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는 인문한국(HK) 중국관행연구사업단의 주관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한‧중 인문유대’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안의 틀을 모색하고자 2013년 7월 1일(월) “한‧중 인문유대 강화방안 모색 초청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13:30부터 15:30까지 쉐라톤인천 호텔 4층 오키드 룸에서 개최된 이 좌담회에서는, 신용권 인천대 HK사업단장의 사회로 최성을 인천대 총장의 축사에 이어, 인천대 안치영, 장호준 교수가 ‘한·중 인문유대의 방향과 방안’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진행하였으며, 이에 대해 신정승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타 소장(前 주중 대사), 김광억 연세대 석좌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최원식 인하대 인문학부 교수(서남포럼 운영위원장),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등이 특별 초청되어 토론에 나섰다.
기조 발제를 맡은 안치영, 장호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합의한 공동선언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인 ‘한·중 인문유대’가 역사적, 문화적 유대감이라는 무형의 공공외교 자산을 활용함으로써 양국이 ‘공존과 발전의 동반자’로서의 상호인식을 구체화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적 접근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한국과 중국이 기존에 실시해 왔던 다양한 인문교류 방식과의 비교를 통해, 이번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인문유대는 수천 년 간의 인문적 교류를 통해 형성된 한·중관계의 특수성을 전제로 한 보다 심화된 형태의 관계가 될 것이라 진단하였다. 이와 함께, 양국의 과거의 경험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포괄하여 인문유대를 추진할 수 있는 영역으로, 민간교류사, 근대화 경험과 발전모델, 문화유산 등과 관련된 학술 부문에서의 공동조사 및 연구협력, 기존에 체결된 양국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결연관계를 심화 발전시킬 수 있는 지방도시간 교류, 그리고 청소년 역사문화 기행 및 한·중 인문학 후속세대 양성을 포함한 청소년・교육 부문에서의 교류 강화를 제시하였다. 또 인문유대 개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미완성의 개념이므로 한중간에 지속적 논의와 구체적 방안 개발이 필요하며, 국가간 공식적 협의체뿐 아니라 비공식적 협의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진정한 소통에 기반한 유대를 만들어나갈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토론에 나선 신정승 전 주중대사는 한중 인문유대의 배경과 전략적 가치, 동아시아 및 국제 관계에서의 영향력과 관련하여, 국가 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우호적 감정과 이해라는 굳건한 바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중국이 서구의 사상이나 가치관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한국과의 인문교류를 확대하면서 동양적 가치관을 함께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생각이 있고 한국과의 동반자관계를 강조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문유대는 매우 적절한 방안이며,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였다.
김광억 교수는 중국과의 문화교류가 그동안 계속 국내에서 제기되어왔지만 이번에 최초로 정상회담에서 논의되고 한중인문교류공동위원회 설치가 합의된 것은 이제 경제 일변도의 교류에서 벗어나 문화로 갈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였다. 인문유대는 한‧중 양국 문화의 ‘공통성’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유사성’, 그리고 더 나아가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으며, 국가를 넘어서는 공동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발굴로 나아갈 때 비로소 양국간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일례로 서해조업문제도 생태자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에 대한 합의에서 접근하고, 북핵문제도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문제에서 접근을 하는 방식으로 원대한 공동의 가치 실천을 추구한다면, 인문유대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문명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원식 교수는 한중 인문유대를 ‘동아시아공동체론’과의 관계 속에서 재조명하면서, 한・중이 공통성보다는 서로 철저히 다르다는 데 대한 ‘차이의 인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이 차이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 ‘한‧중 인문유대’가 반북 연대, 반일 연대와 같이 다른 국가를 겨냥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되며,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화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중 인문유대’가 인간다움의 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데 한중이 노력해야 하며, ‘문화’를 ‘국가’보다 우선하는 가치로 보는 문화국가적 가치관에 기반한 유대가 될 때 비로소 국가주의로 인한 갈등과 분쟁의 역사를 넘어서는 평화와 공존의 동아시아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중 인문유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배 원장은 인문유대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활용 방안 및 지방도시간 교류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한‧중 인문유대’가 혐한문제, 탈북자 문제, 조선족 문제 등 양국 간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고, 한중의 행정 시스템의 차이에 대한 근본적인 고려가 필요할 것이며 경제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문화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간 지역의 고유 자산을 관광상품화하는 데에만 치중하기보다 유산의 보존방안에 대한 공동협력이 필요하며, 중국과의 관계에만 지나치게 치중하기보다 한자문화권인 일본, 베트남을 포함해서 균형적 시각을 가지고 인문유대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