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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갯벌로에서
6월호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언제까지 유지할까? _ 안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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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불확정적이지만 지구적으로 코로나19가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 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투쟁과 희생의 결과이기도 하고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조금은 순화되는 타협을 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유독 중국에서만 그 끝이 예측되지 않는다. 이는 코로나19강경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動態淸零)’과도 관련되는데, 최소한 올가을 예정된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라는 중대한 정치적 일정이 지나기까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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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중국 상하이에서 보호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거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


제로 코로나 정책은 말 그대로 중국을 코로나 청정지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하여 중국은 이중적 봉쇄를 하고 있다. 중국을 다른 나라로부터 봉쇄하는 것이 하나라면, 중국의 코로나 발생 지역을 다른 지역에서 격리하여 봉쇄하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이러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게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는 인적 이동이라는 점에서는 중국을 개혁개방 이전 죽의 장막의 시대로 되돌려 놓았지만, 경제적 지표,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수에 대비되는 낮은 감염, 그리고 중국 내부의 사실상의 일상 회복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검증하였다.

 

그런데, 2022년 들어 증상은 완화되었지만 전염력이 훨씬 강화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하였다. 중국은 기존에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봉쇄를 통하여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상하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328일 시작된 봉쇄가 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 봉쇄로 인한 문제와 불만 표출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에 비하여 중국 외부에서는 한편으로는 백신과 치료제의 보급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의 변화에 따라 코로나19와 인류가 공존하는 상황이 조성되고 코로나19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한 상황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대비되어 내부의 불만과 외부의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견지할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견지를 정치체제의 경직성과 특히 시진핑 시기의 과도한 권력 집중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존재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성공은 중국의 제도가 가진 우수성, 다시 말해서 시진핑 시기 강조하고 있는 중국의 제도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CCTV 저녁 7시 뉴스에서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수를 매일 보도하는 것이 그것을 방증한다. 그래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가 일상을 회복하는 상황에서 중국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고립과 폐쇄를 자초한다면 그것은 제도와 체제의 우월성이 아니라 오히려 한계와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정치적 이유가 없지는 않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성공의 역설로 제로 코로나 정책전환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일상 회복의 핵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제로 코로나가 아니라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다.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병원균 치명률의 저하와 더불어 면역력과 치료 능력이 관건이다. 중국은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병상과 치료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34억 차례 가까운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지만 중국 백신이 오미크론에 면역력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로 코로나 정책의 성공으로 인하여 코로나19 확진 환자도 많지 않다. 그것은 중국인들에게 코로나19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치료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개연성을 말한다. 더군다나 중국의 조사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무증상 감염자 수가 일반 확진자보다 적어도 3배에서 많으면 20배 가까이 발견되고 있다. 그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한 봉쇄가 아니라면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것이 제로 코로나 정책이 변화 불가능하거나 계속 유지된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적 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던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서 그것이 가진 유효성 때문이었지 그 자체가 우월한 제도의 상징은 아니다. 오미크론 변이와 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현재로서는 불가피하지만,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일상 회복으로의 연착륙이 이후 정책 방향일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추기 위한 준비와 더불어 연착륙 과정에서 환자 급증을 각오해야 한다.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치료제와 백신의 개선이 필요하며, 환자가 급증은 정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것은 일상 회복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치 일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전환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없다면, 빠르면 올해 말 20차 당대회 늦으면 내년 3월의 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한 당과 정부의 권력 재구성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안치영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원장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 1. https://www.aljazeera.com/news/2022/4/18/chinas-shanghai-reports-first-covid-deaths-since-lock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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