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로에서 지난호보기 학술원 사람들 관행 톡톡 최신호보기 시사&테마 현장&공간 해외 중국학 연구동향


'관행중국'은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중국·화교문화연구소의 웹진입니다. '관행중국'의 전신은 '중국관행웹진'으로 2010년 9월에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2016년 7월까지 총 70회를 발간했습니다. 71회부터는 '관행중국'의 이름으로 개편 발간하고 있습니다.
Read more

중국 15.5규획: 전략적 재조정과 이행 과제 _ 이현태

Vol.182/2025.11
시사·테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10-30 15:09
웹진 구독

 

2025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5차 5개년 규획 수립에 관한 중공중앙 건의(中共中央关于制定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五个五年规划的建议) ― 이하 건의(建议)》가 채택되었다. 15.5규획의 핵심 전략, 장기 목표, 정책 방향을 담은 이번 《건의》는 단순한 정책 문서가 아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미·중 전략 경쟁의 격화, 인구 고령화,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 부채라는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 어떻게 도약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답안이다. 《건의》의 세부 실행 계획인 《강요(纲要)》는 통상 다음 해 양회에서 확정된다. 15.5규획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의 선택이 글로벌 공급망, 무역 질서, 기술 표준 경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아시아 경제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진1.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일관성과 전환: 14.5규획과의 비교

이번 《공보》에 따르면 15.5규획은 14.5규획의 근본적인 전략적 틀을 계승한다. 15.5규획 기간 동안 준수해야 할 6대 지도 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 당의 전면적 영도 견지, ② 인민 지상 견지, ③ 고품질 발전 견지, ④ 전면적 개혁 심화 견지, ⑤ 유효한 시장과 유능한 정부 결합 견지, ⑥ 발전과 안전의 통일적 조율 견지이다.

 

이러한 틀 속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하고, ‘오위일체(五位一体)’ 전체 구도와 ‘사개전면(四个全面)’ 전략적 배치를 유지한다. 특히 ‘고품질 발전 견지’ 원칙을 통해 혁신·조화·녹색·개방·공유의 새로운 발전 이념, ‘고품질 발전(高质量发展)’ 주제, ‘국내-국제 쌍순환(双循環) 원활화’를 통한 새로운 발전 구도 완성이 추진된다. 또한, ‘발전과 안전의 통일적 조율 견지’ 원칙을 통해 ‘총체적 국가 안보관’이 강조되며, ‘실물 경제’ 중시, ‘삼농(三農)’ 문제 최우선 등 핵심 정책 기조는 모두 계승된다.

 

그러나 역사적 위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14.5규획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신여정의 ‘시작 단계’였다면, 15.5규획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기초를 다지고 전면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핵심 시기(夯实基础、全面发力的关键时期)’다. 비전에서 실행으로, 전망에서 확보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35년 1인당 GDP를 중등 선진국 수준으로 달성하려면 실질 GDP 기준으로 연평균 4.5% 이상이 필요하다.

 

주목할 점은 2035년 장기 비전 목표에서 ‘국방력’과 ‘국제 영향력’이 대폭 도약 목표에 새롭게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14.5규획을 제시한 19기 5중전회 공보문에서는 경제실력·과학기술실력·종합국력의 세 가지만 대폭 도약 목표로 제시했으나, 20기 4중전회에서는 이 두 가지를 추가하면서 중국이 경제 대국을 넘어 군사 강국이자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합적 강대국으로의 전환을 더욱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또한 15.5규획의 12가지 주요 과제 순서가 의미심장하게 조정되었다. ‘현대적 산업체계’가 2위에서 1위로 상승하여 제조업 중심의 실물 경제 강화가 최우선 과제임을 선언했다. ‘대외개방’은 9위에서 5위로 대폭 상승하여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사회민생’은 10위에서 9위로 상승했고, 반면 ‘녹색발전’은 8위에서 10위로 후퇴했다. 이는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확보가 더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신질 생산력과 산업 고도화: 질적 도약의 전략

15.5규획의 가장 두드러진 개념적 혁신은 ‘신질 생산력(新质生产力)’이다. 14.5규획이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전략적 버팀목으로 제시했다면, 15.5규획은 ‘고수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가속화하고, 신질 생산력 발전을 선도’하는 것을 명확히 제시한다. 원천 혁신 및 핵심 기술 난관 극복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의 심층 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디지털중국’ 항목이 ‘산업체계’ 하위에서 ‘혁신’ 하위로 이동한 것은 디지털 기술을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건설 목표도 ‘제조강국, 품질강국, 네트워크강국, 디지털중국’에서 ‘제조강국, 품질강국, 항공우주강국, 교통강국, 네트워크강국’으로 확대되었다. ‘항공우주 강국’과 ‘교통강국’의 추가는 새로운 핵심 전략 목표다. 산업 체계는 ‘스마트화·녹색화·융합화’를 견지하고, ‘선진 제조업을 골간으로 하는 현대적 산업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양자기술, 바이오제조, 수소에너지, 핵융합,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구현지능(具身智能), 6G 등을 미래 산업으로 명시했다. 제조업 비중도 ‘기본적으로 안정 유지’에서 ‘합리적 비중 유지’로 변경되어 경제 구조 내 적정한 균형을 중시하는 유연한 접근을 보였다.

 

내수 확대와 대외개방: 쌍순환의 재정의

14.5규획이 ‘쌍순환 구도 구축 가속화’를 목표로 했다면, 15.5규획은 ‘쌍순환’ 구도에서 ‘국내 대순환의 내생적 동력과 신뢰성 강화(国内大循环内生动力和可靠性)’를 강조한다. 수요와 공급의 관계도 재정의되었다. 14.5규획의 ‘고품질 공급이 새로운 수요 창출’에서 15.5규획은 ‘새로운 수요로 새로운 공급을 이끌고, 새로운 공급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新需求引领新供给、新供给创造新需求)’하는 쌍방향 선순환을 제시한다.

 

특히 주목할 새로운 조합은 “민생 향상과 소비 촉진을 결합하고, 물적 투자와 인적 투자를 밀접하게 연계(坚持惠民生和促消费、投资于物和投资于人紧密结合)”한다는 것이다. 교육, 고용, 복지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소비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통일시장(统一大市场)’ 건설 표현이 더욱 강력해져 지방 보호주의와 시장 분할 장벽 제거 결심을 표명했다.

 

한편 대외개방의 9위에서 5위로의 상승은 가장 극적인 변화다. 무역 마찰이 지역적 충돌에서 글로벌 사건으로 확대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폐쇄가 아니라 더 전략적인 개방을 선택했다. 15.5규획은 ‘제도적 개방(制度型开放)’을 강조한다. 단순 관세 인하가 아니라 법률·규제·표준 등 제도적 수준에서 국제 기준에 대응하는 것이다. 부가가치 전기통신(VATS), 바이오, 외자 단독병원의 개방 시범 확대, 교육·문화의 질서 있는 개방, 디지털·중간재 무역 규범 정비를 예고했다.

 

안보·생태·민생: 종합적 현대화의 추구

19기 5중전회와 비교해 20기 4중전회는 ‘해양개발’을 다시 명시했다. 2010년 이후 15년 만의 재등장으로, 해양경제와 해양 안보의 전략적 중요성 급증을 반영한다. 국방 분야는 ‘확보’에서 ‘예정대로 실현’으로, ‘속도 제고’에서 ‘고품질 추진’으로 변화했다. ‘기계화·정보화·스마트화 융합 발전(机械化信息化智能化融合发展)’ 가속화와 국가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전략 능력 제고가 명시되어, 군사력의 양적 확대에서 질적 혁신으로의 전환이 명확해졌다.

 

생태 환경 정책은 순위가 후퇴했지만 내용은 심화되었다. 14.5규획의 ‘생태 환경의 근본적 호전’에서 15.5규획은 ‘경제 사회 발전의 전면적인 녹색 전환 가속화와 아름다운 중국 건설’로 확장되었다. 탄소 피크 및 탄소 중립을 견인으로 삼아 환경 보호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시킨다. 사회민생 분야는 ‘공동부유의 실질적 진전(共同富裕)’을 명확한 목표로 제시했다. 민생 원칙은 ‘최선을 다하면서 현실을 고려하는(尽力而为、量力而行)’ 것으로, 포퓰리즘적 과도한 복지 확대를 경계하면서도 최대한의 민생 개선을 추구한다. ‘보편적·기초적·안전망 형식(普惠性、基础性、兜底性)’ 민생 강화와 기회 균등성을 강조하여, 공동부유가 평균주의가 아니라 기회의 공정성에 기반함을 분명히 했다.

 

변화의 배경과 15.5규획의 의의

15.5규획의 변화는 내외부 환경의 근본적 전환을 반영한다. 국제 환경에서는 글로벌 무역관계 재편,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 과학기술 경쟁 심화가 나타났다. 국내 환경에서는 경제 구조 전환(부동산 중심 구경제→신경제), 내수 중심 전환 가속, 인구 감소 본격화(15.5규획은 인구 감소 상태에서 처음 맞이하는 계획), 저물가 압력 지속 등이 부각되었다. 외부 환경 평가도 ‘중요한 전략적 기회기’에서 ‘전략적 기회와 위험 도전이 공존하며,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이 증가’로 신중해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5.5규획은 중국 현대화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한다.

 

‘신질 생산력’, ‘미래 산업’ 등을 통해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과학기술 자립과 대외개방 순위 상승으로 자립과 개방의 균형을 재정립하며, ‘아름다운 중국 건설’로 생태 문명과 경제 발전의 조화를 추구한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넘어 선진 경제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향후 5년의 청사진인 것이다.

 

그러나 과제도 분명하다. 실제 재정 배분은 여전히 생산 측면에 집중되어 있어,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서는 가계 소비 진작을 위한 직접적 지원책 구체화가 필요하다. 소비와 생산의 불균형, 과잉생산 수출 전가에 국제 마찰, 지방정부 부채(GDP 대비 약 50%로 추정)의 구조적 위험도 여전하다. 지방 재정 구조의 근본적 개혁, 즉 중앙-지방 간 세입-세출 불균형 해소와 지방정부의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마련 등 본질적 처방은 과제로 남아 있다. ‘안보 우선’ 원칙이 혁신 생태계의 개방성과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 조건부 개방이 야기하는 국제적 신뢰 문제도 존재한다.

 

15.5규획의 성패는 야심찬 목표와 정교한 설계가 아니라 실행 역량에 달려 있다. 정책 우선순위의 실질적 재조정, 근본적인 구조 개혁, 그리고 국제 사회와의 진정한 상호 신뢰 구축이 뒷받침될 때, 이 청사진은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현태_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중국학술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이 글에서 사용한 이미지의 출처는 다음과 같음

사진1: https://cpc.people.com.cn/GB/64162/448263/index.html

(21999) 인천 연수구 갯벌로 169 인천대학교 미추홀캠퍼스 동북아물류E-biz센터 205호
Tel. 032. 835. 9601 Fax.032. 835. 4886

발행인 : 장정아
편집인 : 안치영

주    간 : 박계화
이메일 : rccp@incheon.ac.kr

개인정보처리방침
※「관행중국」에 게재되는 모든 기사(사진제외)에 대한 저작권은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본 학술원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무단 사용을 삼가길 바랍니다.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