운 노동모범"들이 이 공인촌에서 물리적으로 거주하는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비록 국가가 규정하는 공인촌은 그 물질적 기초를 1952년부터 입주가 시작되어 지금은 거의 해체되고 전시용 건물 몇 동과 새로 지은 노동모범 전용아파트가 있는 지역에 둔다 하더라도, 철서구 노후공업기지의 개조를 배경으로 국가가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공인촌은 그 물리적 지역이야 어떻든 언제나 당과 국가의 명령을 받들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하는데 선봉에 서게 될 충실한 "새로운 노동모범"들이 거주하는 일종의 정치적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옛 노동모범"부터 "새로운 노동모범"까지 관철되고 있는 내용은 "애국주의"로서, 공인촌의 형식은 "노동모범"이고, 그 내용은 "애국주의"라고 하겠다. 상하이 지역의 한 총공회(總工會) 간부는 사영기업가가 상하이 노동모범이 된 사정을 두고, "...각종 적극적인 분자들을 추동하여 사회주의를 위해 복무하게 만들기 위한..."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의 한 "옛 노동모범"은 민영기업가, 기업관리자, 스포츠스타에게 노동모범 표창을 한 것에 대해서도 "모든 업종은 자신의 노종모범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노무에 종사하지 않는 인원이 노동모범이 되는 현상을 "시대에 부합하는" 태도로 간주한다. 이들이 1951년 중국 최초로 생긴 공인촌인 상하이 푸퉈구(普陀區) 차오양신촌(曹楊新村)을 톄시구 공인촌처럼 "노동모범"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은 동일하고, 시장경제 시대의 "노동모범"의 의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수용하고 있다.

 

국가는 푸퉈구의 차오양신촌이나 톄시구의 공인촌이 과거 "옛 노동모범"의 공간이었으나, 현재와 미래에는 "새로운 노동모범"의 공간이며, 과거나 현재 및 미래 모두 이 공간의 의미는 바로 "애국주의"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노동모범"을 빛나는 톄시구 공업문명의 계승자로 설정한 것은, 더 이상 노동자와 농민이 당과 국가의 핵심적 정치기반이 아니고, "광대한 인민들"이 핵심적 정치기반이 된 개혁기의 달라진 사회정치적 지형을 반영하는 것이다. 당과 국가는 개혁기에 급부상한 다양한 사영기업가를 포함하는 다양한 계층을 "새로운 노동모범"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정치적 공인촌"에서 애국주의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옛 노동모범"이 사회주의 시기 주인공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현재에는 노동모범 전용 아파트의 사례에서 보이듯이 당과 국가의 보살핌으로 과거의 희생에 대해 적절히 보상받고 있는 듯이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보도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 사실이 드러난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2005 7월 보도에서 과거 전국 노동모범이자 당위원회 서기였던 인물들이 병원비를 내지 못해서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으며 국가의 지원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당시 기본적으로 특권을 가진 집단으로 인식되었던 톄시구 노동자들은 공인촌이 노동모범의 공간이었다는 국가의 인식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어떤 노동모범들은 국가의 보호와 관심을 받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지리적 의미가 약해지고 개혁기 중국 국가의 개념규정을 통해서 정치적 의미를 획득하게 된 공인촌은 "새로운 노동모범"의 거주공간이 되어버렸고, "새로운 노동모범"들은 "옛 노동모범"들과는 상당히 다른 사회집단으로 구성되었다.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의 출처는 순서대로 다음과 같다:

http://www.nen.com.cn/77972966595362816/20070822/2295348.shtml

http://baike.baidu.com/albums/215842/215842.html#2584467$79b1e9369a5bd7570b55a924

http://diaobingshan.678114.com/html/zhengfu/jianshe/20110115010af8ec.htm

http://www.chinaneast.gov.cn/dbly/2011-06/01/c_13904993.htm

http://www.sjwh.syd.com.cn/content/2011-12/08/content_25895755.htm

http://www.creativecn.cn/?action-viewthread-tid-97

http://shenyang.abang.com/od/shenyangxianlu/a/sygrcshg_p1.htm

http://news.chinaiiss.com/html/20128/8/p7a9c.html

http://www.ln.xinhuanet.com/xwzx/2011-03/26/content_22377349.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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