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소개 _ 조형진
조형진,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조정과 한국의 대응”, 『국제‧지역연구』 29권 1호(2020, 봄), pp. 175-200.
일대일로를 비정치적인 발전의 플랫폼으로 규정하려는 중국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화하고 일대일로를 주요한 억지 대상으로 간주하면서 일대일로는 정치화되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일대일로에 대한 일정한 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포괄적 성격을 일정한 범주로 제한하고 참여 기업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제3국 시장 협력을 통해 일대일로를 중국의 패권 추구 수단으로 간주하는 인식을 축소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서진' 전략이었던 일대일로를 동쪽으로 확대하여 한반도를 포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의 한반도 포괄은 여전히 중앙정부 차원의 공식화된 정책이 아니며, 지방정부 차원의 모색과 준비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은 다른 국가들처럼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대일로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위험을 분산하려고 한다. 미중 경쟁에 의해 강제된 모호성 속에서 부문별, 사안별로 정확한 입장이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와 유라시아 연계의 측면에서 한국이 일대일로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유라시아의 재부상, 미중 경쟁 등이 반영된 지역 개념의 재정립과 함께 지역 전략의 분화, 남북 관계의 개선, 유라시아 연계의 필요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조형진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