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조직과 권력구조 관련 문건 해제 :

해제

2020년 11월 30일에 열린 중국공산당 정치국 회의는 <중국공산당 통일전선 업무 조례(中国共产党统一战线工作条例>(이하 '조례')를 심의했다. 중국은 2015년에 동명의 조례를 반포했었다. 그러나 당시의 조례는 '시험시행(试行)'이었으니, 정치국의 심의는 동 조례를 정식으로 법제화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이는 2018년 2월 중공공산당 중앙이 발표한 <중앙의 당내 법규 제정 업무 제2차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른 것이다. 창당 100주년을 전후로 중국공산당이 당내의 제도를 정비해 가는 큰 계획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통일전선'은 혁명 시기부터 지식인, 무당파 등 중국공산당 외부를 대상으로 하는 핵심 전략이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에는 홍콩·마카오, 대만, 화교 등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 주요한 대상이 되었다. 최근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전통적 대상보다는 민영 기업에 대한 통일전선이다. 특히 알리바바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되는 등 중국 정부의 민영 기업에 대한 개입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얼마 전 2020년 9월 중국공산당 중앙은 <신시대 민영경제 통일전선 업무에 관한 의견(关于加强新时代民营经济统战工作意见>(이하 '의견')을 내놓았다. 의견에는 민영경제 인사들이 기업의 발전방식의 변화, 산업구조 조정, 성장 동력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교육, 선전 등 전통적인 방식에서 나아가 사실상 기업의 전략과 운영도 통일전선의 내용이 된 듯하다. 또한 본래 통일전선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인사(人士)'이다. 즉 기업이나 조직 자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이 실질적인 대상인 것이다. 의견에서도 여전히 '인사'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기업의 전략과 운영이 통일전선의 내용에 포함된다면, 사실상 통일전선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 자체를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의견에 민영기업이 혼합소유제 개혁에 참여하도록 이끈다는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진행되는 혼합소유제 개혁의 핵심은 국유기업의 지분을 민간 기업에 팔아 효율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분을 확보한 민간 기업의 주주로서의 권리가 보장되기는 어렵다. 사실상 국유기업의 부실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는 간접적인 징세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비공유제 경제 영역 또는 민영경제에 대한 통일전선을 강조하는 것은 당의 이념이나 조직, 통일전선을 넘어서 중국 경제의 국가 자본주의적 속성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국 회의에서 심의된 조례안은 조만간 공표될 것이다. 공식 법제화될 조례를 시험적으로 시행된 현재의 조례와 비교한다면,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은 물론, 중국 경제의 향후 변화를 전망해 볼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조례에서 관련 내용을 아래와 같이 번역하였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향후에도 추가하여 보충하도록 하겠다.

발췌 번역

...

제1장 제4조 통일전선 업무의 범위와 대상은 다음과 같다.

(1) 민주당파 구성원

(2) 무당파 인사

(3) 당외 지식분자

(4) 소수민족 인사

(5) 종교계 인사

(6) 비공유제경제 인사

(7) 새로운 사회계층 인사

(8) 출국과 귀국 유학인원

(9) 홍콩 동포, 마카오 동포

(10) 타이완 동포와 타이완의 대륙계 친족

(11) 화교, 귀국 교포, 해외 동포의 본국 가족

(12) 기타 연계와 단결이 필요한 인원

통일전선 업무의 대상은 당외 인사이며, 핵심은 당외 인사 중 대표인사이다.

...

제7장 비공유제 경제 영역의 통일전선 업무

25조 우리나라의 기본 경제제도를 유지하고 개선하여 당의 비공유경제에 대한 방침과 정책을 제정, 선전, 관철함으로써 비공유경제의 발전에 유리한 정책 환경, 법치 환경, 시장 환경, 사회 환경의 형성을 추동한다. 이를 통해 비공유 기업이 현대적 기업 제도를 수립하고 자주적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26조 비공유경제 인사들이 애국, 업무 충실, 혁신, 법 준수, 성실, 공헌을 통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에 적합한 건설자가 되도록 이끈다.

(1) 이상과 신념 교육을 전개하여 비공유 경제인사들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 당과 정부에 대한 신뢰, 기업 발전에 대한 자신감, 사회에 대한 신망을 증진하도록 이끈다.

(2) 비공유제 경제인사들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경영하도록 이끌고, 비공유경제 인사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반영하여 이들이 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라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3) 비공유경제 인사들이 체계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원활히 하여 정치 참여와 신뢰 구축의 수준을 제고하도록 돕는다.

(4) 비공유경제 인사들이 기업의 빈곤구제 사업(光彩事业)과 공익 자선사업에 헌신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도록 이끈다.

27조 통일전선부와 공상업연합회(工商联)는 동급 당위원회의 계획에 따라 비공유기업의 당 건설 업무에 참여한다. 공상업연합회의 당조(党组)는 소속 회원 기업과 각종 상업단체의 당조 건설 업무를 잘 하도록 지원하고 협력하여 업종별 또는 지역별 당 조직이 수립되도록 추동해야 한다.

28조 공상연합회는 당이 영도하는 민간단체이자 상업단체 조직으로서 비공유제 기업과 비공유제 경제인사를 주체로 하며, 통일전선, 경제, 민간의 성격이 유기적으로 통일되었다는 기본 특징을 갖는다.

(1) 공상업연합회는 비공유경제의 건강한 발전과 비공유경제 인사들의 건강한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중심으로 책무를 이행하고 역할을 발휘한다. 공상연합회는 정치협상, 정치 참여와 논의, 민주감독에 참여하는 구체적 내용과 형식을 조례 3장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한다.

(2) 중앙과 지방의 각급 당위원회는 공상연합회의 업무에 대한 영도를 강화해야 한다. 공상연합회의 당조 서기는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맡는다.

(3) 공상연합회 당조는 영도 핵심의 역할을 발휘하여 당의 방침과 정책, 당위원회가 결정한 정책과 배치가 관철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당조는 공상연합회 대표대회, 집행위원회, 상무위원회 업무에 대한 지도를 강화한다. 공상연합회 주석의 업무를 지원하고, 당외 간부의 역할을 발휘하도록 한다. 간부 관리의 권한에 따라 공상연합회 기관 간부를 관리한다. 공상연합회 소속 상업단체는 공상연합회의 기층 조직이자 업무의 바탕이다. 공상연합회는 소속 상업단체에 대한 지도, 인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소속 상업단체 회원에 대한 사상‧정치 업무와 교육‧훈련을 전개할 수 있으며, 주요 책임자에 대한 심사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