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ISSN 2508-2884 (Online)

시사&테마
9월호
농민공 감소 시대, 부유하기 전에 늙어버린 농민공? _ 윤종석
프린트 복사 페이스북

윤종석1.png


20214,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농민공모니터링조사보고(2020年农民工监测调查报告)를 통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020년 농민공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민공 수의 증가폭이 둔화된 것은 장기적인 추세라 할 수 있지만, 이른바 '농민공 감소 시대'의 등장은 대규모의 노동력을 염가에 제공해왔던 사회적 토대의 어떤 변화를 예고해주는 것일까?

 

2020, 농민공 감소의 주요 측면과 요인

 

2020년 농민공 총 수는 28560만 명으로 전년대비 517만 명이 감소했다. 2008'농민공모니터링조사'(매년 시행)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감소한 바지만, 최근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일정정도는 예견된 바이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방역이 일자리와 인구이동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직접적인 원인이라 하겠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통해 그 변화를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규모

(만 명)

농민공

22542

22978

24223

25278

26261

26894

27395

27747

28171

28652

28836

29077

28560

외출농민공

14041

14533

15335

15863

16336

16610

16821

16903

16953

17185

17266

17425

16959

증가

속도

(%)

농민공

 

1.93

5.42

4.36

3.89

2.41

1.86

1.28

1.53

1.71

0.64

0.84

-1.78

외출농민공

 

3.50

5.52

3.44

2.98

1.68

1.27

0.49

0.30

1.37

0.47

0.92

-2.67

표 1. 농민공 수의 변화 (2008-2020)

 

이번 농민공 감소는 대부분 외출농민공, 특히 성() 단위를 넘어 이주한 농민공 수의 감소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외출농민공보다 본지농민공의 증가세가 더 높았던 추세와 어긋나지는 않는다. 2020년 감소한 517만 명 중 외출농민공의 감소가 466만 명, 그 중에서도 성 단위를 넘어 이주한 농민공의 감소가 456만 명을 차지했다. 또한 연말 도시에 거주중인 농민공(进城农民工)399만 명 감소한 13101만 명을 기록했는데, 2016년 이후 조사된 이래 그 비중과 규모가 지속 감소해왔던 바가 이번에도 드러났다.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19-20

증가량(만 명)

증가폭(%)

유출

지역
(输出地)

(만 명)

동부지구

10300

10400

10430

10410

10416

10124

-292

-2.8

중부지구

9174

9279

9450

9538

9619

9447

-172

-1.8

서부지구

7378

7563

7814

7918

8051

8034

-17

-0.2

동북지구

895

929

958

970

991

955

-36

-3.6

유입

지역
(输入地)

(만 명)

동부지구

16008

15960

15993

15808

15700

15132

-568

-3.6

중부지구

5599

5746

5912

6051

6223

6227

4

0.1

서부지구

5209

5484

5754

5993

6173

6279

106

1.7

동북지구

859

904

914

905

895

853

-42

-4.7

기타지구

72

77

79

79

86

69

-17

-19.8

표 2. 유출지역/유입지역으로 보는 농민공 수의 변화(2015-2020)
  

지역 차원으로 볼 때, 동부지역의 농민공 수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고 서부지구는 오히려 106만 명 증가했는데, 여전히 과반수 이상(53%)의 농민공은 경제가 더욱 발전한 동부지구에 거주하고 있지만 중·서부지구로 향하는 바가 증가해온 최근 추세도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동부지구는 2015년 이후 유출/유입 모든 면에서 농민공 수가 감소세를 이어왔던 데 반해, ·서부지역은 유출/유입이 모두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단 점이 드러난다.

    

유출지역
(输出地)

농민공 전체

(A)

본지 농민공

(A-B)

외출농민공 규모

외출농민공 비율

전체

(B)

성간

(跨省)

성내

(省内)

전체

성간

(跨省)

성내

(省内)

동부지구

10124

5500

4624

719

3905

100.0

15.5

84.5

중부지구

9447

3237

6210

3593

2617

100.0

57.9

42.1

서부지구

8034

2544

5490

2557

2933

100.0

46.6

53.4

동북지구

955

320

635

183

452

100.0

28.8

71.2

합계

28560

11601

16959

7052

9907

100.0

41.6

58.4

표 3. 지역별 농민공의 구성(2020)

 

2020년 통계를 보면, 지역간/내 이동의 양상을 엿볼 수 있다. 외출농민공이 호적소재지인 향·진단위를 넘어선 이동을 추산한다면, 성간/성내 구분은 호적소재지인 성 단위를 넘어서서 고향·가족과 보다 장시간의 분리를 보여준다. 동부지구는 가장 많은 농민공의 유출지이자 유입지지만 대체로 자신의 호적이 있는 성 단위 내에서 이동을 하는 반면, ·서부 지구는 자신의 성/지구 단위를 넘어 장시간·장거리의 이동을 하는 경향이 더 높다. 비록 동부지구의 농민공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하더라도, 경제발전의 격차에 따른 전체적인 유출-유입 구조는 거시적으로 여전히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 농민공?

 

2020'농민공 감소시대'의 등장에는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구고령화 추세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진단된다. 농민공의 평균 연령은 200834세에서 202041.4세로 크게 증가해왔고, 200816-30세가 전체의 46%를 차지한 반면 202040세 이상이 과반수(50.9%)를 차지했다. 2020년 현재, 30세 이하의 비중은 22.7%지만, 31-40세가 26.7%, 41-50세가 24.2%, 50세 이상이 26.4%를 차지하고 있다.


 

2010

2020

비율(%)

규모(만 명)

비율(%)

규모(만 명)

16-20

6.5

1574

1.6

457

21-30

35.9

8696

21.1

6026

31-40

23.5

5692

26.7

7626

41-50

21.2

5135

24.2

6912

50세 이상

12.9

3125

26.4

7540

표 4. 농민공 연령구조의 변화(2010, 2020년 비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농민공 감소 시대''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未富先老) 농민공의 고령화란 사회적 문제를 제기한다. 2020년의 연령구조는 10년 전과 비교해본다면 바로 세대간 차이뿐만 아니라 동일 세대의 변화 또한 추적할 수 있다. 확실히 30세 이하의 청년농민공은 수와 비율 모두 크게 감소했던 바는 인구구조 및 사회적 환경의 변화와도 관련된다. 하지만 201030대와 40대 농민공의 수가 10년이 지난 2020년 규모와 비율이 모두 증가했단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농민공 감소 시대'에도 고령 농민공은 증가하는 추세다. 보다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저임금에도 고된 일을 도맡아 '경제기적'을 뒷받침해왔던 청년 농민공의 상당수는 돈을 벌어 자기 사업과 안정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여전히 농민공의 처지에서 고된 일을 수행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농민공의 인적자본 수준은 점진적으로 개선되어왔다. 특히, 학력 측면에서 볼 때 여전히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갖춘 농민공이 전체의 71.1%를 차지하지만, 고교 졸업 이상이 16.7%, 전문대 졸 이상이 12.2%를 차지한다. 아울러, 2020년 보고는 도시에 진입한 농민공 자녀의 의무교육 수혜 수준 또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도시 진입 농민공 중 41.4%가 현 거주도시의 "본지인"(本地人)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는데, 도시규모가 작을수록 귀속감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주는 등 현지 사회 융합의 측면 또한 점진적으로 개선을 보이고 있다.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 고령 농민공의 상당수는 여전히 취약한 사회안전망 하에서 자신의 노동을 통한 소득만이 거의 유일한 선택지로 보인다. "늙었지만 쉬지 않는"(老而不休) 농촌의 전통이 '미덕'으로 칭송되며 쉬기보다는 일하기를 강요받는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일이든 소일거리든 찾아나서는 고령 농민공의 문제는 사회안전망 보완 및 가족구조의 변동과 관련하여 더욱 많은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청년/신세대 농민공, 농민공의 자녀 등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고령 농민공의 양로와 사회보장 문제, 소외와 심적·신체적 건강 문제, 이들이 여전히 맡고 있는 상당한 고된 일자리의 문제 등은 이른바 '농민공 감소 시대'의 짙은 그림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윤종석 _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 이 글에서 사용한 표와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한 것으로,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 1. 知乎

표 1. 중국국가통계국의 각 년도 농민공모니터링조사보고를 종합 정리

표 2. 2020 농민공모니터링조사보고

표 3. 2020 농민공모니터링조사보고를 참고하여 표 작성.

표 4. 2020 농민공모니터링조사보고를 참고하여 표 작성.


프린트 복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