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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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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화교화인학회(日本華僑華人學會)와 학술지 《화교화인연구(華僑華人硏究)》 _ 이정희

일본의 전국 규모의 화교·화인 연구 학술단체는 20033월 창립된 일본화교화인학회(日本華僑華人學會)가 유일하다. 필자는 이 학회의 창립 회원이면서 지금까지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2013년 저서 朝鮮華僑近代東アジア(조선화교와 근대동아시아)로 학회가 수여하는 연구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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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1, 1-2. 일본화교화인학회의 발간 학술지 화교화인연구(華僑華人硏究)
창간호와 제
20호의 표지

  

이 학회가 설립된 직접적 계기는 20026월 간행된 화교·화인사전(華僑華人事典)이다. 이 사전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간행된 화교화인 사전으로 중국학 연구자인 가니 히로아키(可兒弘明) 게이오대 교수, 시바 요시노무(斯波義信) 도쿄대 교수, 화교화인학 연구자인 유추쿤(遊仲勳) 아세아대 교수가 편저자로 참가했다. 편저자 3명 이외에 일본 국내외 200여 명의 학자가 집단지성을 발휘해 이 사전을 편찬했다. 이 사전이 간행된 직후 집필자들 사이에 화교화인 연구 학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어, 20033월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학회를 설립했다. 초대 회장은 유추쿤 교수가 선출됐다. 사실 일본의 화교·화인 연구가 20세기 초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학회 설립 이전 일본 3대 차이나타운이 자리한 지역에서 이미 화교화인연구회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연구회가 가장 먼저 설립된 곳은 나가사키였다. 나가사키화교연구회는 1984년에 설립되었다. 연구회는 나가사키의 화상인 태익호(泰益號)가 남겨 놓은 방대한 영업기록을 조사, 정리, 연구하기 위해 결성되어 10년간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연구보고서 7권을 발간했다. 이 연구회는 1998년에 규슈화교화인연구회로 확대 개편되었다.

   

차이나타운인 난킹마치(南京町)가 자리한 고베에서는 나가사키보다 3년 늦은 1987년 고베화교화인연구회가 결성되었다. 19875월 고베대학 문학부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고베화교연구회로 시작한 후, 19926월 고베화교화인연구회로 명칭을 바꾸었다. 회원은 약 80여 명으로 연구자, 대학원생, 화교화인, 시민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회원을 중심으로 고베화교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해, 고베화교에 관한 앙케트 조사(1993), 한신대지진과 고베화교(1997), 그리고 낙지생근-한신중화회관과 고베화교의 백년(2000)과 같은 성과물을 냈다.

 

일본 3대 차이나타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요코하마 중화가가 자리한 요코하마는 나가사키, 고베와 같은 연구회를 설립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역 화교 연구자인 이토 이즈미(伊藤泉美) 당시 요코하마개항자료관 연구원을 비롯한 화교·화인 출신 연구자가 요코하마 지역 화교·화인의 역사를 연구해 오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회와 연구자들의 다년에 걸친 연구 활동의 축적과 화교·화인사전(華僑華人事典)의 간행이 학회 설립의 기초가 되었다.

 

일본화교화인학회의 회원은 200여 명. 회원은 화교화인을 연구 대상으로 정치학, 경제학, 지리학, 사회학, 역사학, 문화인류학, 종교학, 그리고 지역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다. 학회의 현재의 회장은 미오 유코(三尾裕子) 도쿄외국어대 교수로 베트남과 싱가포르 화교화인 사회를 문화인류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자이다.

 

학회의 고문은 조공무역시스템론과 화교화인의 금융네트워크를 분석한 하마시타 다케시(濱下武志) 도쿄대 명예교수, 부회장은 전임 회장인 이토 이즈미 현 요코하마유라시아문화관 부관장이 각각 맡고 있다. 이사를 맡은 우에다 다카코(上田貴子) 긴키대 교수는 구 만주 거주 산동 출신 중국인사회 연구, 장위링(張玉玲) 난산대학 교수와 왕웨이(王維) 나가사키대 교수는 일본의 차이나타운 연구, 세리자와 사토히로(芹澤知廣) 텐리대 교수는 베트남 화인사회의 연구, 즈다 코지(津田浩司) 도쿄대 교수는 인도네시아 화인사회 연구, 미야하라 교(宮原曉) 오사카대 교수는 필리핀 화인을 각각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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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학회 제 20회 연구대회의 소식을 전한 가나가와대의 홈페이지


이 학회는 일본 전국을 돌면서 1년에 한 번 이틀간 연구대회를 개최한다. 20221022일과 23일 양일간 요코하마 소재 가나가와대 미나토미라이캠퍼스에서 개최된 제20회 연구대회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22일에는 “‘객가(客家)’라는 공동체-온라인 공간 종족성의 현재라는 제목으로 발표자를 공모, 모두 4명의 연구자가 발표했다. 이어 나의 박사학위 논문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1명이 화인 기독교인의 월경(越境)과 종교 실천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23일은 개인 발표 코너가 마련되어 모두 7명의 박사과정생이 화교화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리고 개최 대학인 가나가와대학이 기획한 2개의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하나의 심포지엄의 주제는 물건으로 묘사하는 화교화인의 역사와 문화-사자(死者) 제사의 유물-”4명의 연구자가 발표했다. 또 다른 심포지엄의 주제는 화교화인이 본 중일국교정상화 50주년-그때 화교의 선택은-”으로 요코하마 화교화인이 직접 당시를 회상하면서 발표했다.

 

이 학회의 학술지인 화교화인연구2004년 창간호를 발행한 이래 현재까지 제20호를 간행했다. 화교화인연구1년에 1번 간행된다. 20호에는 논문은 5, 서평 4편이 게재됐다.



화교·화인의 세계’ 3

이정희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


                                                          


* 참고문헌

가나가와대홈페이지(http://himoji.kanagawa-u.ac.jp/news/2022.html)

일본화교화인학회홈페이지(https://www.jssco.org/)

遊仲勳·斯波義信·可兒弘明 編, 華僑·華人事典, 弘文堂, 2002.

華僑華人事典編纂委員會 編, 華僑華人事典, 丸善, 2017.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은 필자가 제공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