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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시사&테마
4월호
2024년 정부공작보고: 경기 침체 속에 드러난 중국의 절박함 _ 이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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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경제 상황 평가

   

중국 경제는 20235.2% 성장하면서 목표 5.0%를 초과 달성하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고 불균형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상반기 리오프닝로 인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목표치를 달성한다. 이런 상황을 중국 정부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양회(两会)[정부공작보고]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에 중국 리창 총리는 [보고]를 통해 중대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귀중한 경험을 축적했다(积累了克服重大困难的宝贵经验)”고 언급하면서 2023년 중국경제가 매우 어려웠음을 인정하였다. 일반적으로 [보고]는 낙관적이고 보수적인 내용이 지배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표현은 그만큼 중국 정부에게도 작년이 어려운 시기였다는 점을 잘 드러내었다.

   

2024년의 경제적 의미

   

2024년 중국 경제의 흐름은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첫째, 올해는 중국 정부는 경제를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에서 탈피시켜 정상 수준으로 확고히 올려놓아야 하는 시기이다. 2020년 이후 4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하였고, 작년에 5.2% 성장했다고 하나 2022년 저성장의 기저효과에 힘입은 것이다. 오히려 중국 정부는 일 년 내내 경제위기설에 시달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이런 수년의 경제적 어려움은 정부의 정책 실수로 인한 것이었다는 비판도 거세다. 과도한 코로나 통제와 공동부유 등에 의한 민간기업 통제가 경제를 억압했다는 논리이다. 올해 중국 정부로서는 이런 비판을 맞서 그간의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 둘째, 더 장기적으로 보면, 올해는 2020시진핑 주석이 세운 2035년 중장기 목표(사회주의 현대화 기본 실현)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을 본궤도에 올려 놓아야 하는 시기다. , 시주석은 2035GDP 1인당 GDP2020년 대비 2배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의 달성을 위해서는 2020~3515년간 연평균 4.73%의 성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코로나 발생 이후 4년 동안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기 때문에 이대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2024년의 경제 성과는 그만큼 중요하다.

   

대외적으로 보면, 글로벌 G2이자 최대무역대국으로서 2024년 중국 경제의 향방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경제의 성장이 정점에 다다랐고 앞으로 미국경제를 추월할 수 없다는 피크차이나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2024년 중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크다.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올해 목표치 5%를 달성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률을 방어한다면 이는 지정학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작년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19.9% 감소하면서 수교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 중국 경제가 나아지면서 대중 수출에도 훈풍이 풀지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대중 수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국 제조업 경기 및 수출 경기가 얼마나 회복될지 관심사이다. 이렇듯 대내외적으로 중대차한 시기에, 중국 정부가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어떤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어떠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양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양회를 통해 아래와 같은 경제적 구상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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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정부업무보고의 거시경제 운용 목표와 방향(2022~2024)

  

성장률 5% 설정과 선립후파의 의미

   

우선, 5% 성장률은 정부가 생각하는 경제 잠재성장률의 최하점을 무조건 달성하겠다는 절박함의 표명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현재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5~6%사이로 평가한 적이 있는데, 지난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 아래였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2024년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야 하는 절박함이 있으며 이것이 5% 설정으로 표명된 것이다. 또한, 5% 성장은 사회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한 성장률 수준이다. 성장률이 담보되어야 작년에 어려움을 겪었던 청년실업률(청년실업률) 관리도 가능하다. 작년에 청년실업률 상승에 고심하던 중국 정부는 6(21.4%) 이후 발표를 중단하고 12월에 기준을 바꿔서 다시 발표를 시작하였다(14.9%). 올해도 대학졸업생 1,179만 명이 배출될 예정으로, 최소 1,200만 신규 고용창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 성장률 달성이 필요하다.

   

다만 5%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목표가 아니다. 2024년에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문제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수요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 부채, 대외환경 악화 등이다. IMF 같은 글로벌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을 4.6~4.7%로 예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잠재성장율 최하점인 5%를 목표로 설정하고 이 수준은 무조건 달성하고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등장한 것이 바로 ‘‘이진촉온(以進促穩,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며)’선립후파(先立後破, 먼저 새로운 것을 확립 후 낡은 것 타파)’라는 경제 기조다. , 2024년은 경기부양이 우선이며, 구조조정은 추후로 가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2024년에도 적극적인 부양 정책이 예상되는 반면, 근본적인 문제들은 순연시키는 방식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부양 정책: 재정, 통화, 소비 정책

   

정부는 우선 재정 정책으로 2024년 재정적자율 목표 3%(전년 동일), 적자규모 4.06조 위안(1,800억 증가), 초장기 국채1) 발행 1조 위안(신규), 지방정부의 전용채권 3.9조 위안(전년대비 1,000억 증가), 지방교부금 10.2조 위안(전년대비 1,000억 증가)를 내놓았다. 재정적자율은 변함이 없으나, 지방 특수채, 초장기 국채 등을 통한 지출 확대는 적자율 확대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초장기 국채 1조 위안은 적자율을 0.7%p, 지방 특수채 3.9억 위안은 적자율을 2.9%p 높이는 효과가 있기에, 실질재정적자율 수준은 6.6%로 작년(6.1%)보다 0.5%p 상승하였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달성을 위해선 정부의 확장 재정을 동원한 집중 투자가 관건이기에 재정 정책 강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중앙정부의 국채 발행규모 확대와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상황 전개에 따라 작년처럼 추가 국채를 발행(20231조 위안)하는 등의 추가 옵션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장기적인 의미에서 보면 과잉투자와 비효율적 투자를 피하고 미래 첨단 산업과 관련된 수익성 있는 투자처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신형 인프라로 제시한 5G 기지국, 특고압선, 도시간 고속철·도시 궤도교통, 신에너지차 충전소, 빅데이터 센터, AI, 산업인터넷 등 7대 인프라 분야 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분야에서의 투자가 그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혹은 인프라 투자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통화 정책 방향으로는 안정성을 주로 강조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유연성, 효과성을 강조하면서 다소 적극적으로 갈 것으로 시사하였다. 이미 2024년 양회 이전 2023년 중반~20242월까지 정책금리 LPR 1년물, 5년물, 지급준비율을 각각 두 차례씩 인하하면서 시장에 확장 신호를 주었다.2) 양회 이후에도 실물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유동성 공급과 부동산시장 안정 등을 위해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현재 7% 정도)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적절한 시기에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통화완화가 경제 회복에 별 영향을 못 미친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이미 광의통화(M2)GDP 대비 220% 이상으로 충분히 풀려 있는데, 통화팽창 신용의 상당 부분이 국유은행을 통해 대개 국유 부문에 할당되고 있기에 통화 확대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기업이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을 생산에 활용하지 않고 자산 관리 상품이나 저축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서, 통화량 확대의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글로벌 고금리 상황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하는 자본유출로 인한 환율 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주로 사회융자총액을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구사하면서 정책금리 및 지준율은 시장에 보내는 당국의 시그널로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정책으로는 이구환신(以旧换新)’이 다시 등장하였다. 투자 활성화 및 소비 촉진을 위해 대규모 설비 및 소비재 교체를 구체적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정책은 원래 소비촉진책으로 오래되고 반복된 것으로 2009년 이후 계속 등장했는데, 가전제품, 자동차 교체 시, 신제품 구매시 보조금, 세금 감면하는 것이다. 다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여부. 지속적 소비 진작 효과 미비 등이 지적되었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 새롭게 주목할 점은 단순히 새로운 걸로 바꾸기 보다는 중국이 최근 추진하는 고품질 발전에 연결되는 업그레이드형 교체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 녹색 저탄소 스마트 정보화 기능을 갖춘 제품이나 설비 구매에 초점을 두었다. 즉 수요 촉진(소비, 투자 촉진)과 산업 발전의 목표를 결합시키는 전략이다. 또한, 소비 뿐만 아니라 투자 측면, 즉 제조업 설비 교체도 더불어 강조했다. 이렇게 제조업 설비 및 장비의 세대교체를 촉진하여 제조업의 첨단화 지능화 친환경화 디지털화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대규모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종 생산재의 품질 향상 등 산업 사슬 전반의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 소비 촉진 정책과 제조업 발전 정책을 융합시키는 형태다. 의미 있는 방향이나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떤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진행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총평

   

목표성장률 5%는 중국 정부의 절박함이 드러난 수치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 성장률은 장단기적 의미에서의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감하고 효과적인 재정 투입이 핵심으로 보인다. 올해는 작년 같은 기저 효과, 보복 소비에 의한 높은 소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성장률은 5% 정도로 전체 성장률과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도 부동산 투자 및 민간 기업의 역성장 속에 작년 증가율이 3%에 불과했고 올해도 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4.6% 역성장한 수출 또한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와 미중 분쟁 속에 얼마나 늘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성장은 주로 재정 확장에 기대야할 것이다. 또한, 민간기업의 활력제고. 공동부유 노선 등 정치적 캠페인에 의해 민간의 현저하게 떨어진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유기업의 영역 축소, 시장 진입 허용, 융자/대출 가능성 확대, 소상공인 지원, 공평한 경쟁 보장 등이 말만이 아닌 실제적인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년부터 진행된 정책의 누적 효과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소비자와 민간기업의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보이기 시작한 긍정적인 지표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현태 _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해당 글은 중국학술원의 공식 입장과 무관합니다.


1) 2024년 발행 예정인 초장기 특별국채(1조 위안)는 만기가 대개 30년 이상인 국채로 국가의 주요 전략과 핵심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사용. 과학기술 혁신과 도시· 통합 개발, 지역 조정 개발, 식량·에너지 안보, 고품질 인구 개발 등.

2) 202425일 지준율을 0.5%p 낮춰 시중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188조원)을 공급. 작년 3, 9월 각각 0.25%p 인하했기에, 인하 폭이 2.0. 또한 2024220일 대출우대금리(LPR) 5년 만기를 연 3.95%0.25%포인트 낮춤. 작년 6월엔 0.10%p. 이번에 인하폭 2.5.

3) 표 1: 각 년도 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报告) 참조. 지방교부금은 예산보고서(预算报告) 참조. 참조하여 필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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