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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해외 중국학 연구동향
9월호
홍콩의 농업 연구로 본 중국적 표준과 질서에 대한 대안적 접근(2) _ 리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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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



지난 155호부터 <해외 중국학 연구동향> 코너에서 홍콩 농업3.0 실천에 관한 초우시총(周思中, Sze Chung Chow) 선생의 저서, 석양의 빛: 누가 홍콩에서 채소밭이 없다고 했을까?1)의 내용을 장별로 요약·번역하고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이번 호는 이 책의 제1<농업 통계수치에서 채소밭으로 들어가면>의 내용을 요약·번역했다. 1장의 내용은 주로 홍콩 농업 관련 공식 통계수치와 저자가 현지조사를 통해 연구대상으로부터 얻은 통계 수치를 본석하고 있다. 저자는 공식 통계를 현지조사 자료와 결합하여 2차 세계대전 이후 홍콩 농업 쇠퇴의 실상을 농지·농업·농업인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하고 분석하였다



<그림-1> 홍콩 유기농 채소밭에서 사용된 종자 등의 모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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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약]



1. 공식 통계 수치로 살펴본 홍콩 농지·농업



. 농지

농업의 생산기반인 농지의 경우, 구릉과 산지가 많은 섬과 반도 지형으로 구성된 홍콩의 지리적 특성상 예전으로부터 농지면적이 협소했으나, 지명의 기록과 식민지 시기 서양 여행자의 기록에 의하면 현재 홍콩 도심 한복판에도 채소밭이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저자는 1940년대 이후 간척 및 산림 개간을 통한 도시 토지면적의 증가와 농지면적의 축소라는 상반된 추세를 밝혔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1940년대 이후 간척 및 사림 개간을 통해 증가한 토지면적인 6,100ha보다 축소된 농지면적 9,781ha가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농지경작 면적의 변동 과정을 품목별로 보면, 2차 세계대전 직후 홍콩에 정착한 피난민들이 개간한 채소밭과 과거 홍콩 농업의 주요 경작 품목인 벼의 경작 면적이 서로 경쟁하던 과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채소밭의 면적은 대폭 확대되었으나 벼의 재배면적은 급격히 축소되었다. 1975년의 경우, 홍콩의 논농사 경작면적은 1962년의 6,695ha에서 1,113ha로 감소한 반면, 채소밭 면적은 약 5000ha로 증가하였다

 

상술한 홍콩 농업의 구조적 변화의 심층적인 동력은 중국 대륙 피난민의 홍콩 유입, 논농사에 종사했던 홍콩 신계 지역(新界, 광둥어: 신가이, 영어: New Territory) 원주민의 해외 이주, 피난민 유입에 따른 채소재배 기술의 도입, 그리고 홍콩시민의 소득 증대에 따른 채소 소비 증가라고 일반적으로 논의되어 왔는데, 저자는 이러한 논의를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와 별도로, 홍콩 농업의 구조적 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전체 농지경영 면적 축소현상에 추가적으로 주목한다. , 홍콩 채소 재배업 가장 번영했던 1975년의 채소밭 면적 약 5000ha, 과거 논농사 경작면적 최대값(1962)의 약 74%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홍콩의 농지면적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농지면적의 감소 추세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신계 지역 도시화의 가속화에 따라 최근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2015~2016년 채소재배 면적의 최저기록 경신 이래, 농지면적은 매년 서서히 증가하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또한, 전체 농지면적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매년 황무지 개간 면적은 증가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최근의 통계적인 변화가 홍콩 농업3.0’을 실천하는 홍콩 청년 농부들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 농업

홍콩 농업에 대한 소개의 시작 부분에서 저자는 최근 홍콩 어농자연호리서(漁農自然護理署) 공식 통계자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함으로써 현재 홍콩 농업의 쇠락과 불황의 실상을 보여준다.

 

홍콩 어농자연호리서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홍콩에는 총 2,500개의 채소 농장이 있고, 4,300명의 농업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들 농장에서 매일 약 41t의 채소를 생산하고 매년 3.68억 홍콩달러(한화 약 650억 원)에 상당하는 경제 수익을 창출한다. 이들 가운데 어농자연호리서 유기경작지원서비스의 지원을 받는 농장은 329개이며, 홍콩유기농 인증 기관인 홍콩유기자원센터가 인정한 농장은 130개이다. 2,500개 농장 가운데 286개 농장은 어농자연호리서의 신용도 높은 명예 농장(信譽農場)” 인증을 받았고, 29개의 채소생산·판매합작사(협동조합)를 결성하여 총 3,918명의 생산자 조합원을 유지하고 있다.

 

채소유통 및 판매의 경우, 홍콩 정부가 직접 4개의 채소도매시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들 시장 중 3개는 중국산 신선 채소의 도매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다. 북구(北區)의 임시농산물도매시장에는 홍콩 현지 재배 채소를 판매하는 전문구역이 설치되어 있으나, 현지 재배 채소의 판매량 및 판매소득에 관한 통계자료는 없다. 관변 조직이지만 자체적인 운영과 회계 책임을 지는 소채통영처(蔬菜統營處)”의 경우, 현지 재배 채소와 수입 채소의 판매량과 판매소득이 별도로 집계된다. 2019~2020년 해당 조직을 통해 1,042t의 현지 재배 채소가 판매되었고, 판매소득은 8,105,351 홍콩달러(한화 약 13.6억 원)였다. 현지 재배 채소의 판매량은 해당 조직 연간 총 판매량의 약 1.3%에 불과하다.

 

이러한 통계수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솔직히 이러한 통계수치는 체계적이지 않고 문제가 많다. 예컨대, 채소밭 농업의 연 경제수익이 3.68억이라고 상정하면, 4,300명의 고용 농업노동자에게 85,581홍콩달러(한화 약 1,440만원)의 연봉을 지급할 수 있다하지만 채소밭 농업의 노동강도를 고려하면 시간당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보다 훨씬 낮다. 또한, 어농자연호리서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지 채소 생산량은 41t이라고 하지만, 2019~2020연도 소채통영처를 통해 매일 판매된 현지 채소는 불과 2.85t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38t이 넘는 나머지 채소는 어디로 판매되었을까? 북구의 임시도매시장에서 도매를 통해 판매되었을까? 아니면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매되었을까?



이러한 통계수치의 나열 및 분석 과정에서 생기는 의문을 가지고 저자는 소채통영처와 홍콩 현지 채소 재배업의 관계를 살펴본다. 원래 소채통영처는 홍콩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4개 도매시장과 별도로 현지 채소 재배업을 지원하고 추진하기 위해서 설립되었다. 저자가 인용하는 통계수치를 보면, 소채통영처를 통해 판매된 현지 채소 비중은, 1980년대 전체 판매량의 약 50%를 차지하였으나 1990년대 초반에는 20% 이하로 감소하였고,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약 2%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통영처는 이미 현지 채소 재배업을 지원하는 조직으로서의 위상을 잃어, 일반 도매시장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홍콩 현지 채소 재배업 쇠락의 과정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저자는 다음 <그림-2>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그림-2> 홍콩 현지 채소 생산량, 홍콩 시민의 채소 소비량, 현지 채소 생산량 비중 변동 추이(1962~2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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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색: 현지 채소 생산량, 파란색: 홍콩 시민의 채소 소비량

갈색: 전체 채소 소비량 중에서 현지 채소의 비중



우선, 현지 채소 생산량의 경우, 1976년 최대생산량(197,162t)이 기록되었고, 1980(192,092t)은 그 뒤를 이었다.

 

현지 생산 채소의 소비가 전체 채소의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197645.3%의 최대 비중을 기록한 이래, 198331.1%, 199324.8%, 20015.8%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홍콩의 전체 채소 소비량 추이의 경우, 1960년대~1980년대 도시인구가 300만 명에서 510만 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채소 소비량도 점차 증가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채소 소비량은 약 20%정도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렇게 채소 소비량의 전반적인 증가세 가운데 나타났던 감소세는 다음 장의 내용에서 저자가 주로 분석하고 논의하는 대상이다.

 

2. 현지조사 자료로 본 홍콩 농업인의 통계학적 특징



. 현지조사 자료에 대한 설명

홍콩의 농업인의 특징에 관련된 공식적인 통계 자료가 앞서 언급한 2,500여 개의 농장과 4,300여 명의 고용 농업노동자를 제외하고 전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의 현지조사 자료에 기반하여 홍콩 농업인의 통계학적 특징을 정리하였다.

 

저자의 현지조사는 20201월부터 20218월까지 약 1년반 정도 진행되었다. 조사 과정에서 21개 관행농 채소농장과 인증을 받았거나 자칭 유기농 채소농장 38곳이 연구 표본으로 선택되었고, 처음 방문할 때 약 2~3시간의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이후 농장이 중요한 행사 혹은 활동을 진행할 때마다 추적 조사도 수행되었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표본의 선택과 면접 질문의 설정은 연구자의 연구목적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센서스와 비교하면 다소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농업인 정보에 관하여 홍콩에서 직접 이용 가능한 공식 통계자료가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설령 이러한 통계자료가 있더라도 농업인 그룹의 축소만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자신의 현지조사가 주목하는 농업인의 통계적 특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농업인에 관련된 상세한 인구학적인 조사와 통계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고, 홍콩에서 농업인에 관련된 통계가 없는 원인을 분석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이 책은 홍콩 농업인들이 어떠한 영농방식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농지와 생산량이 대폭 감소하는 가장 불리한 영농 환경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홍콩인에게 채소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최근 몇 년간 농업인이라는 그룹에 새롭게 가입한 젊은 농부들의 경영과 생존 상태를 밝히고자 한다현존의 통계 자료만으로 볼 때, 홍콩 농업은 밤이 되기 전에 석양이 내던 빛일 뿐이며, 비장하지만 희망 혹은 비전이 하나도 없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자료는 홍콩 농업의 실상과 그 기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농업인의 생각, 열정, 고민, 그리고 기예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저자의 현지조사에서 채소농장 표본에 대한 선택 기준은 생산형농장이다. 즉 시장 유통 및 판매를 목적으로 농업을 경영하는 농장만이 선택되었고, 자급자족의 작은 가족농장, 그리고 농업이나 자연생태 체험 및 교육 등의 목적으로 설립한 아동농장(親子農場), 주말농장(格子田)이나 교육형 농장은 조사 표본에서 제외되었다. 사실상 시장을 겨냥하는 생산형 농장 역시 농한기 체험 및 교육 사업을 통해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고, 농장 구성원들이 농외소득을 통해 생계 및 농장의 운영을 유지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저자가 생산형 농장을 주목하는 원인은 다양한 농장 유형 중에서 생산형 농장만 홍콩시민들이 매일 즐겨 먹는 채소의 유통·판매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전체 채소 재배업 가치사슬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 현지조사 대상의 통계학적 특징

저자는 농장의 유형, 농장의 운영 기간, 농장 책임자의 인구학적 특징, 농장의 면적, 농장의 노동력 고용, 그리고 채소의 생산량 등 측면을 통해 대상 농장의 통계학적인 특징을 다음과 같이 보여 준다.

 

1) 농장의 유형

조사대상 농장 59곳은 관행농 농장 21, 인증을 받은 유기농 농장 20, 자칭 유기농 농장 18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관행농 농장의 경우, 대다수는 어농자연호리서가 1994년부터 시작한 신용이 있는 명예농장(信譽農場)”이라는 사업에 참여하였다. 이 사업은 농장에서 사용된 토양과 관개용수, 그리고 생산한 채소의 표본을 과학적으로 측정함으로써 관행농법을 사용한 이들 농장에서 농약과 같은 유해물질의 배출 및 잔류를 규제하고 있다.

 

홍콩에는 홍콩유기자원센터(香港有機資源中心)”라는 유기농 인증 기관이 있다. 이 기관은 2002년 설립되었고, 현지조사 대상 농장은 모두 이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이 밖에도 홍콩유기인증센터(香港有機認證中心)”라는 기관이 있는데, 주로 홍콩, 중국, 타이완의 유기농장을 대상으로 인증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홍콩에서 인증받은 농장은 5개밖에 없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홍콩 전역에서 130개의 농장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유기인증에 대해 홍콩의 농업인들은 높은 인증 비용, 인증 기준의 모호성 등에 관한 의견과 불만을 제기하였다.

 

2) 농장의 운영 기간

조사대상 중 대부분(3/4) 농장은 운영 기간이 20년에 이상이다. 영농 기간 10년 미만의 농장은 대상 농장의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기농장의 경우, 58%의 유기농장이 최근 10년 이내에 영농을 시작하였고, 운영 기간이 20년 넘는 농장은 8개에 불과했다.

 

3) 농장 책임자의 인구학적 특징

59개 대상 농장의 책임자 가운데 대부분은 51세 이상의 중장년 및 노령농이다. 공동 책임자를 포함하여 총 69명의 농장 책임자 가운데 5021, 60대 이상 28명이 있다. 이들 중에서 유기농장 책임자가 5011, 60대 이상 12명이 있는 반면, 4명의 20대 책임자는 모두 유기농장을 운영하고, 3010명 중 9명은 유기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즉 최근 영농을 시작하는 젊은 세대는 대체로 유기농을 선호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책임자의 성별 구성을 보면, 남녀성비는 약 2:1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경영 면적을 고려하면, 여성 농장 책임자는 대부분 작은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고용노동력이 많은 대규모 농장의 책임자가 여성인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다.

 

세대별 차이를 보면, 이른바 차세대 농업인(農二代)”은 모든 농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유기농장 가운데 45%, 관행농장 가운데 57.1%가 차세대 농업인이 운영하고 있다. 유기농보다 관행농을 경영하는 차세대 농업인이 더 많다는 결과를 고려하면, 부모의 농장을 물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4) 농장의 면적

경영면적 정보 제공을 거부한 1개의 농장을 제외한 나머지 58개 조사대상 농장 가운데, 4두종 이하의 농장은 16, 5~10두종의 농장이 21, 11~20두종의 농장 13, 그리고 20두종 이상의 농장이 8개로 집계되었다. 홍콩 농업에 관한 기존연구에 따르면, 4두종4)의 경영면적은 가족노동력만으로 영농하는 농장 면적의 상한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자가 조사한 농장들은 가족농장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농장까지 다양한 농장 유형을 포함했다고 할 수 있다.

 

5) 농장의 노동력 및 고용 상황

대부분 농장(81.3%)3명 이하의 노동력을 고용하고 있고, 5명 및 5명 이상의 노동력을 고용하고 있는 농장은 불과 5개였다. 그러나 저자는 농장의 노동력과 노동력 고용은 농장의 면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예컨대 경작 면적이 10여 두종의 경우, 1~2명의 책임자가 2~3명의 고용노동력과 같이 손노동만으로 채소밭을 매우 효율적으로 경작할 수 있다. 노동력을 많이 고용하는 농장은 대체로 대가족으로 구성된 가족농장, 사회복지 단체가 운영하는 농장일 가능성이 크다.

 

6) 채소의 생산량

대부분 조사된 농장은 채소 생산량에 관련된 정확한 회계 장부가 없으므로 현지조사 과정에서 채소 생산량에 관련된 통계는 간접적인 추산으로 얻었다. 추산 방법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연구팀이 자료를 취득하는 방법은, 우선 농부에게 채소의 판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그다음 각 판로 별로 채소 출하의 주기, 빈도 등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채소 수요의 비수기와 성수기를 구별하여 각 기간 평균 매일 출하량을 통계한다. 이렇게 농부들이 매일 출하량만을 알려 주면 연구팀은 연평균 채소 출하량을 추산할 수 있고, 최종 추산 결과를 다시 농부와 같이 확인하고 추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연구 대상자가 모두 유효한 답안을 제공하지 못했기에 일부 농장의 생산량만 추산되었다. 38개 유기농장 표본에서 28개 농장의 유효 추산 결과가 얻었고, 21개 관행농장 표본에서 14개 농장의 추산 결과만 집계되었다.



추산 결과를 보면, 관행농장은 대체로 유기농장보다 단위면적 생산량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절반 이상의 관행농장은 연평균 1두종의 채소밭에서 4,0005)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으나, 유기농장은 대부분 1,000~3,000근 정도에 머무른다(다음 <그림-3>참조). 저자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장이 병충해에 더 취약하므로 상술한 추산 결과는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

 

<그림-3> 관행농장·유기농장 채소 생산량 별 추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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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관행농장, 노란색: 유기농장6)



이와 더불어, 농업인의 경제적 자립에 대해 저자는 채소 생산량과 농지의 경영면적을 함께 고려해서 다음과 같이 추산했다.

 

홍콩 1인가구 세전 중위소득은 218,400홍콩달러(한화 37,000,000원 상당)이다. 만약에 한 관행농장과 한 유기농장의 책임자들이 이 정도의 소득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농지 면적이 필요할까? 가령 올해 소채통영처의 일반 채소 도매가가 1kg4.67홍콩달러, 유기농 채소의 도매가가 1kg22홍콩달러이며, 두 농업인이 각자 소속한 관행농과 유기농 집단에서 모드(mode, 즉 표본에서의 생산량 수치가 출현 빈도가 가장 많은 구간)에 해당하는 생산량으로 가정하면(즉 관행농 4,000, 유기농 1,500), 이들은 최소한 11.7두종의 관행농장을 경영해야 하거나, 6.6두종의 유기농장을 경영해야 한다.

 

이러한 농지의 추산 면적은 일반 농업인에게 무난해 보이지만, 이는 아직 종자, 농자재, 농지 임대료, 그리고 고용 노동자의 노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한 농업인의 인터뷰에 따르면, 2020년 외국인노동자 한 명을 고용하면 매년 150,000홍콩달러(한화 25,000,000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을 고용하였을 때, 관행농장과 유기농장의 책임자는 각각 8두종과 4.6두종의 농지를 추가로 경작해야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 농지 부족에 따라 농지 임대료가 날로 상승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채소밭의 사정이 어떻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소결]

1장에서 저자는 정부 공식통계와 현지조사를 통해 얻은 통계자료를 활용해서 농지, 농업, 그리고 농업인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홍콩 농업의 쇠락 과정과 현실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통계수치를 통해 쇠락이라는 표현이 홍콩 농업의 기본 양상을 실증적으로 반영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존의 일반적인 인식과 상이한 측면에도 유의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컨대, 홍콩 농지 경영구조가 논농사에서 채소밭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수반된 농지면적의 감소가 초래한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 정부가 주도한 현지 생산 채소판매 기관의 영향력이 1980년대 중반 이후 갑자기 감소했던 원인, 그리고 채소 생산 규모와 생산량이 다르지만 서로 다른 경영방식으로 농업의 불황 속에서 버텨가는 농업인의 실천 등의 측면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이 책의 다음 내용에서 상세하게 다룰 것이며, 다음 호부터 연이어 요약·번역할 예정이다.




리페이 _ 중국학술원 연구교수


                                                                     

1) 중문 원본은 다음 책 참조: 周思中 著, 2022, 夕陽的光誰說香港沒有菜園, 香港: 藝鵠有限公司.

2) 사진출처: 앞 책 34.

3) 통계자료 출처: 홍콩 정부 및 어농자연호리처 연보, 앞 책 45쪽 재인용.

4) 1두종(鬥種)2001()

5) 1()=600g

6) 통계자료 출처: 위 책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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