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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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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해외화인연구학회(世界海外華人硏究學會, ISSCO)> _ 이정희

전 세계 거주하는 화교·화인의 인구는 그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5천만 명에서 6천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거주하는 이주민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이주지의 사회와 경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G2 부상과 중국정부의 일대일로추진에 따른 새로운 화교·화인 정책에 따라 세계의 화교·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교·화인을 25년간 연구해 온 필자가 세계의 화교·화인과 관련된 역사, 문화, 음식, 차이나타운, 사회단체, 교육기관, 학술 기관 및 단체 등을 차례로 소개하여, 독자들의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편집자 주)

  

세계해외화인연구학회(世界海外華人硏究學會, ISSCO)

-화교·화인을 연구하는 유일한 국제 학술 단체-

   

“2017.11.18.(토요일) 아침 9시부터 회의가 시작되었다. 나가사키대학 행사장은 만석이 될 정도로 많은 학자가 전세계에서 모였다. 나가사키현 지사, 나가사키시의 시장도 와서 축하 인사말을 했다. 나가사키의 화교를 대표하여 씨 성의 2, 씨 성의 1명이 등단하여 나가사키화교의 역사와 지역사회 공헌, 그리고 현재의 실태를 소개하자, 참석한 학자들이 큰 박수를 쳤다. 세계 각지서 온 화교 학자와 교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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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나가사키 지역회의서 연설하는 WANG Gungwu

  

“2017.11.19.(일요일) 10시부터 각 세션 발표가 있었다. 나는 A세션에서 15분간 중국어로 발표를 하고 일본의 진라이코(陳來幸) 교수와 한국에서 참가한 선생님의 질문을 받았다. 같은 시간 다른 세션에서도 동시에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 참가자는 150여 명에 달하는 것 같다. 폐막식에는 화교 연구의 권위자인 WANG Gungwu(王賡武, 1930년생) 교수가 40분간 영어로 폐막 연설을 했다. 나이가 많이 드신 학자인데도 명쾌하고 힘찬 연설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부인과 함께 참석했는데 사이가 참 좋아 보였다. 부인은 대학 동창생이라고 한다. 차이나타운 근처의 JAL호텔에서 사요나라(폐막) 파티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도 각지에서 참석한 화교 학자와 밀도 높은 교류를 했다. 나가사키대학이 주최한 이번 행사의 운영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좋았다.”

  

위의 내용은 필자가 20171118일과 19일 양일간에 걸쳐 나가사키에서 개최된 세계해외화인연구학회(世界海外華人硏究學會, 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Studies of Chinese Overseas(ISSCO))의 지역회의에 참가한 후 기록한 일기를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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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2017년 나가사키 지역회의 사요나라파티

  

세계해외화인연구학회는 화교·화인을 연구하는 유일한 국제 학술 단체로 화교·화인 연구자 간 학술교류와 성과발표의 장을 제공한다. 199211월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에서 개최된 낙지생근(落地生根)’ 해외화인연구국제학술회의를 계기로 19937월에 창립되었다. 창립 당시의 회장은 WANG Gungwu, 부회장은 Teresita ANG SEE(洪玉華), 사무국장은 Ling-chi WANG이 맡았다. 이들은 화인 출신으로 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화교·화인 연구자로, 중국대륙과 타이완 출신이 아닌 학자가 ISSCO 창립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ISSCO는 회장단 이외에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동북아, 유럽, 호주, 중국대륙, 타이완, 홍콩의 지역 대표를 두었다.

   

199412월 홍콩대학에서 제1ISSCO 국제학술회의가 “The Last Half Century of the Chinese Overseas(1945-1995): Comparative Perspectives”를 주제로 개최되었으며, 동시에 제1회 회원대회가 개최되어 선거가 이뤄져 ISSCO의 사실상의 시작을 알렸다. ISSCO는 대체로 3년마다 국제학술회의, 국제학술회의가 없는 해에는 지역회의(Regional Conference)를 코로나로 인해 개최를 취소한 2020년 이외는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필자가 참가한 2017년 나가사키회의는 지역회의였다.

  

<>는 국제학술회의의 개최 연도, 개최도시 및 협력기관 그리고 주제를 정리한 것이다. 2022년까지 총 11회의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 중국본토, 홍콩, 타이완 등지에서 개최했으며 각국의 대학과 협력하여 개최해오고 있다. 2022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학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국제학술회의가 “Diasporic Futures: Sinophobia, Techno-Political Strife, and the Politics of Care”란 주제로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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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ISSCO의 홈페이지(https://issco.site/)

    

ISSCO의 역대 회장은 저명한 화교·화인 학자들이다. 필리핀 화인 출신의 Teresita Ang-See(2004-2007), 인도네시아 화인 출신의 Leo Suryadinata(廖建裕, 2007-2013), 말레이시아 화인 출신의 Tan Chee-Beng(陳志明, 2013-2019), 2019년에는 중국대륙 출신 학자로는 처음으로 Li Minghuan(李明歡, 2019-현재)이 회장에 취임하여 현재도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Tan Chee-Beng 회장은 20151월 인천대 중국학술원이 주최한 국제심포지엄 동아시아화교화인과 GLOCALITY”에서 전통, 문화적 정체성, 그리고 화인 공동체를 주제로 발표했다. Li Minghuan 회장은 2022년 중국학술원이 개최한 한중·한베수교30주년기념국제학술회의에서 유럽 화인 100년사-신시기의 화인사회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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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ISSCO 발행의 학술지인 Journal of Chinese Overseas의 표지

    

ISSCO는 창립 직후인 19939월에 학회의 뉴스레터인 ISSCO Bulletin1호를 발행하고, 1995년부터는 메일에 의한 네트워크(ISSCO E-mail Network)도 발족했다. 2005년부터 학술지 Journal of Chinese Overseas(海外華人學報)를 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싱가포르국립대학출판사에서 출판했고, 2009년부터는 BRILL 출판사에서 내고 있다. 현재는 1년에 2번 간행하고 있으며 202312월까지 제19권 제2호를 냈다. 이 학술지는 2015년에 Scopus에 등재되었다.




화교·화인의 세계’ 1



이정희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


                                                          


참고문헌

華僑華人事典編纂委員會 編, 華僑華人事典, 丸善, 2017.

遊仲勳·斯波義信·可兒弘明 編, 華僑·華人事典, 弘文堂, 2002.

Lynn Pan, The Encyclopedia of the Chinese Overseas, Harvard University Press, 1999.

 


** 이 글에서 사용한 표와 사진은 필자가 제공한 것으로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 1. 필자 직접 촬영

사진 2. 필자 직접 촬영

사진 3. 필자 직접 촬영

표 1. ISSCO의 홈페이지(https://issco.site/)를 참고로 필자가 정리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