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508-2884 (Online)
이번 호의 해외 중국학 연구 소개에서는 2023년 발간된 해외 중국학 저널 가운데 주목할 만한 연구를 선별하여 소개한다. 먼저, 올해 상반기 출판된 연구들 가운데 눈에 띄는 연구를 몇 꼽자면, 시진핑 개인의 내러티브를 통해 연결된 시진핑의 원형적인 리더십(prototypical leadership)이 어떻게 그의 정책적 선호도와 중국의 공공정책 및 여론을 성공적으로 연결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시진핑의 정치적 리더십: 시련을 통한 통합의 내러티브(The Political Leadership of Xi Jinping: Narrative of Integrity Through Ordeal)”1)와 중국의 네티즌들이 어떻게 러시아를 바라보고 있으며, 경합하는 기억(contested memories)이 어떻게 대중적인 인식을 형성하는지를 다룬 “분열된 과거와 갈등하는 타자: 중국의 네티즌들은 러시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The Devisive Past and the Conflicted Other: How Chinese Netizens View Russia)”2), 대륙과 대만의 최근 역사교육 커리큘럼 변화에 초점을 맞춰 양안의 교육 당국자들이 어떻게 내용구성과 역사 교과서 구성을 위한 마스터 내러티브(master narrative)를 이행했는지를 탐색한 “경합하는 마스터 내러티브: 중국과 대만에 의한 국사(國史)의 덧칠(Contesting Master Narratives: Renderings of National History by Mainland China and Taiwan)”3) 등이 있다.
현재진행형인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위의 연구들도 흥미롭지만 가장 눈길을 끈 연구는 올해 2월 싱가포르국립대학(NUS)에서 발간하는 China: An International Journal 제21권에 실린 “Taiwan’s Think Tank Diplomacy in the Trump-Tsai Era: Leveraging Intersocietal Networks and Increasing Government Support”4)이다. 미국의 싱크탱크가 각국의 싱크탱크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것이 어떻게 현실에서 작동하는지 분석하는 것은 중요하다. 미국의 정계의 인사구조는 흔히 회전문식이라고 표현되는데, 이는 여당이었던 주요 인사들이 야당이 되었을 때 싱크탱크에서 일하다가 다시 선거에 이기면 정부 내 주요보직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양안 관계가 경색되고, 대만해협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심화하는 시점에서 약소국(small power)인 대만이 어떻게 싱크탱크를 활용하여 미국 정계에서 영향력의 제고를 시도하는지 분석하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더불어, 그동안 대만의 싱크탱크가 거쳐온 발전경로에 대해서 학계의 논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미국과의 관계적 측면에서의 분석은 매우 드물었다는 점에서 위 연구는 시기적으로도, 학술적으로도 중요하며 유의미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논문의 저자인 마카오대학 정부행정학원의 쑨스베이(Sun Sibei)와 우샹닝(Wu Xiangning)은 미중관계의 악화가 두드러진 트럼프-차이잉원 시기 대만이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Taipei Economic and Cultural Representative Office in the Unitied States)와 글로벌 대만연구소(Global Taiwan Institute)를 통해 미국 싱크탱크 및 정책 입안자 그룹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워싱턴 내 영향력 제고에 성공했다고 분석하며, 시민 사회 네트워크의 지지와 정부 지원 확대가 이러한 비공식 외교에서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상호 보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대만의 이러한 풀뿌리 외교(grassroots diplomacy)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에 국민당 소속 인사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글로벌 대만연구소가 외국 전문가들로 하여금 민진당의 정책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추측5)을 지적하는 한편, 싱크탱크 외교가 양국에 미치는 상호 영향력이 대만의 국내정치에 대한 간섭으로 간주될 경우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자들은 양국이 대만을 도구화하여 중국과 원치 않는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외교정책 형성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논문제목 번역]
트럼프-차이잉원 시기 대만의 싱크탱크 외교: 사회간 네트워크 레버리징과 정부 지원 확대
[논문제목 원문]
“Taiwan’s Think Tank Diplomacy in the Trump-Tsai Era: Leveraging Intersocietal Networks and Increasing Government Support”
[논문요약 번역]
경쟁하는 강대국(rival great powers) 사이 긴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약소국(small power)은 어떻게 유연성을 활용하여 생존 기회를 증대시킬 수 있는가? 중국과 미국 사이 끼어 있는 약소국 대만은 엘리트들의 의견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정책 커뮤니티 내에서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관계를 더욱 심화함으로써 워싱턴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시도하는 독특한 공공외교 브랜드를 구축했다. 본 연구에서는 과정추적법(process tracing)을 통해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Taipei Economic and Cultural Representative Office in the Unitied States)와 글로벌 대만연구소(Global Taiwan Institute)를 대상으로 한 사례분석을 통해 대만 싱크탱크 외교에서 분명하게 보이는 연속성과 강화라는 두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본 연구는 자금(funding)과 민주적 가치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사회 간 유대가 깊어지면 대만이 워싱턴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논문요약 원문]
When tensions between rival great powers become less predictable, how do small powers exploit their flexibility to increase their opportunities for survival? As a small power caught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Taiwan has established a unique brand of public diplomacy that seeks to win influence in Washington by influencing elite opinions and further deepening the already intricate social connections within the policy community. Through process tracing, this article uses generic case analyses of the Taipei Economic and Cultural Representative Office (TECRO) and the Global Taiwan Institute (GTI) to address one area of apparent continuity and one area of apparent intensification in Taiwan’s think tank diplomacy. The article concludes that, as much as funding and democratic values are significant factors, the deepening of intersocietal ties enables Taiwan to punch above its weight in influencing Washington’s thinking, while reinforcing and maintaining the connections between them.6)
김한솔 _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
1) Paul Nesbitt-Larking and Alfred L. Chan, “The Political Leadership of Xi Jinping: Narrative of Integrity Through Ordeal”,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2023, https://doi.org/10.1080/10670564.2023.2184201
2) Yi Wang, “The Devisive Past and the Conflicted Other: How Chinese Netizens View Russia”,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2023, https://doi.org/10.1080/10670564.2023.2183768
3) Zhaojin Lyu and Haiyan Zhou, “Contesting Master Narratives: Renderings of National History by Mainland China and Taiwan”, The China Quarterly, 2023, https://doi.org/10.1017/S030574102300019X
4) Sun Sibei and Wu Xiangning, “Taiwan’s Think-Tank Diplomacy in the Trump-Tsai era: Leveraging Intersocietal Networks and Increasing Government Support”, China: An International Journal 21(1), 2023, pp. 88-113.
5) 원문에서는 민진당의 미국 지부(American arm) 역할을 수행한다고 표현했다, 위의 연구, p. 112.
6) 본 논문에 대한 원문은 다음을 참고, https://muse.jhu.edu/article/884131/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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