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30일(화) 베이징 둥청구(東城區)에 있는 중국화교화인연구소(中國華僑華人研究所)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동 연구소 초청으로 연구소 건물 근처의 중국화교화인역사박물관 3층 강당에서 ‘중일전쟁 시기 조선화교의 항일활동’을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강연에는 동 연구소의 장시우밍(張秀明) 부소장 겸 중국화교역사학회 비서장을 비롯해 20여 명이 참가했다. 강연 종료 후 동 연구소로 이동하여 장시우밍 부소장과 화교화인 문제와 관련해 환담했다. 장시우밍 부소장은 이 연구소가 편집 발행하는 학술지 《화교화인역사연구(華僑華人歷史研究)》(Journal of Overseas Chinese History Studies)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1. 장시우밍 중국화교화인연구소 부소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필자

중국화교화인연구소는 중화전국귀국화교연합회(中華全國歸國華僑聯合會) 직속 기관으로 1984년 화교역사연구소의 명칭으로 설립되어, 1991년 명칭이 중국화교화인역사연구소(中國華僑華人歷史研究所)로 바뀌었다가 2018년 중국화교화인연구소로 다시 변경됐다. 이 연구소는 화교화인의 역사, 화교화인 사회의 실태, 국제이민과 교무(僑務) 이론을 연구하여 교무정책의 입안과 사업을 전개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소를 설립한 중화전국귀국화교연합회는 귀국 화교 및 그 가족이 조직한 전국적인 인민단체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서기처가 관리한다. 이 연합회는 1956년 10월 5일 베이징에서 설립되어 7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진 2.  《화교화인역사연구》 2023년 9월호(제143호)의 표지

중국화교화인연구소가 편집 발간하는 《화교화인역사연구》는 CSSCI(중국사회과학인용색인)으로 등재된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화교화인 관련 학술지로 해외의 화교화인 연구자도 이 학술지를 많이 참고한다. 이 학술지는 1986년에 창간되어 1년에 4번(3월, 6월, 9월, 12월) 발행되며, 2024년 3월에 145호를 발행했다. 이 학술지는 화교화인 관련 분석과 연구토론,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이주한 ‘신이민(新移民)’의 연구, 인물 탐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술지 143호에 게재된 논문은 모두 9편이었다. 각 논문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① 「逐夢留根: 21世紀以來中國人跨國流動新常態」(뿌리에 근거한 꿈의 추구: 21세기 중국인 초국적 이동의 새로운 모델), ② 「歐盟對海外僑民的社會保護及其啟示-基於法, 意，羅三國基礎設施的分析」(유럽 해외 교민 사회 보호의 구조와 그 시사점-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3개국의 인프라에 기반한 분석), ③ 「海外華人形象內容構成及其影響-基於秘魯的實證研究」(해외 화인에 대한 이미지의 구성과 그 영향-페루의 실증연구에 근거하여), ④ 「歸國科技人員群體構成及其貢獻述論（1949-1956）」(귀국 과학 기술자 집단과 그 공헌에 대한 분석(1949년〜1956년)), ⑤ 「社會文化視野下新僑鄉跨國網絡治理的構建-以湖南邵東爲個案的分析」(사회문화적 시점에서 살펴본 새로운 교향(僑鄕)의 초국적 네트워크 거버넌스-후난성 샤오둥 사례를 중심으로 한 분석-), ⑥ 「“家”，流動性與共同體： 對印尼歸僑社團的人類學考察」(‘집’, 유동성과 공동체: 인도네시아 귀국 화교 사회단체에 대한 인류학적 고찰), ⑦ 「晚清政府的僑務，外務與國際形象的重塑-以1906年舊金山地震賑濟爲中心的考察」(청말 청 정부의 교무, 외무와 국제적 이미지의 개조-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구제를 중심으로 한 고찰-), ⑧ 「新中國解決華僑“雙重國籍”問題的探索-以旅蒙華僑回國爲中心的歷史考察（1950-1951）」(신중국 화교 ‘이중국적’ 문제 해결의 탐색-몽골 화교 귀국을 중심으로-), ⑨ 「1923年關東地震期間日本暴力排華事件始末」(1923년 관동대지진 기간 일본의 배화 사건 전말).

사진3. 중화전국귀국화교연합회 사무실 앞에서 장시우밍 부소장과 필자

이처럼 143호의 분석 대상 및 내용은 청 정부와 중국정부의 화교화인정책, 귀국 화교와 유럽, 미국과 남미, 동아시아의 화교화인 문제 그리고 새로운 이론 등 다양하다. 이 학술지의 편집장은 장시우밍 부소장이며, 편집위원은 장시우밍 편집장을 비롯해 모두 14명이다. 세계해외화인연구학회의 회장인 리밍환(李明歡) 교수, 칭화대화상연구중심 주임인 롱덩가오(龍登高) 교수, 샤먼대학동남아연구중심(廈門大學東南亞研究中心) 주임인 좡궈투(莊國土) 교수, 싱가포르남양이공대의 리우홍(劉宏) 교수, 저우민(周敏) UCLA 아시아태평양센터 센터장 등 저명한 화교화인 학자가 포진해 있다.

또한 중국에는 화교화인 관련 전국 규모의 학회인 중국화교역사학회(中國華僑歷史學會)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 학회는 1981년 전국화교역사학회로 설립되어 1986년에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학회는 중국 국내 및 해외의 화교화인 연구자와 연계하여 학술 연구의 성과와 문헌자료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화교화인의 역사와 현상의 이해를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학회도 중화전국귀국화교연합회의 관리 하에 있고, 장시우밍 부소장이 이 학회의 비서장도 겸임하면서 학회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중국화교화인연구소와 공동으로 학술지 《화교화인역사연구》를 내고 있어, 두 기관은 사실상 자매 관계로 볼 수 있다.

중국화교역사학회는 1981년 전국회원대표대회를 개최한 이래 5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 전국화교화인역사학술토론회와 화교화인문제국제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회는 지금까지 『교사자료(僑史資料)』, 『화교화인사서간목록』, 『화교화인사연구집』와 화교화인사의 총서와 자료집 등을 출판했다.

【화교·화인의 ‘세계’ 2】

이정희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