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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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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원 신간 소개 (1) _ 장정아·안치영·왕위에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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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아·안치영·왕위에핑, 국경 마을에서 본 국가: 중국 윈난성 접경지역 촌락의 민족지

인터북스2022.05, 292쪽.


이 책은 우리 사업단 연구진이 중국 협력기관과 함께 약 2년간 중국 국경지대의 소수민족 촌락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공동으로 수행한 현지조사에 기반한 연구성과로서, 이와 같은 주제로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는 연구서가 국내에 거의 없다는 점, 중국 협력기관과의 실질적 협업에 기반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국경지대 마을에 사는 소수민족의 눈을 통해 국경과 국가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하는 이 책은 중국 정부의 정책과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우리 아젠다를 잘 보여주며, 국경지대에서 외국인 학자의 조사가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연구였다.


이 책은 중국과 베트남-라오스 국경 형성과정 그리고 국경에 걸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 문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마을의 거버넌스, 접경지역 관리, 토지제도와 토지 관리, 마을의 정치적 권위와 합법성을 둘러싼 경합, 소수민족의 경제생활과 국경을 넘나드는 교류, 이들의 혼인망과 사회관계망, 종교와 민간신앙 등 광범한 주제를 다루며 국경과 국가를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리고 부록으로 중국 접경지역 관련 주요 조례도 첨부하여 관련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 책은 우리 사업단 연구진이 중국 협력기관과 장기간 공동으로 현장조사연구를 수행한 후 공동집필하여 출간한 경독(耕讀): 중국 촌락의 쇠퇴와 재건에 이은 두 번째 성과물이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은 중국연구자 뿐 아니라 사회학, 인류학, 민속학, 농촌연구, 접경변경 연구 등 여러 분야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서남부와 동남아시아는 지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예로부터 이 지역의 민족 교류가 빈번하여 다민족이 잡거공생하였는데, 어떤 형태의 전근대 국가에서도 민족간의 교류 구도가 단절된 적은 없다. 현대 국민국가로 진입한 뒤 국경이 명확해지고 정치 강역이 명료해진 후에도 이 지역의 여러 민족들이 국경을 가로질러 만나는 사회문화경제적 교류는 단절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국경이란 과연 무엇인가, 접경지대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 변민(邊民)에게 국가와 국경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현대 국민국가는 경계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국경에 걸쳐 살아가는 과계(跨界)민족은 접경지역을 어떻게 역동적 공간으로 만들어내는가, 이러한 과계민족의 행위에 대해 국가의 접경변경지역에 대한 관리 강화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었고, 이 책은 밑으로부터, 주변으로부터 바라보는 국가와 국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