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영·김창수·손동혁·송승석·심진범·장정구·최영화 지음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 기획, 다인아트, 2021
책의 제목이 다분히 도발적이다. 소제목들은 더하다. 저급한 해양인식, 바다를 밀어낸 개발, 바다 속에 아무 것도 없다, 해양 콤플렉스, 열악한 해양 인프라…. 필자들은 우리나라의 관문이자 제2의 항구도시라는 인천을 이렇게 묘사했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는데, 해양력이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는데, 해양도시 인천은 도무지 바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2020년은 코로나 사태뿐만 아니라 바다와 관련해서도 특별한 해로 기억할 만하다. 이른바 <해양교육문화법>을 필두로 <섬 발전 촉진법>, <해양치유자원법>, <해양공간계획법>, <해양폐기물관리법> 등이 연이어 반포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인천의 미래는 바다와는 관계가 없다는 듯, 바다를 등지고 서울만 바라보는 이러한 도시의 분위기에 필자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들은 인천의 ‘해양문화’에 주목했다.
인천의 미래 가치는 바다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필자들은 강조한다. 역사적ㆍ지정학적으로 바다와 관련하여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오는 과정에서, 인천은 ‘바다’에 대해 다른 항구도시와는 사뭇 다른 기억과 감각의 공간으로 인식해왔다. 즉, 인천의 바다는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 폐쇄성을 지닌 규제의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해양의 시대에 인천은 새로운 ‘해양도시’로서의 비전을 상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들은 인천의 미래 비전이 ‘바다의 시각’을 통해 새롭게 재설계될 필요가 있고, 인천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실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보다 인천 시민의 ‘바다’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확산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필자들의 주장은 바로 ‘인천에 해양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