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2018년 6월 29일 중공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젊은 간부 선발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루어졌다. 18차 당대회가 열린지 겨우 8개월여만이다. <신시대 요구에 부응하여 우수한 젊은 간부를 힘써 발견, 배양, 선발하는 데 대한 의견(關於適應新時代要求大力發現培養選拔優秀年輕幹部的意見)>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젊은 간부로의 세대교체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회의는 “우수한 젊은 간부의 발견, 배양, 선발이 지도 그룹과 간부 대오 건설을 강화하는 기초이고, 당의 후계 사업과 국가의 장기 안정에 관련된 중대한 전략 임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서 “좋은 간부 표준을 구체화하고, 연령 편향을 타파하며, 예비 간부 업무를 개선하고, 간부 성장 경로를 최적화하며 일상적인 간부 배치 목표를 실천하여 젊은 간부들이 현저한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연령 편향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이다. 즉 기존 관행에서 한 발 나아가 연령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있고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젊은 간부들을 소환하여 후계 간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젊은 간부 업무의 제도화(制度化), 규범화(規範化), 일상화(常態化)를 제기했으며 젊은 간부의 선발(選拔), 배양(培育), 관리(管理), 쓰임(使用)의 종합적이고 영속적인 젊은 간부 관리시스템의 정비를 제안했다.
정치국 회의에서 젊은 간부의 발견과 배양, 선발을 언급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전국조직공작회의(全國組織工作會議)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다시 젊은 간부 중시 의중과 함께 어떤 간부들이 젊은 간부인지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했다. 우수하고 젊은 간부는 ①당에 충성하는 간부이며, ②충분한 능력(本領)을 가져야 하며, ③정직과 성실을 신조로 갖고 있어야 하고, ④한 단계 한 단계를 밟고 올라온 사람이고, 그래서 과감하게 ⑤책임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이고, ⑥어려운 환경을 헤쳐 온 사람이다. 여러 요건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특히 강조하는 것이 바로 ‘기층경험’이다.
시진핑 주석은 “간부는 풍부한 기층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야 훨씬 더 좋은 군중에 대한 관점을 수립할 수 있고,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 수 있으며, 인민의 수요가 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실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각 방면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쌓고 업무 능력과 재능을 높이는 것이 일을 잘 하는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이러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젊은 지도자를 후계그룹으로 뽑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례로 간부를 선발하는데 추천(推薦), 현지조사(考察), 지명(提名)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현지 조사를 위한 조사팀이 꾸려지고 전국 각 지역과 부문에 파견하여 간부 조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추려진 예비 간부들은 정치국에 보내지고 정치국에서는 관련 인선의 예비 명단을 선정하여 관련 기관이나 조직에 이첩한다. 중앙위원 인사나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인사, 국무원 인사 등이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중요한 단계가 바로 전국에 파견되는 현지조사팀에 관련 인사들이 어떤 내용으로 스크린 되느냐이다. 예컨대 18대 중앙위원을 선발하기 위해서 1년 동안 68개 현지조사팀(考察組)을 운용한 적도 있다. 이런 과정은 정치국이나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지도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인선 과정에서 사실상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파견되는 지역과 단위는 충원되는 간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위원의 경우 31개 성급 당위원회와 행정기관, 중앙국가기관, 중앙금융기구, 베이징 소재 중앙직속기업 등이 우선 고려대상이다. 이 말은 이들 지역이나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부들이 중앙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 가운데 으뜸은 바로 31개 성급 지방정부이다. 시진핑 주석은 기층경험, 특히 지방정부 경험을 중시한다. 그 자신이 지방 일선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상은 반드시 지방에서 나오고, 맹장은 반드시 병졸 중에서 나온다(宰相必起於州部, 猛將必發於卒)”는 확신을 갖고 지방정부 간부들을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부주석으로 재직하던 양진보(楊晉柏)가 베이징 최연소 부시장으로 수도에 입성했다. 이 외에도 지난 두 달여 동안 1970년대에 출생한 이른바 ‘70후’ 13명의 부성급(副省級) 간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러한 간부의 연경화(年輕化) 추세는 시진핑 주석의 권력 연장과 맞물려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후계문제를 고리로 충성 경쟁을 유도할 수 있고, 세대 교체를 통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젊은 간부들의 파격적인 선발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수혜는 당연히 세대정치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70후’들이다. ‘연령 편향’을 타파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강할수록 ‘70후’의 입지는 넓어지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39살에 중앙후보위원이 된 것에 비하면 사실 ‘70후’도 아직 빠른 것은 아니다. 심지어 ‘70후’ 가운데 중앙위원은 아직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중앙 현지조사팀(考察組)이 중시하는 31개 성급 당정기관, 중앙국가기관, 중앙금융기관, 중앙직속 국유기업 등에서 골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의지만 발동된다면 언제든지 깜짝 발탁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성장과 발전이 최근 코로나19를 기회로 눈에 띄게 부상하고 있다. 단계별 성장이라는 전통적인 접근과 깜짝 발탁이라는 시진핑식 접근에 시진핑 주석이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중국정치의 세대교체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70후’를 지켜보고 있고, ‘70후’들의 시선도 점점 시진핑 주석을 향하고 있다.
양갑용 _ 국가안보전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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