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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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가 줄지어 서있는 베이징현대 1공장 (연합뉴스 2019.3.23)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었으나, 한국차의 부진이 두드러져..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가 계속된 판매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세가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 베이징현대(北京现代) 자동차의 1공장이 문을 닫더니, 6월에는 동펑위에다기아(东风悦达起亚) 자동차의 옌청(江苏省 盐城) 1공장마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의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7년부터 시작된 미ㆍ중간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침체되면서 자동차 판매도 영향을 받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 감소된 2,808만대(그 중 승용차는 2,377만대)로, 이는 30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바뀐 것으로 업계에서는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9년 들어서도 상황이 호전되지 못하고, 미국의 중국 화웨이 통신설비의 구매 금지 조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의 관세 부과 등 양국간의 갈등 심화로, 자동차 판매량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나 줄어들었다.
업체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많이 감소되었으나, 지리(吉利), 치루이(奇瑞), 비야디(比亚迪) 자동차 등 로컬의 대표업체들과 일본계 합작업체가 선전하고 있는 반면, 한국 자동차, 특히 현대 자동차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 기아 자동차는 2017년 사드문제가 해결되면서 2018년에 판매량이 조금 회복되었으나 2019년 들어서는 다시 판매량이 급감하여 현대차의 경우 지난 5월에는 -40% 감소, 누계로는 -25%나 빠져 시장 평균에 훨씬 밑돌고 있다. 기아 자동차도 5월에 -24%, 누계로 -11% 감소된 모습이다.
중국 주요 승용차 업계 판매량 추이 (단위 : 만대/전년 대비 증감 %)
순위 | 업체 | 회사 형태 | 2017년 판매 | 2018년 판매 | 2019년1-5 | 동기대비 | |
1 | 상하이폭스바겐 | 합작/독일 | 206/3.0 | 206/0% | 77 | -9 | |
2 | 이치폭스바겐 | 합작/독일 | 196/4.8 | 204/4.8 | 72 | -14 | |
3 | 상하이지엠 | 합작/미국 | 200/6.4 | 197/-1.5 | 69 | -15 | |
4 | 상하이지엠우링 | 합작/미국 | 189/0.5 | 166/-12.3 | 49 | -35 | |
5 | 지리자동차 | 로컬/민영 | 125/60.2 | 150/20.3 | 56 | -12 | |
6 | 동펑닛산 | 합작/일본 | 125/11.6 | 130/4.0 | 48 | -4 | |
7 | 창청자동차 | 로컬/민영 | 95/-2.1 | 92/-3.7 | 37 | 5 | |
8 | 창안자동차 | 로컬 | 113/-7.4 | 87/-22.5 | 31 | -27 | |
9 | 베이징현대 | 합작/한국 | 79/-30.7 | 79/0 | 22 | -25 | |
10 | 광저우혼다 | 합작/일본 | 70/9.4 | 74/5.0 | 32 | 18 | |
15 | 치루이자동차 | 로컬 | 56/-3.4 | 57/2.4 | 21 | 1 | |
17 | 비야디자동차 | 로컬/민영 | 41/-18.0 | 50/22.5 | 19 | 1 | |
21 | 동펑위에다기아 | 합작/한국 | 36/-44.6 | 37/2.8 | 13 | -11 | |
| 시장 합계 | | 2,471/1.7 | 2,377/-3.8 | 841 | -15 |
자료 출처 : Marklines, 东方信邦
현대, 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은 중국 시장에 동반 진출했던 많은 부품 협력사들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량 감소 및 중국 로컬부품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채산성이 악화되어 지속적인 운영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 계열의 주요 부품 공급회사인 만도 그룹도 만도 차이나가 2018년 하반기부터 영업 적자로 돌아서자 최근 임원 20%를 줄이는 것을 포함,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 자동차 판매 부진의 원인
그러면 한국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일까? 2016년 사드 문제 발생 이전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여 시장에서 5, 6위권, 기아차도 60만대 이상을 판매하여 10, 11위권으로 한국계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8~9%선에 육박하였다. 당시 한국차는 참신한 모델, 우수한 품질에 서구 외자업체 모델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한편 일본 자동차는 2012년 중국과의 센가쿠 열도 (중국은 댜오위따오 钓鱼岛) 영토 분쟁으로 인하여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이 일어나 판매 부진으로 수년간 고전하고 있던 때였다. 따라서 한국차는 중국 시장에서 외자 합작업체 대비 높은 가성비로 상당히 견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시작되자 한국차 판매는 직격탄을 맞아 전년 대비 30~45% 판매량이 급감하였다. 그런데 중국의 사드 보복도 끝나고 1년이 경과하였는데도 판매가 회복되지 않고 왜 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까? 그 원인을 생각해 보면 지난 2~3년간의 시장 환경 변화, 즉 중국 로컬자동차는 굴기하고 한국 자동차의 경쟁력이 현저히 약화된 것이 주원인이라 생각된다. 제품력, 가격 경쟁력 및 브랜드 파워 등 기본적인 경쟁력 약화가 주원인이고, 환경적 요인으로는 중국내에서 근래 약화된 한국의 위상을 들 수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주수요 모델이 SUV인데 한국차는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적기에 내지 못하고, 기존 모델도 업그레이드가 너무 늦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장 및 옵션 부분에서도 로컬 자동차보다 나은 것이 없고, 동급 유사 사양의 로컬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약하니 한국차를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차는 높아진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도 약해진 것이 근본 원인이고, 한마디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로컬업체 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를 선진 외국 브랜드만큼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한동안 한류 바람으로 한국 제품이나 브랜드가 상당히 인기가 있었으나 이는 가성비에 의한 것으로, 브랜드 포지션은 선진 외국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 사이에 끼어 어중간한 위치이다. 그리고 G2로 굴기하고 있는 중국 대비 약화되고 있는 한국의 위상이 한국 기업 및 제품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자동차, 스마트폰, 전자 제품을 비롯, 각종 소비재 제품, 그리고 심지어는 식음료업까지 중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내 사업 환경이 악화되자 중국의 공장을 동남아로 이전하는 한국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황 돌파 및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지금 중국 시장에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주요 시장이고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계속 성장시켜야 할 전략시장이다. 기본적으로는 한국차의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현지화, 그리고 중국 자동차 산업 및 시장의 전망을 통찰하여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 자동차 시장에 특화된 제품 개발 및 마케팅, 그리고 현지화 운영을 강화하여 중국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특히 미래 친환경 자동차 부분의 기술우위 확보로 브랜드 파워를 상승시키는 데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 유럽 등 선진 국가에서의 시장 동향에 민감하므로, 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판매량, 위상 및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상당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나 메모리 반도체, LG의 전기차 배터리로 대표되는 한국 전자 산업의 강점, 현대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미래 전기차 및 수소 전기차의 기술력, 세계 최초의 5G통신 상용화 환경을 감안한다면, 미래의 이동성(Future Mobility) 세계에서 한국은 충분히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고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되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정부가 산업을 지원하고, 기업도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성공을 위한 전략 및 투자를 계속 한다면 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간과 노력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 时来运转 !(때가 오면 좋은 운이 돌아올 것이다)
손병학_ 전 이래오토모티브, 상하이 GM 고문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https://www.icauto.com.cn/baike/64/645385.html
연합뉴스 2019.3.23 기사
* 이 글은 필자가 최근 출간한 "중국 자동차의 굴기, 한국 자동차는 어디로?"(인터북스, 2019)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수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