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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시사&테마
2월호
트럼프의 창, 시진핑의 방패, 한국은? _ 전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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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중국의 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미국은 트럼프 당선 이후 대놓고 중국 손보기를 언급했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중국에 대해 45%의 관세폭탄을 안기고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 중국을 혼내주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이 한판 벌어질 지경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중국은 별 무반응이었다. 중국은 트럼프의 창에 대항할 방패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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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용품제조에서 미국은 중국을 따라 오기 어렵다. 미국 최대의 유통채널인 월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60%가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3년 전 모 미국 언론인이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미국인 3.5억 명이 쓰는 일상용품을 중국보다 싸게 구매해 올 나라가 있으면 45% 관세부과는 성공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소비자물가만 올리고 미국인의 가처분소득만 줄이게 된다.


미국의 무역적자 절반이 대중국 적자다. 최근 10여 년간 미국의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떠들었지만 한 번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적이 없었다. 이유는 중국이 미국정부의 최대 채권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미국정부가 발행한 국채 1.1조 달러를 가지고 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운을 떼면 보유한 국채를 내다팔 것이다. 그러면 국채 금리가 오르고, 국채금리가 오르면 매년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당장 국채발행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중국 지도부는 아시아에 대해서 매파인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중국에 행운이라고 좋아했다. 그랬던 중국이 화끈하게 뒤통수를 맞았다. 바로 트럼프의 "대만카드"이다. 대만이라는 변수를 활용한, "적의 적은 친구"라는 트럼프의 "차도살인"(借刀殺人)의 묘수는 절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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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외교의 경험이 "꽝"이라는 트럼프, 절묘한 포석을 깔았다. TPP폐기라는 선물을 중국에 안긴 것처럼 해서 방심하게 만들었다가 뒤통수를 쳤다. 미국의 차기 아시아와 국방담당자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변화는 없다고 딱 잘랐다. 중국은 헛물켜지 말라는 것이다. 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 두 마리 고래가 사이좋게 놀자는 중국의 "신형대국관계론"에 답을 한 것이다. 


트럼프는 "대중국 외교의 신"이라 불리는, 중국 역대 중국지도자를 모두 한 줄에 꿰고 있는 키신저를 특사로 보내 중국의 의중을 살폈다. 그리고 대만의 새 여걸, 차이잉원 총통과는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친미성향의 골수 야당이다. 기존 국민당 마잉쥬 총통과는 대중국관계에서는 정반대 입장에 서 있다.


트럼프, 양안관계를 절묘하게 이용해 대만문제를 슬쩍 건드렸다.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트럼프의 대만유혹, 중국 시진핑에게는 치명적 펀치다. 대만카드는 중국을 직접 코밑에서 견제 하는 전략이다. 오바마는 일본을 친구로 두고 간접적으로 중국을 견제했다.


그러나 사드든, 미사일이든 간에 일본보다는 대만이 가깝다. 대만해협에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전역을 다 볼 수 있고 대만에 미사일을 설치하면 중국전역을 다 커버 할 수 있다. 센가꾸열도를 이용해 미국을 이용해 먹으려고 얕은 머리를 쓰는 일본 아베총리 보다는 영어도 잘하고 친미주의고 반중인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을 이용하는 것이 미국의 트럼프 입장에서는 훨씬 확실하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중국은 당황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당황했다. 공산당내 권력투쟁에서 "무소불위"라는 "핵심(核心)" 칭호까지 얻었는데, 이는 모두 국내문제뿐 가장 중요한 중국통일, 대만문제에서 큰 장애가 생긴 것이다.


중국의 "대만공작영도소조"의 조장, "중앙외사영도소조"의 조장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다. 대만과의 문제를 잘못 풀면 시진핑의 외교력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공산당 내에서도 리더십이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항의하고 난리를 쳤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 트럼프 의뭉하게 대답했다. “난 사업가라 외교는 잘 모른다. 우리의 무기를 사가는 큰 손이 전화했는데 전화도 못 받냐?” “나 무식하다. 어쩔래?” 이런 식이다. 중국 외교부는 아주 미친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대만 통화 건은 트럼트 진영의 잘 짜여진,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데 있다. 대만-트럼프 전선의 배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의 창립자 에드윈 퓨너가 있다. 대만문제에 정통한 퓨너가 기막힌 아킬레스 건을 찾아 트럼프에게 제안을 한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교통장관에 대만계 출신의 화교 일레인 차오를 임명했다. 차오는 조지부시 때 이미 8년간 노동부장관을 역임했고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다. 트럼프는 이미 대만에 여러 가지 전략적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환율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문제는 G2사이에 낀 한국이다. 사드 문제로 미국을 직접 때릴 수는 없지만 미국의 아바타인 한국은 때릴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태도다. 미국, 최대 채권자인 중국이 아니라 시범케이스로 한국에 먼저 환율조작국 지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한국, 중국과 미국의 고래싸움에 양쪽에서 모두 등 터질 위험에 처해 있다.


전후 60년간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한 한국의 수많은 미국통들, 트럼프시대 한국의 레버리지 전략을 내야 한다. 그리고 미국도 두렵지만 중국의 경제제재는 더 무섭다. 한국의 중국통들은 모래처럼 흩어져 있다. 한 군데로 결집해서 중국을 분석하고 예측하고 빨리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


한국, 대통령 탄핵사태로 모든 것이 그리로 함몰되고 있다. 그러나 촛불은 촛불대로 가야 하겠지만 한국의 리더들은 촛불 이후 날아올 미국과 중국의 청구서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촛불의 보상은 정치지도자의 교체로 그치는 대신, 미중관계에서는 엄청난 청구서가 날아올 수 있다.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은 절묘한 수를 빨리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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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_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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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금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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