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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현장&공간
8월호
학술원 신간 소개: 『한반도 화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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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송승석·송우창(宋伍强정은주 편저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 기획, 인터북스, 2019


한반도화교사전 편찬의 경위는 이러하다. 중국,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지서 편찬된 화교사전은 그 수가 적지 않다. 전세계 화교화인을 시야에 넣어 편찬한 각각의 특징이 있는 사전들이다. 그런데 한반도화교 관련 내용은 매우 빈약할 뿐 아니라 잘못된 내용도 적지 않았다. 한반도화교 관련 참고 문헌은 1991년 중국 북경의 화교출판공사에서 출판된 조선화교사라는 책이다. 이 연구서는 기존의 한반도화교의 연구성과를 훨씬 뛰어넘는 역작이다. 그러나 이 책 출판 후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지서 한반도화교 관련 연구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이러한 연구성과는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진보하는 시기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한반도화교 관련 역사적 사실이 하나 둘 밝혀졌다. 기존의 화교 사전은 이러한 풍부한 연구성과를 담아내지 못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화교사전 편찬은 이러한 기존의 화교사전의 한계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함이 시발점이었다.


한반도화교18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거주 중국 국적을 보유한 중국인을 말한다. 근대의 조선화교, 현대의 한국화교와 북한화교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사전은 근현대 한반도화교 140여년의 발자취를 담아낸 국내외 최초의 시도이자 작품이다. 이 사전이 수록한 표제어는 1,648개이다. 조선화교 관련 주제어는 1,063(전체의 64.6%), 한국화교는 271(16.4%), 북한화교는 241(14.6%), 화교 일반은 73(4.4%)이다. 주제어를 내용별로 분류하면, 화교 상점·회사·중화요리점이 전체의 31%, 화교 인물 및 한반도 주재 중국 외교관이 30%, , 화교의 사회단체 11.1%, 화교학교 6.9%의 순이다. 나머지 19%는 한반도화교 관련 중요 사건, 조약, 법률, 법령, 명령 등이다.


해방 후 조선화교는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화교와 북한화교로 분단되어 한반도의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살아왔다. 남북분단 체제 하에서 한국화교와 북한화교는 남북 체제의 차이와 한국과 대만,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에 규정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이 사전은 이러한 남북한 화교의 차이를 넘어서 양 지역의 화교를 하나의 토대 위에서 통일적으로 정리해 냈다. 특히, 북한화교 관련 내용은 북한화교 출신 중국 광동외어외무대학의 송우창 교수가 직접 쓴 것이어서 그 자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중국 대륙에서 이주한 한반도화교는 한반도의 정치적, 사회경제적 원인으로 인해 중국, 대만, 미국 등 전세계로 재이주 했다. 현재 한반도 거주 노화교(근대시기부터 거주해 온 화교)의 인구는 한국화교가 15,000, 북한화교가 3,000명으로 2만명도 되지 못한다. 그러나 타국 및 지역으로 재이주한 화교는 이보다 10배 정도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반도화교는 재이주한 지역에서 사회단체를 조직하여 활발한 사회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반도화교는 우리 안의 타자로서 지난 140여년간 한반도의 역사,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따라서 한반도화교의 역사는 화교사뿐 아니라 근현대 동아시아사, 이민사, 중국사, 한국사, 북한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한반도화교의 시각에서 바라본 근현대 동아시아사, 한국사, 북한사는 어떠할까? 이 사전은 일국사와 자국민 중심주의에 근거한 역사상과 다른 모습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전은 단순히 한반도화교만을 담은 사전이 아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로 미궁에 빠진 한반도 평화통일의 현국면에서 이 사전은 북한과 중국을 올바르게 그리고 심도 있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반도화교사전 편찬에 참가를 요청하지 못한 훌륭한 연구자가 많이 있었고, 그러한 연구자의 일부 연구성과는 중요한 부분 만 출처를 밝히고 포함시켰다. 앞으로 한반도화교사전은 증보판을 펴낼 계획이다. 그때는 한반도화교 관련 국내외의 연구자를 모두 모두 참가시켜 보다 알찬 내용으로 업데이트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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