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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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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3년만의 전쟁, 중국의 33년간의 전쟁 _ 전병서

세계의 패권국 미국은 G2국가를 다루는 룰(rule)이 있다. 1945년 이후 미국은 G2의 경제규모가 미국GDP40%를 넘어서면 반드시 손을 봤다. 최근 100년간을 돌아보면 소련, 일본이 여기에 당했고 이번에는 중국 차례다. 미국은 G2국가의 굴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


냉전시대 미국을 위협했던 구소련의 GDP가 미국GDP40%를 넘어가자 소련의 해체작업을 통해 구소련을 분열시켜 무력화시켰다. 소련에 이어 세계의 G2로 등장한 일본이 1985년 미국 GDP32%를 넘어서 45%를 돌파할 즈음에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을 좌초시켰다. 일본엔화에 대해 10년에 걸쳐 69%의 대폭적인 절상을 통해 10년간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켰다. 1995년 미국 GDP71%까지 달했던 일본경제는 2017년에는 25%수준으로 추락했다.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G2로 부상했다. 오바마 1기정부 첫해인 2009년에 중국은 미국GDP36%에 달했고 2010년에 41%를 돌파했지만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손을 쓰지 못했다. 미국은 금융위기의 뒷수습에 10년을 보냈고 이젠 미국 경제에 자신감이 붙었다. 미국은 트럼프집권 2년차인 2018, 중국GDP가 미국GDP69%를 돌파한 시점에서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중국 손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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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MF,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GDP100으로 했을 때 G2국가의 비중


100년 제국 미국은 새로운 100년의 패권을 꿈꾸고, G2 중국은 두 개의 100년의 꿈을 꾼다. 중국은 1921년 공산당을 창당하면서, 1949년 사회주의 신중국을 건설하면서 두 개의 100년 대계(两个百年目标)를 세웠다. 창당100주년인 2021년에 중진국에 도달하고 건국 100주년인 2050년에 세계패권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사회주의 중국은 향후 연평균 6.3%의 성장만하면 첫 100년대계는 완성한다. 그리고 다음 30년간의 목표는 미국을 넘어선 세계 패권국이 중국의 꿈이다. 지금 미중의 무역전쟁은 “100년 강대국 미국과 강대국을 꿈꾸는 중국 100년의 꿈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미중 무역전쟁은 길고 오래갈 패권전쟁이다. 미국으로서는 1985년 플라자합의로 일본을 좌초시킨 이후 33년만(1985~2018)의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고, 중국은 지금부터 2050년까지 지속될 33년간의(2017~2050) 긴 전쟁의 시작이다.


중국은 20171018일 개최된 19기 당대회에서 2020년까지 중진국 건설을 의미하는 소강사회를 달성한다고 선언했다. 2035년까지 경제적으로 미국을 추월하는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루고 2050년에는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추월해 진정한 세계의 패권국이 되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천명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 2050년까지 세계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한판 진검 승부를 벌이겠다는 말이다.


IMF의 예측에 따르면 2018년에 중국 GDP는 미국 GDP대비 69%수준에서 5년후인 2023년에는 88%에 도달할 전망이다. 지금 같은 경제성장 속도가 지속 된다면 2030~2035년사이에 중국 GDP는 미국 GDP의 규모를 넘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역사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강자를 만나게 될 상황에 직면한다.


그래서 미국은 이젠 더 이상 중국의 부상을 좌시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경제적 수단은 물론이고 외교, 군사, 정치분야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공격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미국 트럼프정부의 무역전쟁은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다.


미국은 100년의 강대국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하물며 100년의 구력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변하는 것 아니다. 그리고 미국은 지금까지 2인자를 깨 본 게 처음이 아닌 세 번째다. 중국의 30년전략, 미국의 100년 전략으로 깨부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에는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하고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人怕出名猪怕壮)”는 말이 있다. 2001WTO가입을 허용해준 미국의 도움으로 포동포동하게 살이 찐 중국을 지금 미국이 노리고 있다


중국은 일어서지 않으면 당할 판이고, 미국은 중국을 주저 앉히지 못하면 당할 판이다. 중국은 이 길로 가야 살고, 미국은 중국을 가지 못하게 막아야 산다. 그래서 이번 미중의 무역전쟁은 길고 오래 갈 패권전쟁의 시작이다.


모든 대국이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제조대국이 일어서고 무역대국으로 융성하고, 모든 무역대국은 반드시 군사대국이 되고 그 다음은 금융대국에서 스러진다. 모든 무역대국이 반드시 군사대국이 되는 이유는 외국과의 교역에서 확실한 수금 방법은 군대를 보내는 것이다. 전세계 다른 나라 돈은 다 떼먹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어느 누구도 전세계 135개국에 군대를 주둔시킨 미국 돈은 못 떼먹는다.


지금 대국의 가는 길 4단계에서 중국은 이미 제조대국, 무역대국에서 미국을 제쳤고 이젠 군사대국과 금융대국에서 충돌할 단계다. 미중의 충돌이 불안한 것은 군사력의 충돌과 금융의 충돌의 가능성 때문이다. 군권과 금권이 충돌하면 제조와 무역의 충돌과는 차원이 다르다. 모든 대국의 패망을 보면 무역전쟁에서 져서 망한 경우는 없다. 결국 전쟁이고 기축통화의 이전으로 패권의 이전이 일어났다.


2017년 기준 미중의 실력을 보면 중국은 제조업에서는 미국의 160%, 무역에서는 104%로 미국을 제쳤다. 그러나 중국은 군사력에서는 미국의 37%, 금융력에서는 2%에도 못 미친다. 미국은 제조업과 무역업에서 전쟁을 벌이는 척 하지만 승산이 낮다. 진짜 미국의 속내는 금융의 창으로 중국의 심장을 노리는 것이다.


미국의 통상협상 대표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아니라 므느신 재무장관인 점을 보더라도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을 금융전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미중의 전쟁은 무역전쟁에서가 아니라 금융전쟁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다. 미국은 1985년부터 일본과의 무역전쟁을 했지만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정작 미국이 일본을 죽인 것은 금융전쟁에서였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금융의 창에 중국의 방패는 과연 얼마나 유효할지 궁금하다. 중국은 금융시장개방과 기관투자가 육성, 우량기업의 대거 상장을 통해 금융시장 키우기에 올인하고 있다. 한국, 미중의 무역전쟁의 와중에 중간재수출에서 피해를 볼 수 있지만 대신 금융전쟁에서 어부지리 할 묘수를 생각해 볼 때다.


전병서 _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필자가 제공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