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
2019.01
-
2019.01
-
2019.01
중국정치에서 간부는 유한 자원의 권위적 배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제한된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리더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유능한 간부는 시진핑 주석 자신의 위임된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통치 정당성 차원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당국가체제에서 중국의 간부들은 정책 자율성과 임의성이 상당히 높다. 리더의 입장에서 이들을 어떻게 권력 주변에 묶어 두느냐는 정치체제 안정에서도 필요조건이다. 통치에 필요한 정치자원이든 아니면 경제자원이든 혹은 인적자원이든 자원 배분은 간부를 매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당의 역할도 유능한 간부들을 잘 선발하고 성장시키도록 법과 제도 완비와 실행에 집중되었다. 간부 충원 시스템이 리더의 의지에 따라 적응과정에 놓여 있다. 간부 시스템의 변화는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를 관철하고 투사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간부의 선발과 승진, 상벌 과정에서 리더의 강력한 의지는 현상을 변경하는데 유용한 동력이며 의지를 관철시키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2018년은 19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 정부 집권 2기를 열어가는 첫 해였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자리에 포진하는가 하는 인사 변동은 향후 중국의 엘리트정치 변화 관련하여 관심의 대상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신시대에 부합하는 간부들을 배치하여 자신의 정치를 구현해 나가는데 조력자로서 혹은 대리 집행자로서 간부들의 능력과 이미지는 시진핑 집권 2기의 능력과 이미지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년 동안 진행된 성급 서기 인사와 국가기구 인사를 귀납해보면 일단 신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기존 관례에 따라 성간(省間) 이동과 성내(省內) 이동이 두드러지고 부문간 순환 보직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는 신시대에 진입한 중국의 인사가 여전히 파격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존 관행을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7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개최된 전국조직공작회의 개막식에서 어떤 간부를 선발해야 하는지 연설했다. 당시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충실하게 관철하고 신시기 좋은 간부 표준에 부합하고, 충성스럽고 깨끗하게 일을 담당하고, 수량이 충분하고 활력이 충만한 높은 소질의 전문 지식을 갖춘 젊은 간부 대오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시대에 부합하는 젊은 간부를 충분히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3월 10일 제13기 전국인대 제1차 회의 충칭대표단 회의에 참가해서는 “우리 당정 영도간부는 반드신 복합형 간부가 되어야 한다. 어떤 자리에서 근무하든 모두 기본적인 지식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적어도 2018년 1년 동안 진행된 성급 서기 인사에서는 젊은 피의 수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시대에 부합하는 파격적인 인사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기존 관행을 그대로 반복했다. 즉 성간 이동과 성내 이동을 통해 제한된 틀 내에서 보수적인 인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패턴은 국가기구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19차 당대회 이후 2017년 말 대부분의 지방에서 대규모 성급 인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인사는 정치국 위원, 중앙위원 등 새롭게 진입한 인사의 충원에 필요한 빈자리를 메꾸는 인사였다. 시진핑 집권 2기가 이미 신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한 이상 2018년에 진행된 인사는 신시대 인사 스타일을 기대했으나 그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젊은 간부의 파격적인 발탁은 전혀 없었다. 신시대의 인사 스타일이 구시대의 인사 스타일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2018년 1년 동안 진행된 성급 서기 인사는 모두 5명이었다. 이들 모두 ‘55후(55后)’였다. 최연소 서기인 칭하이성 왕젠쥔 서기는 1958년 6월생으로 올해 60세이다. 이들의 인사는 부부급 연령 제한과 정부급 연령 제한에 따라 향후 승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즉 현 지방 성급 서기를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떠나게 되는 마지막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인사는 또한 성간 이동과 성내 이동이라는 점에서 매우 보수적인 관행에 따른 인사였다. 적어도 2018년 성급 서기 인사에서는 모험적인 요소보다는 안정적인 요인을 더 배려했다고 할 수 있다. 제한된 여건 내에서 진행된 매우 보수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젊은 간부의 선발을 내세웠던 시진핑 주석의 고급 영도간부에 대한 인사는 적어도 2018년 인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2018년 성급 당위원회 서기 인사
이름 | 출생연월 | 현직 | 이전 직무 | 비고 |
펑칭화(彭淸華) | 1957년 4월 | 쓰촨성 서기 | 광시장족자치구 서기 | 성간 이동 |
루신서(鹿心社) | 1956년 11월 | 광시장족자치구 서기 | 장시성 서기 | 성간 이동 |
류치(劉奇) | 1957년 9월 | 장시성 서기 | 장시성 성장 | 성내 이동 |
왕궈성(王國生) | 1956년 5월 | 허난성 서기 | 칭하이성 서기 | 성간 이동 |
왕젠쥔(王建軍) | 1958년 6월 | 칭하이성 서기 | 칭하이성 성장 | 성내 이동 |
물론 성급 서기 인사에서 쓰촨성 서기였던 왕동밍(王东明)은 제13기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동했다. 10월에는 중화전국총공회 주석에 당선되었다. 허난성 서기였던 세푸잔(谢伏瞻)은 중국사회과학원 원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지방에서 중앙으로 수직 이동한 점에서 성간 이동이나 성내 이동과 다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인사라는 점에서 젊은 간부의 선발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심지어 ‘60후’도 아니다.
펑칭화는 장기간 중앙에서 근무했다. 중앙조직부 부무위원(部務委員)을 거쳐 중앙정부 주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 등 직무를 맡았다. 이후 지방으로 낙하산되어 광시장족자치구 서기를 거쳐 2018년 3월 21일 쓰촨성으로 이동했다. 루신서는 중앙과 지방에서 근무했다. 국토자원부 부부장 출신이다. 중앙에서 깐수성(甘肃省) 당위원회 부서기로 낙하산 된 후 장시성 성장과 서기 등을 거친 후 광시장족자치구 서기로 이동했다. 루신서는 중앙근무와 지방 근무(깐수, 장시, 광시 등 3개 지역)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왕궈성은 산동성 랴오청(聊城) 지구위원회 부서기, 장수성 당위원회 부서기, 후베이성 성장, 칭하이성 서기를 거쳐 다섯 번째 지방인 허난성 서기로 이동했다. 중앙의 실무 행정부서로 이동하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다.
류치는 저장성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취저우시(衢州市) 당위원회 상무위원, 원저우시(温州市) 시장, 닝보시(宁波市) 서기, 저장성 당위원회 상무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 2월 성간 이동을 통해 장시성 당위원회 부서기로 이동, 같은 해 9월 성장에 올랐다. 19차 당대회 이후 2018년 3월 장시성 서기, 성장을 역임했다. 2018년 8월 랴오닝성 당위원회 부서기 이롄홍(易炼红) 장시성 대리 성장 부임 이후 성장을 내려 놓고 서기만 맡았다. 왕젠쥔은 칭하이성에서 성장한 토착 관료이다. 칭하이성 당위원회 조직부 부부장, 칭하이성 당위원회 상무위원, 시닝시(西宁市) 당위원회 서기, 칭하이성 성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3월 칭하이성 서기, 성장을 맡았다. 2018년 8월 류닝(刘宁)이 칭하이성 대리 성장에 부임하여 왕젠쥔은 성장에서 물러나고 서기가 되었다. 성간 이동도 아니고 토착관료라는 점은 승진 이동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지방 성급 서기 인사가 5명에 지나지 않은 반면에서 2018년 국무원 국가기구 인사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2018년 전국 양회(两会), 국무원 기구개혁, 성급(省市区), 지급시 간부 교류 인사 등으로 인사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주로 중앙(中央), 성급(省级), 중앙기업(央企), 대학(高校) 등 인사 변동이 두드러졌다. 1월 2일 인력자원사회보장부(人力资源和社会保障部) 인사 소식을 시작으로 12월 23일 국무원 국가기구 인사 등 1년 동안 30여 차례 약 200여 명의 국가기구 인사 변동이 있었다. 이 가운데 시기적 요인에 따라 4월 인사가 큰 폭으로 이루어졌다. 3월 개최된 ‘양회’ 이후 인사가 4월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200여 명의 국가기구 인사 가운데 약 120여 명의 인사가 4월 한 달 안에 이루어졌다. 55명이 국무원 조성 부문의 부부장에 보임되었다. 3명은 국무원 직속기구 국장(局長)이 되었고 23명은 직속 기구 부국장이 되었다. 9명은 국무원 부위 관리 국가국(國家局) 국장이 되었으며 35명은 국가국 부국장이 되었고 9명은 교육부 직속 대학교 총장이 되었다. 여성 간부는 16명의 인사가 이루어졌다.
예컨대 4월 4일 하루 동안 사법부 부부장 6명의 인사, 자연자원부 부부장 5명의 인사, 농업농촌부 부부장 5명의 인사, 문화여유부 부부장 4명의 인사,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7명 등 국가기구 개혁에 따른 후속인사가 집중되었다. 성급 인사와 달리 국가기구 인사는 내부 인사가 주류를 이뤘다. 만약 당중앙이 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인사를 진행했다면 대규모 중앙, 지방 순환인사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러나 성급 인사에서 보여준 성간 이동과 성내 이동처럼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인사가 보수적으로 이루어져 파격적인 인사스타일은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인사라는 것이 매우 보수적인 접근에 따른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진행된다고 해도 적어도 신시대에 진입한 첫 해의 인사가 파격을 보여주기 보다는 기존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젊은 간부, 파격적인 선발, 복합능력의 간부 중용 등 19차 당대회 이후 특히 강조했던 새로운 간부 선발의 표준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진 시진핑 주석도 간부 인사는 쉽지 않은 영역임을 지난 2018년 인사가 보여주고 있다.
양갑용 _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https://www.12371.gov.cn/Item/526184.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