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자료: 上观新闻(2017.05.12), 新华社, 《国家相册》“一带一路”特别节目:大道之行
중국 일대일로 사업은 앞서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에 많이 알려졌고,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 등과의 연계 방안 등과 함께 한국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는 일대일로의 추진 경과와 주요 개념, 파키스탄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일대일로의 특징을 매우 개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대일로의 시작, 2013년
일대일로 구상의 배경이 되는 고대 실크로드는 BC 200년 무렵 시작되었다고 알려져있으며, 현재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구상은 지금부터 약 4~5년 전인 2013년에 제시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Nazarbayev) 대학 강연에서 육상경로인 ‘실크로드경제벨트’ 건설을 제안했고, 같은 해 10월 3일 인도네시아 국회연설에서 해상경로에 해당되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했다. 초기에는 육상 및 해상경로에서 모두 포함된 ‘실크로드(丝绸之路)’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었지만, 이후 ‘육상경로(실크로드경제벨트, 絲綢之路經濟帶)’에서 ‘일대(一带)’를, ‘해상경로(21세기 해상실크로드, 21世纪海上丝绸之路)’에서 ‘일로(一路)’를 따서 ‘일대일로(一带一路)’라는 표현이 만들어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일대일로’ 사업은 시진핑 정권을 대표하는 정책이자 중국의 꿈을 실현시키고자하는 중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대외전략으로 견고하게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일대일로 사업추진의 배경에는 양자 간의 공동이익구조를 지향하는 합작공영(合作共赢, Co-operation and Mutual Growth)이 있다. 2012년 7월 세계평화포럼(World Peace Forum)에서 시진핑 당시 부주석은 합작공영의 개념을 제시했고, 중국과 합작하는 상대국가가 함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윈윈구조는 일대일로가 주변 국가의 호응을 받으며 성장하게 된 매우 주요한 논리로 볼 수 있다.
자료: Chinadaily(2012.07.07.), ‘Xi addressed World Peace Forum’
일대일로의 분야 및 지역적 범위, 5통과 주요 경제회랑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의 주요 분야에 대해서 5통(5通, 5Key Area)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정치, 인프라, 무역, 금융, 문화로 구성되어 있다. 일대일로를 단순한 국제 인프라 개발사업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이 발표한 5통의 내용만 살펴보아도 일대일로는 역내 정치, 경제, 문화, 외교적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복합사업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일대일로가 주요 물류거점과 해당 거점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의 개발로 사업이 출발하기 때문에 국제물류 및 중국이 전면에 내세우는 통상이라는 경제논리가 매우 주요한 위치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일대일로의 지역적 범위는 육상경로인 일대와 해상경로인 일로로 구성되며 많은 연구소, 언론사, 정부기관 등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그 경로는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고 각기 다른 형태를 보인다. 이는 2049년까지 계획된 장기 프로젝트가 이제 막 시작되었기 때문이며, 일대일로가 개방형 사업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일대일로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경로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중국과 주변 국가의 관계구조에서 향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구체적 경로는 가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대일로 사업은 육상과 해상에 걸친 물류인프라 구축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대규모 국가협력 프로젝트의 특징을 갖고 있다. 물류인프라 취약지역에 대한 인프라 구축수요에서 사업추진의 논리가 시작되며, 참여국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국가를 기준으로 57개 국가에서 출발해서 2018년 5월 기준 약 86개 국가로 확대되었다. 또한, 일대일로 사업이 표방하는 합작공영은 중국의 관점에서 중국과 사업 참여국 상호간 윈윈구조가 성립되어야 사업 진행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구조에 따라 사업이 검토, 추진되고, 사업 추진에 따라 다시 관계 구조가 강화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종합적으로 일대일로 사업이 추진될수록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대일로의 개발사례에서 나타나는 사업의 특징
일대일로 개발의 대표적 사례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을 살펴볼 수 있다.
자료: The London Post(2015.09.13), 'China Pakistan Economic Corridor: Gwadar Port'
CPEC를 개발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도의 하단에 보이는 과다르항의 개발과 과다르항에서 출발해 중국 신장 카스지역과 연결되는 물류경로 개발사업으로 볼 수 있다. 파키스탄을 관통하는 인프라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관점에서 CPEC 개발을 통해 매우 큰 국가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떠할까.
자료: 한국일보(2015.04.21), ‘중, 중동 육로연결의 꿈.. 파키스탄에 50조원 투자’
여기에서는 말라카해협 및 말라카딜레마(Malacca Dilemma)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말라카해협은 말레이시아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사이의 좁은 해협이며 수에즈운하, 파나마운하 경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로 간주되고 있다. 말라카 경로가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동서 교역의 최단 항로이기 때문이며, 세계 운송량의 약 20~25%, 중동 원유의 약 50%,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90%가 말라카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중요성으로 말라카해협은 특정 국가의 영해가 아니라 국제수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말라카해협은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기 때문에, 중국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말라카해협을 봉쇄하면 중국의 석유 수입에 큰 차질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2003년 후진타오 주석은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말라카 딜레마의 심각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바 있으며, CPEC는 중국 자원수급경로의 다변화이자 말라카딜레마의 회피경로로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해상운송로는 약 1만5천 킬로미터이고, 파키스탄을 통과하는 육상경로는 약 2천 킬로미터로 거리 단축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CPEC 개발 비용이 2017년 말 기준으로 약 520억 달러(한화 약 56조 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일대일로 물류 경로개발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중국의 국가관계, 자국 중심의 물류경로 확보 등 효율성 외적 요인이 분명히 자리하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에 미국, 일본, 인도 등 주요 강대국의 견제 움직임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합작공영의 논리로 많은 국가들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경제, 정치, 문화 등 마찰이 발생하면 다수의 국가가 사업에 비협조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송민근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상임연구원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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