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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영 경제의 험난한 여정 - 절대 동요하지 않는 두 가지(两个毫不动摇), 두 가지 건강(两个健康), 변함이 없는 세 가지(三个没有变) _ 구자선

Vol.179/2025.08
시사·테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07-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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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개혁·개방은 계획경제체제에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면서 추진되었다. 이로 인해 시장경제 주체들이 중국경제에 속속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이 바로 자영업자인 개체호(個體戶)와 민영기업이다. 이들은 구조조정된 국유기업들과 함께 중국경제를 급속히 성장시켰다. 그렇지만 중국은 공유제, 즉 국유기업을 주체로 하는 점진적인 개혁을 채택하였다. 중국 헌법 6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사회주의 경제 제도의 기초는 생산수단의 사회주의 공유제, 즉 전민 소유제와 근로 대중의 집단 소유제이다.”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헌법 15조에는 “국가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시행한다.”라고 규정하여 민영경제의 여지를 허용하고 있다.

 

시장의 도입과 함께 민영경제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1997년 중국 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에서는 공유제를 주체로 하고 다양한 소유제의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것을 사회주의 초급 단계의 기본 경제 제도로 규정하였다. 이어 2002년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에서는 절대 동요하지 않는 두 가지(两个毫不动摇)를 제시하였다. 즉 “공유제 경제를 견고하게 하고 발전시키고, 비공유제 경제(자영업자, 민영기업, 외국자본기업) 발전을 장려·지원·인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언술은 18차, 19차, 20차 당대회 보고에도 이어진다.

 

그러나 비공유제 경제에 당근만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점점 수가 많아지고 중요해진 비공유제 경제분야에 대한 공산당의 통일전선 사업도 추진된다. 두 가지 건강(两个健康), 즉 “비공유제 경제의 건강한 발전과 비공유제 경제 인사의 건강한 성장”이 그것이다. 좀 더 풀어쓰면, 정책지원과 규범적인 관리를 통해 비공유제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고, 사상과 정치로 민영 기업가의 준법 경영과 애국적인 실천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공유제 경제에 대한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원래 1981년 중공 중앙과 국무원이 <문호 개방, 경제 활성화, 도시 취업문제 해결에 관한 약간의 결정(关于广开门路,搞活经济,解决城镇就业问题的若干决定)>을 발표한 후, 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은 중앙통일전선부에 “집체(集体)경제와 개체(个体)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정책을 더욱 조정하고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전달하였다. 이때에는 공유제와 비공유제 경제 모두를 중시하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1989년 3월 중앙통전부에서 <사영기업 통전공작 실시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을 발표하면서 “사영기업 통전공작의 지도 사상은 사영기업의 건강한 발전을 장려·인도하고 사영기업가를 단결·교육하여 사회주의 상품경제의 번영을 위해 봉사한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통전사업의 틀에서 민영기업가들에 대한 사상적·정치적 통제를 할 것임을 암시한다. 이어 2000년 12월 개최된 제19차 전국통전공작회의에서 장쩌민이 “비공유제 경제의 건강한 발전과 비공유제 경제 인사의 건강한 성장”을 언급하면서 ‘두 개의 건강’이 공산당의 공식적 언술이 되었다.

 

후진타오 시기에는 중국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였고 민영경제에 대한 제약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진핑 시기에 들어 민영경제에 대한 규제 등으로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유기업은 흥하고, 규제 속에서 민영기업은 위축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변함없는 세 가지(三个没有变)“이다. 이는 2016년 3월 양회 기간 12기 전국정협 4차회의에서 시진핑이 비공유제 경제의 지위를 강조하면서 제시한 것이다. 즉 “우리나라 경제 사회 발전에서 비공유제 경제의 지위와 역할은 변하지 않았고, 우리의 비공유제 경제 발전을 장려·지원·인도하는 방침과 정책도 변하지 않았으며, 비공유제 경제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방침과 정책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술은 국진민퇴 현상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후에도 한동안 민영경제에 대한 규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 말 기준 등록된 민영기업 수는 5,650만 개 이상으로 기업 총수의 92%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첨단기술 기업 중 민영기업의 비중이 92% 이상으로, 중국의 경제발전과 현대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민영기업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숫자로 5·6·7·8을 들기도 한다. 즉 민영기업이 세수의 50%, GDP의 60%, 기술혁신의 70%, 고용의 80%를 책임진다는 말이다.

 

장쩌민 시기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소유권을 민영기업에 이전하여 국퇴민진(國退民進)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국유기업 개혁 과정에서 많은 민간기업이 부실하게 운영되는 폐해도 있었고, 중앙 국유기업 또는 지방 국유기업에 의해 인수 또는 재편되는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역으로 국진민퇴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고도의 독점산업 즉, 석유, 금융, 철강 및 항공산업 등에서는 민영기업에 불리한 규정이나 통지를 제정하여 민영기업의 진입을 막거나 심지어 강제로 퇴출 혹은 국영기업에 합병되는 현상도 존재했다. 특히 시진핑 시기에는 민영기업을 억압하여 민영기업의 지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또한 국유기업은 정책적 독점지위, 국가소유로서의 무제한 자금조달능력, 국가 기초연구개발인프라, 국가정보와 토지사용권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및 활용 등 우월한 지위를 향유한다.

 

그러나 올해 5월 20일부터 시행된 <민영경제촉진법>은 국유기업에 비해 열악한 민영기업의 지위를 어느 정도 보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중국 최초의 민영경제 발전에 관한 기초적 법률로서 민영경제 발전환경을 최적화하고 각종 경제조직의 공정한 시장 경쟁 참여를 향상시키기 위해 제정되었다.

 

 

 

 

<민영경제촉진법>은 총칙, 공정 경쟁, 투자·융자 촉진, 과학기술 혁신, 규범 경영, 서비스 보장, 권익 보호, 법적 책임, 부칙 등으로 구성되었다. 핵심적으로 공유·비공유 경제의 병행 발전 원칙 하에 시장진입 네거티브 리스트 축소로 민영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투자를 활성화하며,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하며, 권익을 보호(재산권 보호, 부당 벌금 규제 방지, 공정한 법 집행)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법률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민영기업의 권익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고수를 주장하는 중국에서는 여전히 대형 국유기업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우선시하는 공산당이 언제 정책을 바꿀지도 알 수 없다. 중국 개혁·개방의 역사는 공유제 경제와 비공유제 경제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도 시장과 국가 개입 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난제이다.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여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중국시사 오디세이5】

구자선 _ 중국연구소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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