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손승희 지음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 / 河北大學 中國社會經濟史硏究所 공동기획
인터북스, 2019
이 책은 명대부터 민국시기까지 합과(合夥)문서를 통해 중국인들의 기업 설립과정에서 발생했던 합과의 성립과 운영 및 자본의 변동 상황에 대해 검토하고, 민간에서 행해졌던 각종 대차문서를 통해 기층사회의 생활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 책은 민간계약문서에 대한 원문 탈초, 번역, 해설만이 아니라 개괄적인 내용과 이론 분석을 덧붙여 합과와 대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책은 인천대 중국학술원과 중국 하북대학 중국사회경제사연구소가 2015년부터 공동으로 자료 발굴 및 연구를 진행해온 국제협력사업의 산물이다.
이 책의 연구대상 중의 하나인 합과 계약서는 동업을 하는 각 주체 사이의 협의 내용을 기재하여 증거로 삼는 법률문서이다. 합과는 민간의 계약관습에 의해 당사자 간의 협의에 의해 성립되었는데, 합과에 대한 법률규정이 없었던 전통시기에 분쟁시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었던 것이 바로 합과 계약서였다. 합과에서 지분을 양도하거나 탈퇴 혹은 해산할 때도 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함으로써 계약 당사자들 간에 상당한 구속력을 확보했던 것이다. 따라서 합과 계약서는 명청시기 이후 국가법과는 별개로 사회규범이 존재했다는 증거이며, 이는 민간질서와 그 내적 원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최적의 소재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주제는 대차문서이다. 민국시기까지도 농민의 궁핍을 일시적이나마 해결해주고 상인들에게는 상업 경영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민간의 대차였다. 즉 민간의 대차는 자금 융통과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경제행위이며, 민간의 사회생활 중에 보편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었다. 따라서 민간 대차는 전통시기 중국 사회경제의 핵심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민간에서 행해졌던 각종 대차문서를 분석함으로써 대략적이나마 기층사회의 생활상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출판은 명대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민간계약 관습과 법 사이에 존재했던 합과의 위치와 그 기업사적 의미를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현재에도 농촌문제는 중국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핵심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근대시기 중국 민간의 대차문제가 개혁개방 이후 농촌 경제와 농민생활 개선 등 농촌 경제체제 개혁을 위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연구라는 점에서도 이 책의 출판은 중국 관련 1차 자료의 접근이 쉽지 않은 국내학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제까지 국내 연구가 미진한 분야의 연구를 개척하고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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