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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2508-2884 (Online)

갯벌로에서
9월호
한중 경제 협력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 _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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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6.9%를 달성하여 연초 중국 정부가 예상했던 6.5-7%와 비슷한 성과를 보였는데, 중국 국내외 경제연구소에서 6.5%, 심한 경우 6% 정도로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이는 아주 양호한 실적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중국 경제 위기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경제위기론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독 중국 경제위기설은 국제적 이슈가 되어 왔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약 20년 동안 연평균 10.2% 고속성장을 했으나 2011년부터 경제성장률이 한자리수로 하락하였고 6%대로 하락하였으니, 성장률 하락 수치로 보면 비관적인 분석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GDP 규모가 증가하면서 성장률이 감소한 것은 선진국들도 이미 경험한 현상이다. 더구나 중국 경제는 시장경제체제와 달리 국가가 시장에 직접 개입이 가능한 국가 자본주의체제이고, 최근 국가자본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자본주의 국가체제를 기준으로 경제 위기를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중국은 135개년 규획에서 질적 개선과 효율성 증가를 산업 구조 개혁의 목표로 삼으면서 산업 구조 개혁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주요 핵심 산업에 제조강국과 서비스산업, 인터넷 강국을 포함시켰다. 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기술, 인공지능과 같은 차세대 IT 그리고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첨단 제조 육성을 통한 글로벌 공급사슬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부 계획 하에 육성되고 있는 산업의 변화는 매우 빠르다. 인터넷+ 사례는 이미 넘쳐나고 있다.

 

스마트폰 결제로 지갑이 사라지고 있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Mobike(공유자전거)도 인터넷+의 대표적인 사례다. 유학시절 고가의 자전거를 샀다 불과 200m를 달린 후 자전거를 도난당한 친구가 있었다. 중국에 좀 살아봤다는 사람들은 아마도 한 번 쯤 자전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닌 그냥 돌려 타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더 편하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였다. 공유자전거는 이러한 상황을 시장에 적용시킨 사례다. GPS 기술까지 장착된 자전거이지만 적은 비용으로 수요자를 만족시키면서 Mobike는 급성장 하고 있다.

 

필자를 더 실감하게 한 것은 웨이하이 석도항 근처 식당에서 서빙하고 있던 로봇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엘레베이터 걸이 안내해 주는 곳이 있었고 지금도 패스트푸드점에서 손님이 식사를 하고 난 후 테이블을 정리해주는 홀 점원이 있지만, 이 식당에서는 한창 손님이 많은 점심시간에 식판을 들고 로봇이 서빙을 하고 있었다. 손님들과 부딪치지 않고 홀을 돌더니 주방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3선 도시급의 지역, 그것도 외곽 지역에 인공지능 로봇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니 10년 후 중국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중국의 변화는 한중 경제 협력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7%에 불과했고, 미국은 25.2%로 최대 수출대상국이었다. 그러나 2003년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18.1%(미국은 17.7%)를 차지하면서 최대 수출국이 되었고, 2013년에는 26.1%(미국 11.1%)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사드 이후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01625.1%, 20176월 기준 23.4%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삼성 휴대폰과 현대자동차 점유율도 최근 급감하고 있다. 중국 2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상전자가 3%이고 애플이 8.2%인데 반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이 87%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역시 중국 1위 업체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의 2016년 영업이익이 6.4% 상승한 반면, 현대자동차 순이익은 급감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선점을 빼앗긴 것은 외부의 원인도 중요하지만 내부 원인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 대도시의 높은 지대를 견디지 못하고 3-4선 도시로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대도시에서 번 돈을 들고 3-4선 도시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시장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3-4선 도시에서 아직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달리기에는 SUV 차량이 적합하고 당연히 수요도 증가했다. 첨단기술이 장착된 가성비 좋은 SUV 차량이라면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인데 현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 우리가 이러한 중국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핵심은 기술에 있다. 최근 중국이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보편화 되고 있어 각 지역의 개발구에서 독일과 협력하는 기술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환경, 바이오, 자동차 등 분야도 다양하다.

 

대중 수출 하락의 원인을 사드로 돌리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물론 사드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드보다 무서운 것은 중국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중국의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전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한중 경제 협력에서 정치적 이슈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지만, 정치적 이슈보다 제품의 가성비가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하는 유효기간이 더 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우리의 본질을 들여다 볼 때이다.


사진 1  중국에 널리 퍼져있는 공유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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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중국의 식당 서빙용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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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연구교수

                                                           


이 글은 '아주경제'와 인천대 중국학술원이 공동 기획한 『아주차이나』 [仁차이나 프리즘] 8월 17일에 게재된 것을 수정한 것임.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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