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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현장&공간
9월호
질적 자료의 수집과 이용 : 사회학적 이야기를 어떻게 잘 풀어낼 것인가? _ 둥윈성 작성, 김판수 요약·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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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림대학 사회학과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길림대학 사회학과는 1988년 설립되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길림대학 사회학과는 중국 동북지역 단웨이제도(单位制)의 전환과 국유기업 체제개혁(改制)을 중심으로 사구(社區)와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대량의 국유기업 재직노동자, 샤강(下岗) 직공, 기업관리 현황은 물론 동북 지역 도시 거주민의 생활과 사회보장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동북 지역의 자원고갈형 도시가 직면한 곤경, 도전, 출구를 조사연구 했고, 국유기업 개혁의 발단, 과정, 진화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나아가 중국 국내 연구자들과 함께 동북 지역 사회발전과 경제발전에 대한 연구 자료를 구성했는데, 이는 주로 사회적 연결망과 구직과정 조사, 샤강 직공의 생활 현황과 사회보장 조사, 국유기업 개혁과 직공 안배 조사 등에 관한 것이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길림대학 사회학과의 자료 수집은 주로 중국 동북 지역 사회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기본적으로 단웨이의 형성과 변화 : 개인 인터뷰 데이터베이스동북3성 사회조직 : 사례 인터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중국인민대학과 중국사회과학원의 관련 조사센터 등과 협력하여 중국 동북지역 종합사회 현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단웨이의 형성과 변화에 대한 인터뷰 데이터베이스는 1940-50년대 단웨이제도의 기원, 형성, 변화를 토대로 사회관리체제의 개혁과 창신을 목적으로 건국 이후 중국 사회구조의 형성과 그 변화과정을 밝히기 위해 구축되었다. 이 과제를 수행한 구성원들은 사구와 기업에 대한 인터뷰 조사와 좌담회 등의 방식을 활용했고, 중점적으로 관련 기업의 직공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내용은 단웨이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재직 직공, 단웨이 문예와 공업발전, 기술 제고와 인생가치관, 직공 생애 과정 구술사, 제도 변천과 단웨이 기억 등 5개 측면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를 통해 이미 약 60만자 정도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사회학과 소속 교수와 학생의 연구와 학습을 위해 서비스되고 있고, 이미 여러 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이 자료를 기초로 학위 논문을 집필하여 우수한 성과와 반응을 얻었다

 

동북 지역 사회조직 사례 인터뷰조사 데이터베이스는 행업조직, 협회조직, 상회조직, NGO조직을 대상으로 전개되었는데, 이는 전임연구소조가 중심이 되어 지역 특색의 사회조직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소조 구성원은 프로젝트 규획 하에 몇 개의 팀으로 나뉘어 선전, 창춘, 선양, 하얼빈의 자선기구인터뷰 이외에 행업협회, NGO, 상회 등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수행했고, 그 결과 약 50만자 정도를 데이터베이스화했으며, 이 또한 학위 논문 및 학술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 동북 지역 종합사회현황 데이터베이스는 중국 종합사회조사(CGSS)”중국 사회현황조사(CSS)” 실시를 계기로, 중국인민대학 중국 데이터·조사 센터 및 중국사회과학원 조사·데이터 정보센터 등 국내 선진 조사연구 기구와 연합하여 길림성 30여 개 사구 설문조사를 통해 구축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2단계는 2010년에 시작하여 6년에 걸쳐 표본 추출된 사구를 대상으로 조사·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매년 800명 정도가 그 대상이다.

 

2. 인터뷰 사례조사 : 2개의 이야기와 2개의 문제

 

다음은 질적 자료 수집에 관한 이야기와 문제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프로젝트 구성원들은 동북3성의 상회 인터뷰 및 자료 수집을 위해 여러 상회(조직, 회장 및 핵심 구성원 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4년 가을 길림성의 하남상회 회원들은 휴양산장을 만들었고 상회 대부분의 회원들을 초청하여 개업 연회를 열었다. 개업 당일, 필자는 길림대학 사회학과 6명의 연구생과 함께 이 활동에 참가하여 해당 상회의 발전사와 창업사, 나아가 상회조직에 대한 시각과 기대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학생들에게 질적 자료를 수집하게 하여 학생 1인 당 약 1,000자에서 3,000자 정도로 정리하도록 했다. 이틀 후 필자는 학생들이 가져온 정리 자료를 보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인터뷰 자료는 설문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어서 질적 연구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 필자와 최교수(길림대 사회학과 동료)는 상회 구성원 인터뷰 조사에서 풍부한 인생경험, 파란만장한 창업 역정(历程), 사회조직에 대한 생각과 기대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매번 조사에서 돌아와 각각 3만자에서 5만자 정도로 정리했었기 때문이다. 왜 같은 사회조직 구성원에 대한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차이가 발생했을까? 그 뒤이은 질문은, “질적 자료의 수집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수집한 자료가 풍부한 질적 자료가 될 수 있을까?”였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사회학계에서 조직사회학의 연구는 장족의 발전을 했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영역이 되었다. 특히, ‘조직사회학 실증연구 공작소의 설립과 지속은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는 기존 학자와 청년학자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연구자들의 연구 수준을 제고하는 학술공동체로서 일종의 학술사구(学术社区)를 탄생시켰다. 구체적으로 젊은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과정, 사고의 맥락, 관점 등을 발표하면, 교수와 전문가들은 이에 논평하는 등의 교류를 전개했고, 이 과정에서 젊은 연구자들은 자신의 관찰, 논리, 서술 등의 부족함 등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므로, 2의 관련 문제로서, “질적 자료의 서술(表述)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가?”어떻게 해야 조직사회학 연구에서의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3. 공감대의 모색 : 질적 자료의 수집

 

질적 연구의 운용과 자료 수집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어서, 깊은 이론적 기초, 방법론적 준비, 사회과학연구의 방법론을 필요로 한다. 연구자와 연구대상 간의 관계는 질적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외부자는 오직 외부적 관찰과 상세히 듣기를 통해 내부자의 행위와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상회 내부자들은 인생 경력이 매우 풍부하지만, 연구생들의 인생은 비교적 단조롭고 생활 경험도 부족하다. 연구생들은 결국 외부자의 위치와 역할에서 심리적 열세로 인해 그들과 공감대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그들의 공통언어를 향유하는 내부자가 되기는 더욱 어렵다.

 

일상생활의 과정에서 깊이 관찰하고 체득해야만 자연스럽게 사회학적 이치를 논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2015년 길림대학 사회학과 학부 졸업생 한명은 학부 과정 중 대자연 속으로 또는 궁벽한 지역, 예를 들어 칭짱고원, 청두에서 라싸까지, 라싸에서 시닝까지, 시닝에서 란저우까지 자전거를 타고 약 60일간 현지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매우 다양한 자전거 여행자와 접촉했고, 그 중에서도 안산강철(鞍山钢铁) 퇴직 노동자와 함께 20여일을 다니게 되었다. 20여 일 동안 그는 그 노동자로부터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 노동자가 겪은 체제 내에서 체제 바깥으로의 경험과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그는 <개체화 전환 중의 선택압력과 자아실현 한 안산강철 노동자의 갑작스런 퇴직(裸辞) 자전거 여행기>라는 이론과 실제가 잘 결합된 학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4. 논리 구성 : 사회학적 이야기의 서술

 

막스 베버의 주장처럼, 가치중립은 사회학과 인류학 등 사회과학 연구 과정 중 특별히 주의해야 할 문제로 이는 현장 조사에서 더욱 필요하다. 따라서 연구자는 가능한 한 진실한 이야기를 드러내야 한다. 그러나 학자의 주동성이 필요한 질적 연구에서는 구성주의도 중요한 문제이다. 구성주의자의 시각에서 사실이라는 것은 다원적인데, 역사·지역·정경(情境)으로 인해 개인 경험 등의 요소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구성주의적 사실은 진실여부가 아닌 적합여부의 문제만 존재한다.

 

질적 연구는 부단한 변증법적 대화를 통해 함께 연구결과를 구성하는 과정일 뿐, 객관적 현실을 통제 또는 예측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또 현실을 개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와 나 사이, 개체와 세계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의 이해를 위한 매개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질적 연구자는 절대적 객관성에는 영원히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종의 주관적 객관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연구자의 자료 수집 및 결과 서술 모두 개인주관성의 여과를 통해 연구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드러난다.

 

그러면 어떤 형태로 이야기를 서술할 때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까? 논리적 구성은 그 설득력의 주요 원천인데, 특히 현실적 논리가 중요하다. 질적 연구자는 가능한 한 연구대상에 대한 전체적 성격, 정경화(情境化), 생생한 묘사를 함으로써 듣는 사람을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좋은 질적 연구는 사례에 대한 체계적 파악을 갖춰야만 하고, 사례연구 또한 충분한 이론적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연구자는 넓은 가슴을 품고 이론과 자료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신의 프레임을 다듬어야 한다. 최근 중국 사회학계에서 질적 연구 방법은 갈수록 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질적 연구의 수집, 서술, 방법론 등을 보다 완전하게 하는 문제는 장기지속적인 과제이다

 

사진 1  중국학술원 개원1주년 학술회의에서 발표 중인 둥윈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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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윈성(董运生)1) 작성 _ 길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판수 요약·번역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연구교수

 

 

                                      

 

1) 철학박사, 길림대학 철학사회학원 사회학과 부교수. 주 연구 영역은 경제사회학, 사회계층, 정보사회학(网络社会学)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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