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로에서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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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20차 당대회의 인사 관련 변수들> _ 안치영

지난 830일 중공 중앙정치국회의는 20차 당대회를 1016일 개최하도록 중앙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정치국회의에서 당대회 개최 일정 건의를 결정했다는 것은 당대회 일정뿐만 아니라 당대회를 통하여 결정되는 최고지도부 인선이 사실상 내부적으로 확정되었고 당대회 보고와 당장 수정안도 자구 수정만을 남기고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국에서 당대회 개최 일정 건의와 더불어 최고지도부 인사안도 결정하는데, 최고지도부는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지만 정치국에서 단수 후보자를 추천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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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의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중앙위원이 되어야 하는데, 중앙위원의 경우 후보자를 단수 추천하지 않고 200여 명 선출되는 중앙위원보다 대략 8% 내외 많은 숫자가 추천되기 때문이다. 중앙 지도부의 후보자가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에 선출되지 못하는 경우는 지도부로 선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공의 역사에서 후보자의 수가 중앙위원 수보다 많은 첫 번째 당대회인 198713차 당대회에서 총서기 후보자로까지 거론되었던 덩리췬(鄧力群)이 중앙위원에 낙선하는 바람이 당의 지도부가 되지 못했던 사례가 그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당대회의 결정은 사실상 이미 확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절차적 공식화와 공개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당대회 결정 이후 시진핑과 리잔수 등 주요 인물의 외국 방문이 의미하는 것은 당대회에서 공표될 문제에 대하여 지도부에서 완전히 합의하여 더 이상 논란이나 변동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미 결정되었고 절차에 따른 결과 추인만 남아 있는 일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엎어 놓은 컵 속의 주사위 맞추기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20차 당대회는 개방 이후 어느 당대회보다 주사위 맞추기가 어렵다. 우선, 기존의 승계와 관련된 관례가 변화되어 시진핑의 3연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승계나 권력구조와 관련된 다른 규정이나 제도 및 관례가 어떻게 변화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변화의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권력 집중과 정보에 대한 통제의 강화 및 홍콩의 상황 변화로 중공의 공식적 발표를 제외하면 당대회와 관련한 신빙성 있는 정보가 거의 유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다양한 추정과 가설만 난무하고 있다.

 

기존 제도와 관례가 유지되는 경우

 

중공의 지도부 인사와 관련한 가장 일반적인 예측은 시진핑 3연임을 제외하면 현재의 제도와 관례가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현재의 총서기제, 7인 정치국 상무위원, 지도부 퇴진을 위한 ‘78관례 유지 등이 그것이다. 그 경우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은 연령 문제로 리잔수와 한정이 물러나고, 중임으로 국무원 총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리커창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3번 했으므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연령만을 고려하면 리펑의 사례에 따라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옮길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기존에는 정치국 위원이나 정치국 상무위원은 정치적 문제가 없는 한 연령이나 임직 연한 문제가 아닌 한 물러나지 않았지만, 19차 당대회에서는 정치국위원이 정치적 문제나 연령 문제가 아닌 이유로 물러난 적이 있고, 시진핑 시기에는 인사에서 승진할 수도 있지만 강등될 수도 있다고 하고 있어, 그것이 적용될 경우 실제 인사 범위는 더 확대될 수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승진의 경우 기존 관례가 적용될 경우 정치국 위원 중 1954년까지 출생자 9명은 퇴진하고, 나머지 9명만 승진이 가능하지만, 19차 당대회 인사 사례로 봤을 때 정치국 위원 퇴진의 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 그중 연공 서열이나 연령 면에서 후춘화의 승진 가능성이 높지만 시진핑의 결정권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교체 범위가 2-3인에 한정된다면, 정치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21대까지 연임 가능한 6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승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경우에는 대상자는 3-4명에 불과하다.

 

기존 제도와 관례가 변화되는 경우

 

가능성이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지만 권력구조와 승계와 관련된 기존 제도와 관례에 대한 변경 가능성에 대한 예측도 존재한다. 당 최고지도자의 직위인 당주석제의 부활, 정치국 상무위원 수의 조정, ‘78관례의 폐지 등의 그것이다.

 

당 주석제는 권력 집중의 상징으로 1982년 폐지되고 총서기제로 대체되었다. 시진핑으로의 권력 집중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 당주석제 부활이 주요 의거이다. 그런데 문혁을 부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요한 정치개혁의 하나가 당주석제 폐지였다는 점에서, 이를 역전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개혁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의 수는 일정하지 않지만 지도부와 관련된 제도가 규범화된 1992년 이후에는 후진타오 시기를 제외하면 모두 7명이었다. 그 전인 13차 당대회에서도 원래 계획은 7명이었지만 인사 과정에서 합의가 되지 못해 2명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하지 못하여 5명이었다. 9명 체제였던 후진타오 시기는 지나치게 권력이 분산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9명 체제로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5명 체제는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78는 중공이 공식적으로 반복하여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폐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69세인 시진핑이 연임하는 상황이 그것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면, 평균 수명과 건강 조건의 향상,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연로한 지도자들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도 ‘78의 변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78가 폐지되는 경우 퇴직을 위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당지도부의 퇴직을 어떻게 규범화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승계와 관련된 제도와 관례가 변화되는 경우 변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인사 예측은 더욱 어렵다. 그렇지만 헌법에 명문화된 국가 지도자들의 임기제, 지도체제의 장기적 안정화를 위한 주기적 세대교체, 그리고 중국의 지도부는 위계적이고 관료화된 간부체계에서 장기적이고 계획적으로 육성되고 단계적으로 승진하는 체계 등은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승계와 관련된 제도와 관례가 변화되는 경우에도 일정한 규범성과 합리성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의 폭은 더 클 수 있지만, 인사 범위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통상 당대회는 일주일 이내 기간으로 개최된다. 즉 1022-3일이면 엎어놓은 컵이 치워진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기뻐하겠지만 제한된 가능성에서 하나를 맞추어 '잭스팟을 터뜨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 확정된 결과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논쟁이 난무할 것이다. 어떤 결과이든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시진핑 3연임으로 인하여 교란된 세대교체와 승계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20차 당대회에서 그와 관련된 해답은 아니더라도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중공은 새로운 위기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안치영 _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원장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는 필자가 제공한 것으로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 1. http://cn.chinadaily.com.cn/19thcpcnationalcongress/2017-10/18/content_33440006.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