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로에서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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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국은 어디로 가는가? _ 안치영

202412월은 참으로 잔인했다. 123일에는 대통령이라는 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친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분노와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더니 1229일 아침에는 여객기 추락으로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슬픔을 부여잡고 혼란이 잘 수습될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지금은 여유가 없더라도 아니 여유가 없는 지금도 한쪽 눈은 내일과 주변을 살펴야 한다.



중국의 변화가 우리의 기대 또는 예측과 달라 적지 않게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당혹함의 극단적 표현이 혐중을 넘어 중국에 대한 무관심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제1 교역국이다. 1 교역국의 지위는 변화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이해 당사국의 하나라는 사실은 불변이다. 중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이 우리 이익을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져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대응과 이해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그것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든지 중국에 대한 이해가 우리의 이익과 사활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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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기 들어서 특히 201719차 당 대회 이후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경직되고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 하나의 이유라면, 시진핑으로 권력 집중과 중국 내부의 경색이 다른 하나의 이유이다. 그에 따라 중국 관방의 공식 발표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을 알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전에는 홍콩을 통하여 많은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이후 많은 매체가 문을 닫고 자유로운 언론 환경이 제한되면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중국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당내 비밀은 모두 신문에 있다는 선전 전문가의 격언에 따라 신문의 배후나 당연히 나와야 할 것이 뉴스에 나오지 않은 것을 살펴보는 것이 하나라면, 거시적 환경이나 정해진 정치적 일정을 살펴보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2025년 중국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대내외적 환경을 고찰해야 한다. 그중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은 1월 예정된 미국의 새로운 정부 즉, 트럼프 2기 출범과 미중 전략 경쟁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국 내부 경제환경이다. 전자의 구체적인 영향과 효과는 이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그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그러나 후자는 전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도 하지만 실제 상황이 어떠할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탈 중국 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 등 무역 제재는 그 역효과의 정도에 따라 제한되겠지만 더욱 강화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렇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예측에도 불구하고, 그 신뢰성을 별개로 한다면 경제성장 등 드러나고 있는 지표는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다. 시속 400를 넘어서는 고속철도 상용화와 전기차 1,000만 대 생산이 보여주는 과학기술 발전과 실용적 이용, 1,000 만 명을 넘어서는 1년 대학 입학생, 2024140만 명을 넘어선 대학원 입학생 등 고등 교육의 급격한 팽창은 중국이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중공의 선전부가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금지하고 낙관론만을 선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중국의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의구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에서 과도한 경기 부양책이나 단기적인 정책을 취하지 않는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지속될 미중 전략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미중 전략 경쟁 국면에서 곧바로 닥쳐올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포함한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장기적 대응에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경쟁을 할 준비와 충분한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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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기대와 달리 경기 부양책이 없었던 20247월의 203중전회 결정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미중 전략 경쟁 국면에 대응한 안정적 상황 관리에 중심을 둔 것이었다고 보면, 2025년의 정책 기조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낡은 설비와 가전, 자동차 등의 교체 장려를 통한 국내 소비 진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에 대응한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와 더불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전통적 제3 세계 국가와 경제적 정치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다.

 

또한 2025년은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해이다. 중공은 201719차 당 대회에서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건설을 기본적으로 실현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며, 2024203중전회에서 2029년 건국 80주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다. 그런 점에서 2025년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기본적으로 수립될 155개년 계획(規劃)의 건의안은 2021년 수립된 14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목표 강요의 연속이자 203중전회 결정을 보다 구체화하는 내용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2025년 중국에 대하여 미중 전략 경쟁과 중국의 장기 발전 전략의 구조적 제약,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에 따른 변수가 규정적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그것이 지금까지와 다른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2024년 말 중국 내부에서 두 가지 점에서 통상적이지 않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군대의 문제와 관료의 부패 문제 확산이 그것이다.

 

시진핑의 가장 큰 성과가 군대 개혁과 반부패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작년 로켓군에 이어 올해도 군대 고위층 부패 문제가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군대 개혁과 현대화의 제약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부패 문제로 처벌받은 관료들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반부패 투쟁의 효과의 한계를 보이는 것이며 시진핑의 권위와 위신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20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의 3연임은 개헌을 통하여 제도적으로 하자가 없이 진행되었지만, 개혁 시기 형성된 덩샤오핑의 전통과 관례를 부정하는 것으로서 최고지도자 시진핑만을 예외로 하는 시진핑 예외주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당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최고지도자 교체제도의 부재와 불확실성에 대한 불만은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당 관료 내부에서도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개인의 권위와 지위를 강조하는 두 개의 수호, 두 개의 확립을 정치적 올바름으로 주장하지만, 개인으로의 과도한 권력 집중과 승계의 불확실성, 그리고 시진핑의 고령화와 건강 문제가 겹치면서 점차 시진핑이 중국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2025년은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과 더불어 드러나지 않는 중국의 내부에 더욱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치영 _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중국학술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https://kr.xinhuanet.com/20241030/b3585615a53f472e81bd85dedbeac693/c.html

https://www.163.com/dy/article/JINTV8GC0543MD0V.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