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작은 사회복지인가?: 사회공작 개념의 재고 _ 김명준
들어가며
2023년, 중국공산당에 중앙사회공작부(中共中央社会工作部)라는 기능부서(职能部门)가 새로 설립되었다. 중국공산당의 기능부서가 당의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부서의 등장은 곧 중국공산당의 업무 범위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중앙조직부는 인사를, 선전부는 여론을, 정법위원회는 공안·검찰·법원을 아우르는 정치·법률 업무 전반을 관할하며 중국공산당이 국가의 주요 영역 전반에 직접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새로 등장한 사회공작부는 무엇을 담당하는가.
그간의 연구에서 ‘사회공작(社會工作)’은 흔히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 지원, 육아 및 탁아, 장애인과 노인 돌봄 등 기층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통용되어 왔다.1) 이는 당시의 맥락에서 보면 틀린 해석이 아니었다. 2012년 민정부·재정부가 발표한 《정부의 사회공작서비스 구매에 관한 지도의견(关于政府购买社会工作服务的指导意见)》 또한 사회공작서비스를 “사회공작 전문 인재가 전문적 방법을 활용하여 제공하는 어려운 사람 구제, 갈등 조정, 심리 상담, 행동 교정, 사회 기능 회복 등의 서비스”로 정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논의들이 사회공작을 복지의 틀 안에서 이해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였다. 다만 시진핑 시기를 거치며 사회공작의 외연은 급격히 확장되었고, 이제는 기존의 복지적 함의만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영역들이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3년 사회공작부의 탄생은 사회공작 개념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만약 사회공작을 여전히 사회복지 서비스에 준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새로 설립된 사회공작부는 사실상 ‘사회복지부’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중국공산당이 복지를 전담하는 별도의 당 중앙 부서를 두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실제로 사회공작부의 업무를 들여다보면 ‘복지’라는 개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실무들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는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된다. 결국 사회공작부의 등장은 하나의 질문을 다시 열어놓는다. 사회공작이란 과연 무엇인가.
본고는 사회공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작(工作)’이라는 용어가 지닌 본래의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에서 말하는 ‘공작’은 단순한 업무보다 훨씬 넓은 개념으로, 특정 영역에 수행되는 조직적·정치적 활동을 가리킨다. ‘통일전선공작’이나 ‘선전 공작’이 각각 통일전선과 선전의 영역에서 당이 조직적·정치적으로 전개하는 실천이듯, 사회공작 역시 당이 사회 영역에 조직적·제도적으로 개입하는 활동, 더 구체적으로는 사회를 통합·관리·동원하고 당의 영도를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는 정치적 실천으로 읽어야 한다. 복지는 이 개념의 일부일 뿐, 결코 전부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사회공작부는 무슨 일을 하는가.
사회공작부의 역할
2023년 3월, 중국공산당 20기 2중전회에서 통과된 《당과 국가 기관 개혁 방안(党和国家机构改革方案)》에 따라 사회공작부가 공식 출범했다. 그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기층 치리(治理)에 대한 당의 영도 강화다. 사회공작부는 도시와 농촌의 기층 자치 조직인 촌민위원회(村民委员会)와 거민위원회(居民委员会) 등의 기층 단위에서 당 건설이 치리 전반을 이끌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기존에 민정부(民政部)가 담당하던 도시·농촌 사구 치리 체계 및 능력 건설 지도, 사회공작 정책 수립 등의 직능을 이관받았다. 2026년에 예정된 기층조직 선거 역시 사회공작부의 지도 하에 진행될 예정이다.
둘째, 사회조직과 민간 영역에 대한 당 건설 추진이다. 스타트업 같은 작은 기업부터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새로운 취업 집단(新就业群体)’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당의 손길이 상대적으로 미치지 못했던 영역에 당 조직을 구축하고 당의 영향력을 침투시키겠다는 것이다. 국유기업이나 대형 기업에 비해, 이 광대한 민간 영역은 그간 당의 관리망 안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 사회공작부는 이들 영역에 당 조직을 설치하는 등 당 건설을 지도하는 한편, 중앙·국가기관공작위원회(中央和国家机关工作委员会)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国务院国有资产监督管理委员会)로부터 관련 직능을 이관받아 전국 단위 업종협회·상공회의소의 당 업무 역시 통일적으로 영도하게 되었다.
셋째, 자원봉사 및 시민 참여의 통제·동원이다. 현재 중국 내 실명 등록 자원봉사자는 약 2억 명을 상회한다. 사회공작부는 이 방대한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총괄하며 업무의 통합 기획 및 지도를 담당한다. 자원봉사의 형태로 자발적 시민 참여를 장려하는 동시에, 그것이 당의 영도 바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존 ‘중앙정신문명건설지도위원회 판공실(中央精神文明建设指导委员会办公室)’이 담당하던 자원봉사 관련 직능을 이관받은 것으로, 자원봉사를 단순한 시민 활동이 아니라 당이 사회를 동원하는 제도적 통로로 재위치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넷째, 신방(信訪) 업무에 대한 당의 관여 강화다. 신방이란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민이 상급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제도로, 사회적 불만의 분출구 역할을 해왔다. 2023년의 개혁을 통해 기존에 국무원판공청 관리 하에 있던 국가신방국은 국무원 직속기구로 격상되는 동시에, 사회공작부의 통일 영도 아래 놓이게 되었다. 민원 처리가 국가 행정의 영역에서 당의 직접 관할로 이전되었다는 사실은, 사회적 불만의 관리를 당이 직접 틀어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림 1. 중앙사회공작부의 직능 정리
설립 이후 사회공작부는 여러 활동을 통해 그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4년 11월에 개최된 첫 중앙사회공작회의에서 시진핑은 “사회공작이 당의 장기 집권 및 국가의 장치구안(长治久安)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경제 조직(新经济组织)’·‘새로운 사회조직(新社会组织)’·‘새로운 취업 집단(新就业群体)’에 대한 당 건설을 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2) 이는 새롭게 형성되는 조직과 집단을 당의 관리 체계 안으로 포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공작이 당의 정권 유지 및 사회 안정과 직결되는 중대한 과제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제도적 정비로 이어졌다. 2025년 9월에는 《사회조직 이사회 건설 강화에 관한 의견(关于加强社会组织理事会建设的意见)》을 제정하여 사회조직 내 이사회가 당 조직의 의사결정 참여를 허용하고 당의 영도를 받도록 제도화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촌민위원회·거민위원회 조직법 개정을 주도하여, 기층 각 위원회가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옹호하는 이’만이 선거 후보자로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을 법적으로 명문화했다. 물론 이전에도 당국이 승인하지 않은 후보의 출마는 사실상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조문으로 명시되었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 암묵적 규칙이 제도적 규범으로 전환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며
위에서 살펴보았듯, 오늘날 중국의 사회공작은 단순히 ‘사회복지’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없다. 사회공작이란 당이 사회 영역에 조직적·제도적으로 개입하여 사회를 통합·관리·동원하고, 당의 영도를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는 정치적 실천이다. 달리 말하면, 오늘날 사회공작의 핵심은 복지의 제공을 넘어 사회적 참여를 포섭하여 당의 통치로 연결하는 데 있다.
개념은 현실을 보는 창이다. 사회공작을 복지로 읽으면 사회공작부의 행보를 설명할 수 없게 되고, 곧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실체를 오독하게 된다. 기층 치리의 재편, 플랫폼 노동자의 당 조직 편입, 민원 채널에 대한 당의 관할권 강화와 같은 현상들은 보다 명확한 ‘사회공작’의 개념을 통해서 볼 때 비로소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포착된다.
시진핑 시기 들어 당이 사회에 침투하고 사회를 조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현실이 변했다면 그 현실을 담아내는 개념 또한 재고되어야 한다. 이제 사회공작은 시혜적 복지의 언어가 아니라, 참여를 조직하여 당의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는 능동적 실천의 개념으로 읽혀야 한다.
김명준 _ 국립정치대학교 동아연구소 박사과정생
*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중국학술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참고자료
1) 사회공작을 사회복지서비스의 개념으로 말하고 있느 연구는 백승욱; 장영석; 조문영; 김판수(2015)의 「시진핑 시대 중국 사회건설과 사회관리」. 『현대중국연구』. 17(1) 3-51; 조영남, 2022,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사회조직을 통제하는가 공산당 조직을 통한 관리 정책을 중심으로, 현대정치연구 15(2): 153-188가 있다. 물론 백승욱 외(2015)의 연구는 “사회공작위원회가 사회공작(social work)에 한정된 조직이 아니라 광의의 사회관리, 사회치리를 포괄하는 당정 기구”라며 사회공작 관련 기구의 함의는 조금 더 광의를 포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명시적으로 ‘사회공작’을 사회복지 서비스로 정의내린다. 이후의 연구인 조영남(2022)의 연구은 앞선 백승욱 외(2015)의 개념을 그대로 받아 사회공작을 ‘사회복지’의 개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2) 新华网, 2025, 习近平对社会工作作出重要指示强调 坚定不移走中国特色社会主义社会治理之路 推动新时代社会工作高质量发展, news.cn/politics/leaders/20241106/290e147ee9654c5c860d5b6c5d7ff3b6/c.html
*** 이 글에서 사용한 그림은 필자가 제공한 것으로 출처는 다음과 같음.
그림 1. 《당과 국가 기관 개혁 방안(党和国家机构改革方案)》의 내용을 토대로 필자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