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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시사&테마
3월호
글로벌 가치사슬을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_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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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적 불안을 겪었던 중국은 1단계 미중 무역분쟁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발생으로 더 큰 혼란에 빠져있다. 지난 217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코로나19의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매년 3월 초 개최되는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개최를 연기할 것에 대한 안건을 올렸고 224일 심의를 거쳐 올해 양회 개최를 연기하기로 했다. 양회를 개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양회 개최가 연기되면서 주요 경제 행사인 보아오 포럼의 개최도 연기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20224일 기준으로 코로나19의 중국 내 확진자 수는 77,262, 사망자수는 2,595명에 달해 2002-2003년 홍콩에서 발병하여 중국 전역을 공포에 몰았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사망한 650명보다 약 4배에 이른다. 현재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코로나19는 사스 때보다 인명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될 무렵 중국정부는 124일에서 30일까지였던 춘절 연휴 기간을 23일로 연장하여 인적 이동을 제한하였고 교통을 통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 중국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한 타격이 사스 때보다 더 심각한 원인 중 하나로 경제성장과 더불어 발달된 인프라 시설을 꼽는다. 20034,789억 명이었던 고속철도 이용객수는 201914,706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항공 이용객수는 12,630억 명에서 11,705억 명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사람 간 이동 빈도가 높아지고 이동 범위가 매우 광범위 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은 중국의 9개성과 연결되고, 5대륙으로 통하는 직항이 있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바이러스가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교통운수부는 우한시를 오가는 교통수단을 전면 중단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정부의 조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투트랙으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다. 우선 중앙정부의 조치로 국무원은 춘철 연휴기간을 130일에서 22일로 연기시켰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교통운수부는 우한시를 오가는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을 중단시켰고, 중국해관은 방역 관련 의약품과 의료용품을 우선 통관시키고 수속절차를 나중에 처리하도록 하였고, 재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과 개인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중앙정부의 조치가 있었다. 지방정부에서는 중앙정부의 조치 하에 각 지역에 적합한 실행안을 발표하여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관리를 담당하는 지방정부의 행정 기관에서 정한 기준이 상이하여 조업 중지 후 재개 기준, 물류·운송 통제 방법, 통관조치 등도 다르게 관리되고 있다. 예컨대 국무원이 22일까지 춘절 연휴기간을 연기한 것에 대해 광둥성을 비롯하여 산둥성, 장쑤성, 저장성 등은 210, 후베이성은 21, 톈진시는 선별적인 허용을 하는 등 지역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고 지역별, 업종별 조업 재개 시기도 실제 다르게 시행되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은 결국 내수 소비 증가로 중국의 경제성장 동력을 전환하려는 중국정부 정책과 성장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는 20201,2월 대외무역 증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합리적인 구간을 유지할 것이고 코로나19가 대외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주요 국제기관들의 예상은 다소 다르다. IMF2020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6%에서 5.6%로 하향 조정하였고, S&P5.7%에서 5%, HSBC5.8%에서 4.1%로 하락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하락으로 글로벌 가치사슬도 변화될 것이라 예상된다. 사스가 발생했던 2003년 당시 중국의 GDP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4.3%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16.3%로 증가하였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상품 교역의 비중도 5%에서 10%로 확대되었다. 중국이 제조강국에서 소비강국으로의 경제성장 전략을 전환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생산업체의 조업 가동 중단 조치는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분업구조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국가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관세율이 증가했을 때에도 글로벌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하기도 했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의 조업 중단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이는 미중 무역분쟁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무역분쟁은 생산 기지의 이전 혹은 거래 비용의 상승이 있을 뿐 공급이 중단되는 우려를 야기하지는 않았었지만 이번 사태는 중국 내 생산업체의 조업이 중단되고 운송과 통관이 지연되면서 중국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하는 업체들의 2차 생산에 차질을 발생시켰다. 생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이나 인도로 이전한 업체도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생산지를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했다 하더라도 원자재나 부품소재를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는 글로벌 밸류체인의 틀 안에 있는 경우라면 결국 중국에서의 공급 차질로 생산이 지연되는 현상은 정도의 차이일 뿐 결국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전자기기, 자동차, 기계, 화학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에서 조업 중단 조치 이후 소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듯 중국 상무부는 223방역 작업을 잘해간다는 전제하에 상업 분야의 기업이 순차적으로 생산을 재개하는 것에 관한 통지關於在做好防疫工作的前提下推動商務領域企業有序複工複產的通知를 발표하여 대외무역 분야의 안정을 위해 공급사슬에서의 중점지역을 우선 보장하고, 선두업체의 조업 재개, 상하위 각 분야의 협력 강화 그리고 공급사슬의 원활한 가동을 보장하도록 하였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인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으며, 향후 글로벌 공급처의 다변화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안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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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_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사무관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https://voice.baidu.com/act/newpneumonia/newpneumonia/?from=osari_pc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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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개인 견해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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