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로에서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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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관행을 통해, 관행을 넘어 _ 장정아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하는 관행중국 웹진이 100호를 맞았다. 연구자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중국의 사회경제 관행과 문화를 알리고 인문학의 대중화를 도모하고자 한 웹진의 100호 발간과 함께, 우리 연구소의 연구도 10년차를 향해가며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적 질서가 어떻게 만들어져왔고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서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 그것이 현재와 미래의 중국 이해에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를 집단적으로 함께 연구하며 탐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40권이 넘는 저역서, 140여 편의 학술논문 등이 발간되었고, 거대한 작업인 한반도화교사전을 비롯한 10여 권의 책 출간을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결합, 이론연구와 실증연구의 결합을 지향해왔다. 특히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연구, 한국적 문제의식이 들어간 연구, 인문학적 깊이와 현실적 문제의식을 함께 내포한 연구방향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함께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모델은 문헌연구 및 현장조사와 자료 발굴축적과 이론적 연구, 그리고 사회적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결합순환되는 연구모델이었다. 특히 우리는 독창적인 문헌현장 자료의 발굴과 축적에 힘을 기울여왔. 성과 중 하나인 인천화교협회 자료 해외에서도 주목하여 자료 교환과 교류를 요청해와 싱가포르 남양이공대학, 칭화대 華商연구중심, 국립대만사범대학, 일본 가나가와대학 등과 다양한 교류를 하였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적 관행의 변용재구성을 통한 중국적 표준(Chinese Standard)의 가능성 탐색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국경지역에서의 연구조사로 확장하였다. 중국 절강대운남대와의 공동조사를 통해 중국적 질서가 접경지역에서 어떻게 확산되거나 변형되고 있는지를 탐색하고 있으며, 변강연구소와의 교류도 진행 중이다. 우리는 중국과의 교류를 일회적이고 형식적인 교류가 아닌 실질적 공동연구와 조사로 만들고자 했으며, 중국 하북대와의 민간계약문서 공동조사발굴과 해제작업, 길림대와의 동향상회 공동조사 및 남개대와의 기업 공동조사 수행, 그리고 산서대 진상학연구소와 인민대 청사연구소와의 협업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가 발간한 저역서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 학술서나 이론적 논의도 있고(철도로 보는 중국역사,중국관행연구의 이론과 재구성), 우리가 직접 발굴정리한 자료를 토대로 저술한 책들도 있으며(근대 인천화교의 사회와 경제: 인천화교협회소장자료를 중심으로,인천에 잠든 중국인들: 인천화교협회소장자료를 중심으로, 중국의 가정, 민간계약문서로 엿보다, 민간계약문서로 본 중국의 토지거래관행), 중국 현지 연구기관과의 공동조사를 통해 나온 책들도 있고(중국의 동향상회, 중국동북지역 기업행위와 상업관행 조사연구,중국 민간조직의 단면),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분야의 연구서도 꾸준히 냈으며(근대중국 동북지역사회와 민간신앙,중국동북지역 상인과 상업네트워크,중국 동북지역의 기업과 금융,동남아화교와 동북아화교 마주보기), 여러 권의 역서도 펴냈다(동아시아 현대사 속의 한국화교,외면당한 진실: 중국 향촌사회의 제도와 관행,동남아화교화인과 트랜스내셔널리즘). 또한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가들에 대해 오랫동안 수행한 구술인터뷰를 바탕으로 낸 대중서(상하이 한국인, 다시 경계에 서다,지금, 상하이에서 듣자)와 중국도시에 대한 대중서(중국도시), 그리고 한국과 중국 학생의 공동조사연구를 지도하여 펴낸 책(인천, 대륙의 문화를 탐하다』)등 다양한 성격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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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한중인문유대 등 정부 정책자문도 활발히 하였고 인천시의 대중국 정책 기획실행 플랫폼인 인차이나포럼을 만들어 관·산학협력을 도모하였으며, 인천차이나타운 디지털스토리텔링과 테마거리 조성사업에 우리가 연구를 통해 축적한 인문학적 지식과 자료를 활용하여 기획과 실행에 적극 참여하였다. 차이나 비즈쿨과 CEO과정 등의 비즈니스강좌, 중국 청소년 초청캠프나 한중 학생 공동조사를 통한 한중 후속세대 양성, 그리고 다양한 주제의 시민강좌와 문화답사도 꾸준히 해왔다.

 

우리는 연구자들의 연구가 분산되어 흩어져버리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중국학자료센터의 구축에 일찍부터 힘을 기울여왔다. 중국관행연구자료를 비롯한 각종 자료와 통계서사전과 연감을 수집하고, 화교자료와 다양한 인터뷰 구술자료들의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국내외의 다양한 사람들이 활용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또 영국 외무부 소장자료 디지털아카이브 등 주요 디지털아카이브의 구입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조사와 연구의 집적체인 중국학자료센터를 중국학지식정보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연구와 교육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하겠다.

 

웹진은 이러한 연구와 사회적 서비스의 중심에서 우리와 함께 해왔다. 독자층이 계속 확대되어 현재 2천 명 이상의 독자를 확보하여 연구자들 뿐 아니라 각지 중고등학교에서도 활용하고 있으며, 학술적 성격과 대중적 성격의 결합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 우리 연구는 중국사회를 움직이는 관행질서의 규명을 넘어서서 중국적 질서와 표준의 확장가능성에 대한 탐색으로 나아가면서, 우리 연구의 현재적 의미에 대한 이론화 작업과 현실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해야 할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우리 웹진에 귀한 글을 써주신 모든 필진들, 특히 이번 호를 위한 격려와 제언을 써주신 김광억선생님과 은종학선생님, 그리고 축하메시지를 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든 분의 조언을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쉬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장정아 _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 중국·화교문화연구소장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중국학술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