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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현장&공간
1월호
중국인의 일상, 자료로 말하다: 합과-민국4년 陳모모 合夥 議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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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4년 陳모모 合夥 議字                                                 강서성,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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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立合夥議字人陳△△、 △△、 △△△, 竊念人須輔助, 事藉匡勷原非獨力有可兼司者。 △△△、 △△△等志同道合, 於民國四年陰曆四月, 在樟樹鎮礄上開設洪興米鋪各出資本足鈔肆百串文倘鋪中轉運不濟, △△△、 △△△等會同相商, 各自加資本, 皆矢斷金之志, 各存攻石之心竭力經營, 無分爾我秉心正直, 忘卻公私三年澈底澄清, 通盤清算如有盈餘, 或分用以贍家, 或仍留以作本恐後無憑, 立此合同議約三張, 各執一張收存爲據

 

憑中 △△△ △△△ △△△ △△△

民國乙卯四年陰曆四月日立合夥議約 △△△ △△△

 

 

번역

合夥議字를 작성하는 ○○○○○ 등은 사람은 서로 도와야만 일을 성취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두가 함께 해야 비로소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 등은 지향하는 바가 일치하여 민국 4년 음력 4월에 각각 400씩 내어 함께 江西省 清江縣 樟樹鎮橋洪興米鋪를 열기로 약정하였다. 만약 점포 경영이 악화된다면 ○○○ 등이 함께 의논하여 각자 투자금액을 늘리고, 이로써 모두 쇠도 자를 굳은 뜻을 맹세하고 각자 금석과 같은 마음을 보존하도록 힘쓴다. 모두 전력을 다해 경영하고 너와 나를 나누지 않으며 정직한 마음을 견지하고 공과 사의 경계를 잊는다. 3년 후 점포의 자산 상황을 확실히 결산할 것이며 만약 이익이 남는다면 각자에게 나눠주거나 혹은 洪興米鋪에 자본금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후에 증거가 없을 것을 염려하여 이 계약서를 작성하니 각자 한 장씩 가져가 증거로 보관하도록 한다.

 

중개인 ○○○

민국 을묘 4년 음력 4△△△ △△△가 합과 의약을 작성함

 

해설

본 계약서는 합과의자(合夥議字)’, 즉 합과 계약서 초고이다. ‘의자(議字)는 다른 말로 윤의자(允議字)라고도 하는데, 정식 계약문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작성하는 초고를 말한다. 이 때문에 본 의자에는 계약 당사자들의 진짜 성명은 쓰지 않고 대신에 △△△의 형식으로 대체했다. 후에 정식으로 서명할 때 이 의자를 다시 필사한 뒤 계약 당사자들의 성명을 기입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정식 계약을 맺기 전에 의자 형식의 문건을 작성하는 이유는 초고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계약 당사자들이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약서의 내용을 좀 더 세심하게 고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초고를 작성한 후에 다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면 계약서가 법률문서로서의 규범성과 정확성을 갖추어 계약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상업 관례에서 필요한 절차였다.


합과 계약의 주요내용은 합과인의 출자액, 점유한 지분, 이윤분배 방식 등의 사항을 약정하는 것으로 주로 지분의 참여, 반환, 양도 등의 내용을 다룬다. 본 계약서에도 상업 합과 자본의 기본원칙이 나타나 있는데, 출자자가 모두 각각 400환(串)씩 동일한 자본을 투자하여 점포를 개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만약 점포 경영이 악화되어 자본을 더 투입해야 한다면 각 합과인이 동일하게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합과 당사자들은 합과를 조직할 때 협의를 통해 서로 신의와 결속력을 형성할 필요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이 계약에서도 각 합과인들 간의 결속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모두 함께 노력하고자 하는 사업적 결단을 꾀하고 있다. 상업 합작의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각자 한 마음 한 뜻으로 공동의 목표를 두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쇠도 자를 굳은 뜻을 맹세하고 각기 금석과 같이 단단한 마음을 갖는다는 문구를 명시하고 있다.


【중국인의 일상 : 자료로 말하다 9



                                                                          손승희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연구교수


                                      
 



출처: 손승희, 『민간계약문서에 투영된 중국인의 경제생활 - 합과와 대차, 인터북스, 2019, 42-44쪽에 수록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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