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후계자는 어떻게 선정될까? _ 안치영

시진핑 시기의 승계 문제
중국 정치에 관한 확인할 수 없는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시진핑 시기 중국의 언론 통제 강화로 인해 중국 정치 내부를 알기가 더 어려워진 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승계 규범이 변경되어 시진핑이 임기를 언제까지 지속할지와 누가 시진핑의 후계자인지가 불확실한 데에 주요 원인이 있다.
개혁 시기뿐만 아니라 종신제였던 마오쩌둥 시기에도 항상 후계자는 있었다. 비유하자면 전제 왕조 시기의 황태자와 같은 승계자가 지정되어 있었다. 1940년대 초반 옌안(延安) 정풍운동을 통한 마오쩌둥 체제의 확립과 더불어 류샤오치가 2인자이자 후계자로 여겨졌고, 문화대혁명으로 류샤오치가 후계자의 지위를 상실한 후 린뱌오, 왕훙원, 덩샤오핑, 화궈펑이 순서대로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지정되었다. 마오쩌둥은 권력과 권위의 측면에서 현대의 ‘황제’였을 뿐만 아니라 황제처럼 자신의 후계자를 ‘황태자’로 지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황제’였다. 덩샤오핑 시기에는 덩샤오핑이 중대한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졌지만, 자신이 최고지도자의 지위에 오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고지도자와 그 후계자를 다른 원로들과 협의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황제’와 달랐다. 그렇지만 여전히 차기 최고지도자가 될 ‘황태자’는 지정되어 있었고, 장쩌민 시기와 후진타오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장쩌민의 후계자는 덩샤오핑 세대에서 지정했고, 후진타오의 후계자는 장쩌민 세대가 중심으로 결정하였다는 점에서 그 시기의 후계자 결정은 현임 또는 전임 지도부가 세대를 건너뛰어 차기 지도자를 지명한다는 의미에서 ‘격대지정(隔代指定)’이라고 불렀다. 일반적으로 차기 지도자 후보자는 현임 최고지도부의 일원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최소 1번 이상 역임한 후 최고지도자로 등극했는데, 그 정치국 상무위원이 ‘황태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은 집권 이후 권력을 강화하면서 후진타오 세대에 의한 후계체제를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덩샤오핑에 의하여 만들어진 전통과 정치 규범을 역전시켰다. 시진핑은 2017년 자신을 승계할 수 있는 어떠한 인사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하지 않았고, 2022년에는 최고지도자가 중임 후 물러나도록 한 덩샤오핑이 만든 전통을 깨고 자신이 3연임을 했다. 그렇다고 시진핑 체제에 후계체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국 위원들은 개혁개방 시기의 전통에 따라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으며 다수의 차세대 인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황태자’를 지명하지는 않았어도 승계할 가능성이 있는 다수의 ‘왕자’가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간부의 승진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최고 지도자는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 승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반드시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어야만 최고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계적으로 승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필요에 따라 한 단계는 건너뛰어 승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두되었던 실각설이나 건강이상설처럼 시진핑에게 만일 건강 등의 문제가 생겨서 그 일을 하기 어렵다면 누군가가 대체해야 한다. 후계자 후보자가 준비되어 있었던 덩샤오핑 시기나 마오쩌둥 시기에 비해, 시진핑 시기에는 명시적 후계자가 없다. 이는 공인된 승계자가 없음을 뜻하며, 기존 관례에 의하면 승계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후계체제나 승계를 위한 제도와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명시적 후계자가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승계 관련 간부 승진이나 선발 절차와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이 통치하는 당-국가체제 중국에서 지도자는 공산당의 지도자와 헌법에 따라 국가 지도자로 구분된다. 당 지도자 선출은 당의 최고 규정인 당장(黨章, 中國共産黨章程의 약어)에 규정되어 있고, 국가 지도자 선출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당장에 의하면 중공의 지도부는 당의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되는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한다. 당의 전국대표대회는 1977년 이후 5년마다 개최되며,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되는 중앙위원회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때문에 규정상 5년마다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다. 헌법에 따르면 국가의 지도자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하는데, 전국인민대표대회도 5년마다 새로 선출되기 때문에 국가의 지도부도 5년마다 새로 선출된다. 그런데 현행 헌법인 1982년 헌법에서는 모든 국가 지도자의 임기를 중임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국가 지도자는 중임제였다. 그런데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하여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하여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 제한은 없다.
규정상 당의 지도자는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고 국가 지도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하지만, 당의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당 정치국에서 최종적으로 심의 확정한 단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지도자를 선출하므로, 중앙위원회와 전국대표대회의 선출은 법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사실상 통과의례라 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후보자 선정이다. 그러면 중국 지도자 후보자는 어떻게 선출될까? 이를 알려면 먼저 누가 어떻게 선출하는지를 알아야 하지만 그와 더불어 누가 지도자 후보자가 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현재의 중국 지도자 선출 절차와 방법
중국의 지도부 선출의 실질적 절차는 내부적으로 이루어지고 부분적으로만 알려졌지만, 2007년 후진타오 시기부터 지도부 선출을 규범화하고 지도부 선출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의 지도자 선출 절차는 2007년 이후 만들어진 절차가 변화되어 적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당 지도부 선출에 관한 「당의 새로운 중앙 지도 기구 탄생기(黨的新一屆中央領導機構産生紀實)」 그리고 국가와 정치협상회의 지도자 선출 과정에 관한 「국가기구와 전국 정치협상회의의 새로운 지도 인원 탄생기(新一屆國家機構和全國政協領導人員産生紀實)」가 신화사에서 전송하여『인민일보』에 게재되고 있다.
당 지도자 탄생기에 의하면 당의 지도부에 대한 인사안은 최종적으로 당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연구 토론하고, 정치국회의에서 심의 확정한 후 새롭게 선출된 중앙위원회에 회부하여 최종적으로 선출 확정한다.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되는 국가의 지도자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선출되는 정협의 지도자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선 후보자가 당의 정치국에서 실질적으로 확정된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특히 국가주석, 부주석,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 중앙군사위 주석, 부주석, 중앙군사위 위원, 정협 주석 등 당의 지도자 직무를 겸직하는 주요 국가 지도자와 정협 지도자는 당의 지도부를 확정하는 정치국회의에서 당의 지도부 확정과 동시에 확정된다.
당 대회는 1977년 이후 5년마다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5년마다 개최하기로 규정한 당장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당 대회 개최는 중앙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당 대회 개최 직전 해에 개최되는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회 개최를 결정한다. 당 대회 개최 결정 이후 당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데 그중 하나가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준비이다.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첫 단계는 연초에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인사 원칙을 확정하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도 기본적으로 대동소이하다. 국가 지도자는 기본적으로 당의 지도자가 겸직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 인사를 결정할 때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국 정치협상회의에서 선출하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인선을 함께 고려하여 주요 국가 지도자들 인선을 기본적으로 결정하지만, 최종 인선안은 새로 선출된 당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에서 심의하여 인선 방안을 만들고 민주당파의 의견을 청취한 후 최종적으로 당 중앙위원회에서 인선 건의 명단을 확정한 후 전국인대와 전국정협 의장단에 추천한다.
즉 제도와 규정에 따르면 당의 지도부는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고 국가의 지도자는 전국인대에서 선출하고, 전국 정협 지도자는 전국 정협에서 선출하지만, 단수 후보자를 당의 정치국에서 당과 국가의 지도부와 전국 정협 인선 후보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정치국 위원을 겸직하는 국가 지도자를 포함하는 당의 지도자는 당 대회 개최 전의 정치국회의에서 그 인선이 사실상 확정되며 그 외 다른 국가기구와 정치협상회의 지도자 인선 건의 명단도 최종적으로는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된 새로운 당의 지도부인 정치국에서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 그런데 이때 비당원 후보자의 경우에는 정치국의 심의 전 중앙통전부와 각 민주당파 중앙 및 전국 공상(工商)연합 책임자의 의견을 청취한다. 그리고 정치국 회의에서 결정된 국가 지도자와 민주 당파 지도자 건의 명단은 다시 민주당파 중앙, 전국 공상연합 책임자 및 무당파 대표들에서 설명하여 의견을 청취하며 최종적으로는 당의 중앙위원회에서 통과시켜 전국인대 의장단과 전국정협 의장단에 추천하도록 한다.
즉 당과 국가의 지도자는 실질적으로 당의 정치국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정치국 회의의 결정도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규정된 절차라 할 수 있으며 실질적 결정은 그 이전에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그러한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마오쩌둥 시기에는 마오쩌둥이 최종적 결정을 했고, 덩샤오핑 시기에는 덩샤오핑과 천윈(陳雲), 리셴녠(李先念) 등 원로들의 협의로 결정되었다. 장쩌민 시기에는 장쩌민과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 및 퇴직 원로들의 협의로 결정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고 지도자의 경우 ‘격대지정’에 의해 덩샤오핑 세대가 결정한 후진타오로의 승계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후진타오 시기 그러한 결정 과정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는데, 신임 정치국 위원 후보자 추천을 위한 민주추천제가 도입된 것이 그것이다.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지도자 후보자를 중앙(후보)위원 이상의 간부들이 투표로 추천하여 후보자를 결정한 것이다. 2017년 시진핑 시기 투표를 통한 민주추천제를 면담 추천 방식으로 바꾸면서 민주추천제에서 매표 행위도 있었고 투표수가 지나치게 중시되었다고 지적한 것은, 민주추천제에서 투표가 신임 지도자 후보자 결정요인으로 중요하게 작용했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민주추천제에서 추천 대상이 신임 정치국위원이라는 것이다. 기존 정치국위원의 경우, 정치적 문제로 탈락하지 않는 한, 퇴직 시기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는 모두 유임이 원칙이었다. 당과 국가의 인사 규정에 승진할 수도 있지만 강등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정치국위원 이상의 지도자들에게는 정치적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사실상 적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변화가 19차 당 대회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19차 당 대회에서 기존의 정치국 위원이었던 리위안차오(李源朝)는 66세로 7상 8하에 해당되지 않지만 정치국 위원을 두 번 연임했고 국가부주석을 하여 승진하지 않는 한 다른 직책을 맡기가 어려워 퇴임하였다고 할 수 있지만, 류치바오(劉奇葆)와 장춘셴(張春賢)은 모두 64세였고 정치국 위원을 한 번만 했음에도 정치국 위원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류치바오는 정협 부주석, 장춘셴은 전국인대 부위원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정치국 위원에서 물러났지만 퇴임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7상 8하는 지켜졌다고 할 수 있지만 퇴임하지 않으며 정치국 위원을 연임하지 않은 것은 전례에 없는 일이었다.
20차 당 대회에서 그보다 극적인 일이 발생하는데 67세인 리커창은 국무원 총리를 연임했으므로 물러나는 것이 규정이나 관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왕양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한 번 역임하고 물러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같은 67세였던 천취안궈(陳全國)도 물러났으며, 후춘화는 정치국 위원을 연임하기는 했지만 59세임에도 정치국 위원에서 물러나 정협 부주석을 맡았을 뿐이었다. 이는 19차 당 대회부터 국가 영도 직무가 ‘쇠 의자’나 ‘쇠 모자’가 아니며 연령 조건에 부합한다고 당연히 연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발언과 관련된다. 기존에는 당연히 연임되던 퇴직 시기에 도달하지 않은 지도자의 연임 여부가 이제는 심사 대상이 된 것이다.
후진타오 시기에는 퇴직 원로들이 인사 결정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2017년 19차 당 대회 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민주추천제를 면담 추천 방식으로 바꾼 후 시진핑은 당과 국가의 현임 지도자, 중앙군사위원, 당내 원로 등 57명과 직접 면담했지만, 2022년 20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은 현직 정치국 위원, 중앙서기처 서기, 국가부주석, 중앙군사위 위원 등 30명과만 면담하였다. 이는 20차 당 대회 인사 과정에서 원로들을 배제했음을 의미한다. 2022년과 비교하면 2017년에는 퇴직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그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가진 원로들이 면담에 참여했던 것이다.
또한 20차 당 대회에서는 인사 원칙과 구성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진핑의 역할이 강화되었다. 인사 구성 방안을 마련하는 주체가 17차 당 대회나 18차 당 대회는 ‘중앙’으로 표기되었으며, 이때 ‘중앙’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을 의미한다. 19차 당 대회에서도 모두의 건의를 기초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인사 방안을 제기하였다고 표기했다. 반면 20차 당 대회 인사 방안은 각 방면의 의견을 종합하여 ‘시진핑이’ 정치국 상무위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숙고한 후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중앙서기처 서기의 의견을 다시 청취한 후 지도부 구성 방안을 제기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여러 의견을 청취하였지만, 지도부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시진핑이 했다는 뜻이다.
즉 인사 원칙을 정치국 상무위원과 상의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시진핑이 결정했고, 인사 구성 방안도 시진핑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의 후계자는 시진핑이 선택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진핑이 자의적으로 후계자를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간부 체계에서 승진할 수 있는 간부의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간부는 단계적으로 승진하는데 최고지도자는 정치국 상무위원을 거친 후 선출되는 것이 원칙이며 정치국 위원 중에서 선출된 적도 있다. 시진핑의 후계자는 기본적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 선출될 것이지만 정치국 위원 중 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정치국 위원 중에서 시진핑의 후계자가 선출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시진핑의 퇴임 시기에 따라 차기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대상자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시진핑 시기 헌법 개정에 따라 현재 중국 법과 공산당 규정에는 시진핑의 임기를 제한할 수 있는 어떠한 명시적 조항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임기 지속가능성과 후계체제
시진핑 임기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지만, 임기를 제한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는 시진핑 자신의 문제이다. 시진핑의 건강이 직무 수행에 부적절할 경우 시진핑은 임기를 지속할 수 없다. 둘째는 덩샤오핑 이후 형성된 관례와 규범이다. 시진핑의 헌법 개정으로 덩샤오핑 시기의 제도가 변화되기는 했지만, 종신제 금지가 당장에 명문화되어 있으며 시진핑이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관례와 규범에 따라 인사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시진핑의 계속적 임기 연장이라는 시진핑 예외주의가 계속 용인되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는 권력의 과도한 개인 집중과 개인 권력의 지속에 대한 반발의 확산이다. 중국과 같은 통제 체제에서 시진핑의 임기 연장에 대한 반발이 간헐적으로 출현하고 있는 것은 이에 대한 일정한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뜻한다. 시진핑의 3연임을 받아들이면서 중국의 일부 지식인들은 중국과 같은 규모에서 10년 주기의 최고지도자 교체는 잦은 정책의 변화를 초래하여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는데, 요즘은 “15년은 너무 길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도 그러한 여론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고 현재로서는 대체 불가능하다는 인식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진핑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 한 4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다른 한편 서구의 민주 체제에서 정치적 강자들의 출현과 고령의 지도자들 집권 그리고 극우파 영향력의 강화도 시진핑의 임기 연장이 가능한 조건이 되고 있다. 1942년생인 바이든은 79세에 대통령으로 취임하였으며, 1946년생인 트럼프도 79세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시진핑은 2027년이면 74세로 그들보다는 젊다. 덩샤오핑은 나이가 들면 일을 감당할 수 없어 물러나야 한다고 했지만, 미국인들은 80세에 대통령을 하는데 중국인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중국이 정치개혁을 시작했던 1980년대에는 서구의 민주정치가 합리성과 규범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중국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주장하면서도 서구 민주제도의 장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면, 현재는 그런 장점들이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제도에 대한 자신감을 주장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상황에 대한 반영이다. 정치 지형에서는 일종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27년 21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이 퇴진할 가능성과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은 병존한다. 그렇지만 임기를 연장하는 경우 후계체제가 등장할 개연성이 크다. 이후에는 더 이상 임기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줌으로써 임기 연장에 대한 반발을 완화함과 더불어 후계체제를 스스로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시진핑의 후계자는 시진핑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후진타오 시기 형성되고 시진핑 시기에 변형된 민주추천제에 따라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겠지만, 시진핑의 의지가 최종적으로 작동하는 체계와 구조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기존 제도들이 시진핑의 의지 관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당의 인사 규범에 따라 시진핑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된다. 2027년 21차 당 대회에서 승계가 이루어진다면, 승계 규범과 관례 및 연령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현재 정치국에 있는 60년대 출생 인물이 후계자가 되고 50년대 후반과 60년대 출생 정치국 (상무)위원을 중심으로 신임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다. 2027년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성부급 정직인 70년대생이 후계자 후보자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현재 정치국 위원 중에서만 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된다면 연령 규정이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될 것이다. 그 경우 2032년부터 2042년까지 10년 정도 최고지도자를 맡을 수 있는 연령대의 인물이 시진핑의 후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치영 _ 국립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중국학술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1. 게티이미지뱅크
사진2. https://m.voc.com.cn/xhn/news/202403/195755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